민주주의의 전통 가르치는 기회로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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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연방의회 폭동

지난 6일 연방 의사당 앞에서 트럼프 지지자들이 경찰이 세운 바리케이드를 밀치며 대치하고 있다. [AP]
도널드 트럼프 지지자들의 연방 의사당 난입으로 개표가 중단됐던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7일 연방 상원과 하원을 대표해 발표하고 있는 모습. 연방 상하원은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인증했다. [AP]
지난해 10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대법관으로 지명한 에이미 코니 배럿이 상원 인준 청문회 시작을 앞두고 선서하고 있다. 연방 상원은 공청회가 끝난 후 배럿 지명자의 인준안을 표결에 붙여 52대48로 통과시켰다. [AP]

연령대별 자녀와 대화하기

고학년, 공감능력 지도하고
저학년에겐 팩트 전달하고

벽을 기어오르는 사람들 남부연합 깃발 올가미 테러로 바닥에 숨어있는 연방의원들 책상 위에 발을 올려놓고 있는 남성 그 주변에 보이는 파괴된 흔적들.

지난 6일 연방 의사당에서 발생한 폭동 뉴스를 아들(11)과 지켜보던 제이슨 김(50ㆍ부에나파크)씨는 아이가 “경찰이 왜 나쁜 사람들을 체포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머뭇거리다 TV를 껐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평소 미국의 민주주의 정신을 많이 강조했는데 뉴스를 보면서 창피했다”고 했다.

교육 전문가들은 폭동이 발생한 후 자녀에게 이를 가르치는 방법으로 정직을 강조한다. 사실을 숨기거나 창피하게 생각해 대화를 피하지 말고 솔직하게 전달하면 자녀의 생각이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다는 조언이다.

몬테피오레 보건국의 소아행동건강서비스 책임자인 미겔리나 게르만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사태를 이해하는 것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어려울 수 있다”며 “하지만 부모가 이에 대해 얘기하지 않으면 아이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제대로 배우지 못한다. 아이들이 당장 이해하지 못해도 부모가 차분히 얘기하면서 생각을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국립어린이병원의 소아심리학자인 휘트니 래글린 비그널은 부모들과 아이들이 함께 감정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비그널은 “부모가 너무 강한 감정을 보이면 아이들에게 너무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가장 중요한 건 아이들이 그 사건을 보고 느낄 두려움이나 걱정을 들어주고 일상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전문가들이 들려주는 연령대별로 부모가 취할 수 있는 교육법이다.

▶유치원생

전문가들은 자녀가 어리다면 가능한 뉴스를 접하지 않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아이가 이미 관련 뉴스를 듣고 폭동 모습을 TV 등으로 봤다면 정확한 사실을 전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간단한 질문이다.

“어제 워싱턴 D.C.에서 사건이 일어났던 뉴스가 있었는데 너 그거 봤니?”

게르만 박사는 “설명을 할 때 부모가 느낀 감정을 빼고 객관화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예를 들어 ‘매우 화가 난 무리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해 나쁜 선택을 했다’는 식으로 간단하게 설명할 것을 조언했다.

▶초등학생

초등학생들은 폭동 사태를 보고 팩트는 알지만 원인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나이대의 아이들은 이미 이기고 지는 것이 어떤 것이고 어떤 느낌인지 알기 때문에 아이가 알고 있는 사실을 토대로 폭동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자녀가 부모와 대화하면 더 정확한 정보를 가질 수 있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

비그널 박사는 “아이들은 단지 보고나 듣는 것에만 의존해 상황을 판단할 수 있다”며 “아이가 이 일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말해주고 어떤 질문을 해도 받아주고 들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게르만 박사의 경우 자녀에게 스포츠 정신을 비교하며 설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권했다. 게르만 박사는 “스포츠와 다른 종류의 경쟁이지만 아이들에게 지는 방법을 제대로 가르쳐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대부분의 스포츠 경기는 모든 사람이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긴 상대를 축하할 수 있는 스포츠 정신을 통해 폭력적이지 않고 지는 법을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중학생

아동교육 전문가인 데보라 길보아 박사는 “이 연령대의 아이들은 확실히 친구들과 소셜 미디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 듣는다”며 “지금은 사람들의 말이 어떻게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기에 좋은 시기”라고 말했다. 특히 아이디어에 대한 책임감에 대해 강조할 수 있는 연령대인 만큼 좀 더 깊이있는 대화를 나누면 좋다고 권했다.

예를 들어 “형이 동생에게 ‘불꽃을 난로에 올려놓고 가스를 켜면 정말 멋질 텐데’라고 말하면 동생이 따라할 수 있어 그걸 동생이 따라했을 때 형의 책임이 있을까?” 물어보는 식이다. 자녀의 대답을 유도할 때 어떤 기준을 갖고 대답하고 있는지 듣고 잘못된 기준은 고쳐주는 기회로 삼을 것을 조언했다.

▶고등학생

고학년 아이들은 부모가 일부러 접근해서 가르치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 뉴스를 접하고 친구들과 대화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능하다면 함께 뉴스를 보는 시간을 가질 것을 게르만 박사는 권했다.

게르만 박사는 “자녀가 성숙하다면 설명도 자세히 해야 한다. 이들 연령대는 공감 능력이 뛰어난 만큼 부모의 생각과 감정을 교류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부모가 자녀의 감정을 들을 수 있어 아이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 연령대의 아이들에게 필요한 또 다른 교육은 타인을 위한 공감 능력을 키우도록 이끄는 것이다.

게르만 박사는 “아이가 사태에 대해 공감하고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마음을 갖게 하는 게 중요하다”며 “예를 들어 ‘워싱턴 D.C.의 모든 사람들이 무사하도록 함께 기도하자’ 같은 간단한 말을 통해 가르칠 것”을 강조했다.

또한 사회 정의 운동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거나 투표권에 대해 설명하면서 아이가 갖고 있는 좋은 생각은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격려할 것을 강조했다.

공직 지명자 공청회 통해 의회 역할 배워
COVER STORY | 연방 상원 의회
상원 인준절차 배우기

자녀와 투표 절차 보며
검증 내용 토론도 좋아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취임하는 즉시 행정부 지명자들에 대한 인준 청문회가 연방 상원의회에서 시작된다. 상원의 인준 청문회는 엄격하고 꼼꼼한 검증 과정을 거치는 만큼 전 세계에서 주목하고 관련 뉴스도 쏟아진다.

지난달 22일 연방 교육부 장관으로 지명된 미겔 칼도나 코네티컷주 교육위원 역시 상원의 인준 절차를 거쳐 바이든 행정부에 합류하게 된다. 자녀가 정치와 미국 뉴스에 관심이 높다면 앞으로 진행될 상원 인준 절차를 함께 지켜보고,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할 교육정책 등에 대해 토론하면 집안이 생생한 교육 현장으로 변한다. 상원 인준 절차를 자녀의 눈높이에 맞춰 알기쉽게 설명해보자.

“상원의 인준은 언제부터 시작됐나?”

미국은 건국 초기인 1787년 연방 헌법을 제정하면서 연방 정부 공직자들의 임명 권한을 대통령이 지명하고, 각 주 정부를 대표하는 상원의원들이 모인 상원에서 인준하는 틀을 세웠다. 이에 따라 상원은 세계 최초로 대통령이 지명한 사람이 그 자리에 잘 맞는지, 자질은 갖췄는지, 도덕적인 문제는 없는지 꼼꼼히 점검하고 이를 인준하거나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됐다. 상원에 인준권한을 부여한 이유는 바로 견제와 균형 때문이다. 이는 미국 민주주의 정치의 핵심으로 꼽힌다.

“상원 인준 대상은 누구인가?”

상원의 인준 대상은 백악관 보좌진을 제외한 모든 장관급 각료들이 다 포함된다. 행정부 15개 부서의 장·차관, 연방준비제도 의장, 예산관리국장(OMB), 환경청장, 중소기업청장, 무역대표부 대표, 각국 파견 대사,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 등 웬만한 고위 공직자는 모두 해당한다. 또 연방 대법관, 연방 판사, 군 장성에 이르기까지 상원의 인준을 받아야 하는 자리는 민간직에만 4000개, 군대 관련은 6만5000개에 달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형식적인 절차를 거쳐 승인받는다. 청문회의 경우 장관과 부장관, 차관, 차관보 정도만 열린다. 최근 수년새 상원이 인준한 주요 자리는 행정부 산하 부서에 300개가 넘으며, 독립 기관 부서 소속으로는 100개가 넘는다.

“상원의 인준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나?”

가장 먼저 대통령, 또는 대통령 당선인은 지명한 후보를 인준해달라는 동의안을 상원에 제출한다. 고위직 지명자들은 지명 전 검증 단계를 거치는데 보통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나 대통령 자문위원회, 정부윤리청 등이 담당한다. 상원은 산하 상임 위원회별로 후보자에 대한 서면 조사와 청문회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검증 작업을 벌인다. 예를 들어, 법무장관은 법사위원회가, 국무장관은 외교관계위원회가 청문회를 열고 후보를 검증하는 식이다. 이와 별도로, 연방수사국(FBI)과 국세청(IRS)은 후보자의 범죄 기록, 납세 기록 등을 조사해 상원에 제출한다. 청문회는 횟수는 제한이 없다.

“투표는 어떻게 진행되나?”

청문회가 끝나면, 상임위원회는 투표를 통해 인준에 동의하거나 거부한다. 보류 결정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상임위가 과반 찬성으로 인준에 동의하면 상원의원들이 모두 모이는 본회의로 넘어간다. 본회의에서도 과반 찬성을 얻으면 인준 절차는 마무리된다. 결과는 곧장 대통령에 알린다.

“최초로 상원 인준을 받지 못한 후보는 누구였나?”

미국 역사상 제일 처음 상원의 인준이 거부된 불명예의 주인공은 1789년,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이 당시 미국의 최대 항구로 꼽힌 조지아주 사바나 항의 해군 책임자로 지명된 벤자민 피시번이다. 상원은 당시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으나 조지아주 출신 상원의원들의 반대로 표를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각료 인준이 거부된 사례로는 지난해 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이사 후보로 주디 쉘튼을 지명했으나 인준 투표를 통과하지 못했다.

전통적으로 미국은 대선에서 승리한 대통령이 지명한 장관 후보에 대해 결정적인 하자가 없는 한, 상원 인준을 통과시킨다. 국민의 지지로 당선된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본인이 원하는 사람을 쓸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암묵적인 동의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방대법관이나 연방판사 등 사법부 인준과는 달리 행정부 청문회는 대부분의 후보가 큰 어려움 없이 상원의 인준을 받았다. 가장 좋은 예가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후 초대 법무장관으로 발탁한 제프 세션스. 연방 상원의원이었던 그는 1986년 연방판사로 지명됐다가 법사위원회 인준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했지만 법무장관 청문회는 통과했다.

“상원 인준 기간은 얼마나 걸리나?”

정치적 상황에 따라 다르다. 지난 2017년 워싱턴 포스트가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민주당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집권 기간 지명자가 상원 인준을 받기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46일었다. 그러나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했을 땐 지명자의 절반만 인준을 받았다. 공화당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경우 평균 44일 걸렸다. 그러나 민주당이 장악했던 임기 마지막 2년은 상원의 인준을 통과한 지명자가 3명 뿐이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평균 56일 걸렸다.

가장 오랫동안 상원 인준이 진행된 케이스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첫 흑인 여성 법무장관으로 발탁된 로레타 린치 전 법무장관이다.

린치 전 장관은 무려 161일이나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의 인준을 기다리는 바람에 1977년 이래 장관 지명자 중에서는 가장 오랫동안 상원의 인준을 기다린 기록을 갖게 됐다.

장연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