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창조 능력·창의력이 미래 인재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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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원장의 에듀 포스팅 l 4차 산업 시대에 필요한 교육

미네르바 바칼로레아

끊임없는 질문이 동력
의사전달 능력은 필수

‘인간의 노동 가치 인정은 현대 기술로 대체할 수 없는 바로 그 영역까지다.’

100미터 달리기를 9.58초에 주파하는 우사인 볼트를 보면서 우리는 만약 그를 동네 택배 차량으로 대체하면 어떨까 고민하지 않는다. 세계 암산왕 이정희 선생의 경이로움을 보면서 우리는 만약 주판을 손에 든 그녀를 우리 회사 마이크로소프트 엑셀 프로그램으로 대체한다면 어떨까 고민하지 않는다. 이런 고민에는 반론이 없다. 이미 우리 모두 충분한 시간을 통해 경험한 결론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경이로운 운동능력이나 지적능력의 가치가 없다는 말이 아니다. 다만, 생산력을 기준으로만 말한다면 우리는 이미 1~3차 산업혁명이 만들어낸 저렴하고 월등한 생산력을 겸비한 기계와 기술에 대적할 수 없다는 것을 이미 많은 사례를 통해 경험해 왔고 우리도 그에 맞춰 진화했다. 그때는 결코 대체될 수 없을 것만 같던 인간의 영역이 기계와 기술에 무너졌지만 우리는 그 변화에 곧 적응하고 우리 인간이 설 곳을 다시 찾아내곤 해왔다.

▶변화하는 고등교육

기술과 과학의 발전이 속도를 줄이지 않는 이상 인간의 노동가치는 떨어지고 인간이 가진 전문성과 그 가치는 계속 도전받게 될 것이다. 그런데도, 지난 반세기 넘는 시간 동안 현대 교육 시스템은 거의 같은 방식으로 운영됐다. 지금의 교육 시스템은 여전히 회계사, 컴퓨터 프로그래머, 의사, 교사, 부동산 브로커를 배출한다. 지금까지 훌륭하고 좋은 인재를 만들었던 교육이지만 미래의 인재도 배출할 수 있을까.

지난 10년간 대학을 향한 교육 시스템은 변화해왔다. AP 개정, SAT 개정, 커먼코어 도입 등에서 볼 수 있다. 지금은 펜데믹 시대를 맞아 도입된 온라인 수업이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그런 면에서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 결과를 만들어 내는 미네르바 대학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합격률 1.9%의 하버드 대학보다 들어가기 힘들다는 미네르바 칼리지는 2014년 각 기업과 단체의 투자를 받아 개교했다. IT기업 CEO 벤 넬슨(전 스냅피시 대표)과 전 하버드 대학 사회학과 교수 스티븐 코슬린 교수가 개발한 미래형 대학이다.

미네르바 대학의 특징은 4년 동안 세계적인 7개 도시를 돌며 공부할 수 있도록 했다. 작은 빌딩에 갇혀 세상과 분위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나가 도시 경험을 하게 된다. 세계 각국에서 온 250명의 학생에게는 전 세계가 캠퍼스인 셈이다. 미네르바 대학은 땅을 사거나 건물을 세우는데 돈을 쓰는 대신 학생의 교육과 경험 비용을 사용될 수 있게 대학 운영의 구조를 변경했다.

▶미네르바형 교육 핵심

미네르바 대학의 미래인재 교육 커리큘럼을 고등학교로 가지고 온 것이 바로 미네르바 바칼로레아 (Minerva Baccalaureate)이다. 교실에 갇혀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자유롭지만 객관적인 생각을 할 수 있고 사물을 볼 기회를 줄 수 있어 미래형 교육으로 꼽힌다.

  1. 창의적인 가치 창조 능력

가끔 우리는 ‘원어민처럼 외국어를 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하고 가정한다. 그 상상에는 무한한 발전과 가능성이 담겨 있다.

머지않아 머신 러닝 기법을 활용한 AI 번역 프로그램이 대중화되면 더는 직역으로 어색한 문장은 사라질 것이다. 마치 그 나라 원어민의 특정 나이와 유행에 맞춘, 완벽한 구어체를 구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외국인과의 대화도 이질감이 사라지고 외국의 유명한 TV쇼를 실시간으로 번역해 보고 다른 나라의 신문과 교과서를 내가 사용하는 언어로 완벽하게 번역해 읽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기술로 번역가의 자리는 사라질지 모른다. 외국어를 잘한다는 칭찬도 더는 그 사람의 생산력을 기반으로 하지 않게 된다. 기업도 외국어가 유창한 직원을 유능하다고 보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제 AI 번역기를 영리하게 이용하고 사용자가 될 것인가에 대한 문제를 생각하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미네르바 바칼로레아 프로그램은 바로 이 기술(도구)을 200% 활용할 줄 아는 영리한 사용자가 될 수 있도록 가르친다. 이 도구를 사용해 다른 것과 연결할 줄 아는 힘을 가르치는 것이다. 그것은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가치 창조와 창의력의 영역으로, 인간만이 할 수 있다.

  1. 적극적 참여를 기반한 플립 러닝 (Flip Learning)

한 시간 내내 강의하고 학생은 노트하는 전통적인 방식의 교육을 미네르바 바칼로레아는 뒤집었다. 미네르바 바칼로레아의 교사는 설계자가 된다. 미네르바 바칼로레아 학생들은 교사가 준비한 학습자료와 주제 등을 수업 전에 충분히 습득한다. 수업 시간은 학생들이 함께 습득한 지식과 원리를 갖고 교사가 설계한 문제를 적극적으로 참여해 풀도록 구성돼 있다. 그래서 학생 개개인의 철저한 준비가 필수다.

교사는 질문을 설계하고 토의를 진행하는 진행자 역할을 하게 된다. 질문을 통해 학생들은 비판적 사고, 창의적인 생각, 효과적인 의사소통, 효과적인 상호작용 능력을 반복적으로 연습한다.

  1. 12가지 모티브(Motifs)

우리 사회의 유능한 인재는 문제를 해결할 줄 아는 사람을 말한다. 미네르바 바칼로레아 고등학교 프로그램은 사회 각계(경제, 정치, 과학, 교육, 사회, 문화)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문제들은 분석하고 해결책을 평가하는 총 12가지 분석과 평가 모티브를 발견했다. 학생들은 수업 참여와 학과 과정을 통해 배우는 과제나 토의 주제에 이 12가지의 모티브를 적용해 다양한 각도로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책을 평가하는 반복된 과정을 거친다.

이를 토대로 사물과 관계, 부품 및 기능, 제약 및 허용치, 입력 및 출력, 정보, 지식 및 감각 만들기, 목표 및 전략, 규칙 및 시사점, 이벤트 및 프로세스, 마이크로 및 매크로 스케일, 패러다임 및 패러다임 전환, 가치 및 유틸리티, 측정 및 평가 등을 배운다.

한 예로 마이크로와 매크로를 들어보자. 이것은 다양한 크기의 척도로 상황을 관찰하는 모티브다. 이를 기준으로 타학생에 질문할 수 있어야 한다.

“글쎄요, 이것은 단기적으로 좋은 해결책처럼 보이지만, 수십 년, 혹은 수 세기에 걸친 긴 기간에는 어떻게 될까요?” 혹은 “당신의 접근 방식은 대도시에서는 잘될 것 같은데 작은 마을에서는 어떨까요?”

학생들은 이런 모티브를 과제나 토의에 효과적으로 적용할 때마다 점수를 받도록 설계돼 있어 사물을 대할 때 객관적이면서도 비판적인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제이 박 원장 / 라스베이거스 엘리트프렙
jay.park@elitepre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