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투 스쿨 쟁점 정리…논란 속 대면수업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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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ㅣ 개학맞이 점검 사항 정리

지난해 학업손실 회복 위해 학교 개방
팬데믹 재확산 시기 섣부른 강행 지적도

백 투 스쿨 쟁점 정리

새학기를 앞두고 ‘백 투 스쿨’이란 단어는 설렘과 기대감을 가져다준다. 하지만 올해만큼은 앞선 감정보다 우려와 걱정이 앞설 것으로 보인다. 델타 변이로 인한 코로나19가 재확산되는 가운데 자녀를 등교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대부분의 학교가 온라인 수업을 병행하지 않고 대면수업 강행에 나서고 있어 자녀의 방역을 걱정하는 학부모의 고민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일부 학교의 경우 온라인으로 학기를 보낼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독립 수업(independent study) 형태에 가까워 학업 수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그 어느 때보다 자녀의 등교를 앞두고 학부모들의 부담이 가중되는 이유다.

◆대면수업 개학 강행

올 가을학기 개학에서 학부모의 가장 큰 고민은 ‘대면수업 정상화’이다. 일각에서는 팬데믹 재확산으로 대면수업 정상화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있지만 교육부를 필두로 주 교육부 및 교육구는 학생들의 학업수준 저하 우려를 해결을 위해 대면수업 진행을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미겔 카도나 연방교육부 장관은 지난 2일 공공 라디오 방송국(NPR)과의 인터뷰에서 “학교는 학생들이 가장 많은 배움을 얻을 수 있는 곳”이라며 미국 내 교육시설의 대면수업 재개를 촉구한 바 있다. 카도나 장관은 “학교는 학생들이 읽고 쓰고 배우는 것 이상의 의미를 제공하는 장소이며 두 번째 가족”이라며 “백신접종의 여부와 관계없이 학생들은 사회적-정서적 지원과 정신건강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학교로 복귀해야 한다”고 대면수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카도나 장관의 바람대로 미국 대부분 지역의 학교와 교육시설은 올 가을 대면수업 재개 결정을 내렸다. 학교 정보 제공업체 버비오(Burbio)가 제공한 데이터에 따르면 <그래픽 1 참조> 서부 및 일부 동부주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주들이 대면수업 채택율을 나타내는 대면 지수(In-Person Index)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주간 커리큘럼을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할 시 0점 (분홍색), 대면 수업으로 진행할 시 100점 (진한 보라색)으로 산정하여 대면 지수를 산정한 것인데 지도를 한눈에 봐도 진한 보라색이 주를 이룬다.

◆비대면 수업 옵션 빈약

가주를 비롯해 워싱턴, 오리건, 뉴저지 등 12개 주는 나머지 주에 비해 비교적 많은 비대면 수업 옵션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작년에 시행한 비대면 수업 또는 하이브리드 수업과는 차이가 있다.

한 예로 남가주 LA통합교육구(LAUSD)와 글렌데일 교육구, 그리고 풀러턴교육구는 대면수업을 꺼리는 학생과 학부모를 위해 비대면 수업 옵션을 제공했다.

하지만 온라인 수업을 선택할 경우 재학 중인 학교의 수업을 온라인으로 듣는 방식이 아닌 교육구 산하 또는 교육구가 선정한 외주 교육 업체에서 제공하는 독립 수업 프로그램을 들어야 한다. 수업의 질에 대한 우려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LAUSD가 지난 6일까지 킨더가튼 준비반부터 12학년까지 가을학기 온라인 수업 신청 접수를 받았는데 총 46만5000명의 LAUSD 학생 중 2%에 해당하는 1만280명만이 온라인 수업을 신청한 것은 이러한 우려를 반증한다.

문제는 이러한 독립 수업 프로그램마저도 선택지로 제공하지 않은 채 대면수업 개학을 하는 학교들이 많아 학부모들의 걱정은 더욱 깊어진다.

귀넷카운티에서 초등학생 자녀를 키우고 있는 신진수(33)씨는 “대면 또는 비대면 수업을 선택할 수 있었던 지난 학기와 달리 별다른 선택지 없이 대면수업으로만 학교를 운영하는 것은 코로나19가 재확산되는 상황 속에서 너무 성급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역·교육구별 방역지침 달라 학부모 혼란 커져

CDC 학교 내 마스크 착용 권고 지침
방역 수칙 놓고 찬반 논란도 거세져

◆지역별로 방역수칙 달라 혼란

카도나 장관을 비롯한 교육계 관계자들이 대면수업 강행을 주장하며 내건 전제조건은 백신접종 여부 관계없이 실내 마스크 착용 등 CDC가 제안한 방역수칙 준수다. 하지만 주 보건당국, 교육구의 정책에 따라 방역수칙이 달라 혼란이 가중된다.

버비오가 제공한 또 다른 데이터에 따르면 <그래픽 2 참조> 주 보건당국별로 수업 중 마스크 착용에 대해 상이한 정책을 펼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3일 행정 명령을 통해 교실 및 교육 시설 내 마스크 의무 착용을 결정한 가주를 비롯해 네바다, 오리건, 워싱턴, 뉴저지 등 12개 주는 주 차원에서 수업 중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할 것을 명령한 상황이다.

뉴멕시코의 경우 백신 접종 여부에 따라 마스크 착용 재량을 부여한 상태고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미시간, 뉴욕 등 30개 주는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에 반대하지만 시 또는 카운티 별로 마스크 의무화에 대한 재량권을 부여하고 있다.

조지아주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브라이언 캠프 주지사가 직접 마스크 의무화가 필요 없음을 발표했음에도 조지아주 최대 교육구 중 하나인 귀넷 카운티 교육구는 가을학기 등교를 8일 앞둔 지난달 27일 학교 내 마스크 사용 의무화를 발표했다. 또한 개학 이후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하자 뉴튼 카운티 교육구 등 일부 교육구는 임시로 교실 등 학교 내 시설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 대열에 동참했다.

주 차원에서 강력하게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반대하며 지역 정부의 재량권마저 허용하지 않는 주들도 있다. 플로리다, 애리조나, 사우스캐롤라이나, 텍사스 등 7개 주가 여기에 해당된다. 아이오와주 킴 레이놀즈 주지사는 개학을 앞두고 CDC가 백신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학교에서 마스크를 쓸 것을 권고한 것에 대해 “CDC의 권고가 아이오와주의 행정명령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카도나 장관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금지한 7개 주에 대해 “마스크 착용 등의 방역수칙이 코로나19 확산 예방과 대면수업 개학에 가장 적절한 대응 전략”이라며 “만약 더 큰 팬데믹의 확산으로 아이들의 대면수업 등교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어른들의 실패일 것”이라고 말하며 마스크 의무화를 촉구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헨리 멕메스터 주지사는 “개인의 책임”이라며 마스크 의무화 금지를 철회할 생각이 없음을 내비치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현재 이 문제는 미국 전역에 걸쳐 첨예한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 텍사스 최대 교육구인 휴스턴 독립 교육구(HISD)는 주 행정명령에 거역하며 학생과 전 교직원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발표했고 주 검찰은 곧바로 소송 및 해당 교육구 예산 삭감 등을 거론하며 교육구를 압박했다. 그런가 하면 남가주 OC교육구는 학교 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대한 긴급 명령을 내린 게빈 뉴섬 주지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마스크 착용 의무화 결정을 철회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마스크 착용 의무화 또는 금지 결정을 놓고 학부모 단체간에 다른 입장의 시위가 이어지는 등 갈등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러한 문제는 자녀를 등교시켜야 하는 학부모들에게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 남가주 오렌지카운티에 거주하는 애나벨 지(47)씨는 “마스크 착용을 둘러싸고 지역별, 심지어 교육구별로도 입장이 다르다는 것이 매우 혼란스럽다”며 “심지어 학교 내 인종별 학부모 모임에서도 이러한 방역수칙으로 의견이 갈리고 있어서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학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개인 방역이 중요성 높아져

그 어느 때보다 잡음이 끊이질 않는 백 투 스쿨 시즌을 맞이하며 이러한 부담은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에게 전가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재확산 사례 중 10대 청소년들 사례가 팬데믹 유행 초기보다 증가한 점은 학생과 학부모 모두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지난 4일 LA타임스가 LAUSD가 진행한 대면수업 여름학기 코로나19 확진자 추이를 보도한 바에 따르면 LAUSD 여름학기가 시작된 6월21일부터 7월23일까지 총 227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이 중 학생은 174명, 교직원은 53명이었다. 특히 여름학기가 시작된 첫 주간 20명이었던 학생 확진자는 마지막 주간 59명으로 약 3배 가까이 증가했고 이 수치가 일반학기보다 약 4분의 1의 학생과 교직원이 참여한 여름학기임을 감안했을 때 더 많은 학생과 교직원이 몰리게 될 가을학기 대면수업에서 청소년들의 코로나19 확진을 매우 경계해야 한다.

현재 식품의약청(FDA)에서 12세부터 15세를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의 긴급사용을 허용한 만큼 전문가들은 백신접종 대상인 중학생 이상의 학생은 안전한 대면수업을 위해 가능한 백신을 접종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학교마다 가을학기 대면수업을 위해 매주 PCR 검사는 실시하는 등 방역에 만전을 기하고 있지만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가장 현실적으로 나의 자녀를 지키는 방법은 ‘개인위생 철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자주 손 씻기, 올바른 마스크 착용 및 주기적인 마스크 교체, 가능한 범위에서 학생 간 거리 두기 실시 등 개인이 챙길 수 있는 최대한의 방역 조치를 통해 안전한 개학을 맞이할 것을 조언한다.

이균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