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비 부담에 뉴욕 떠나는 가정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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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York] 입력 2024.04.15 19:47

5가정 중 4곳 감당 어려워
베이비시터 비용만 월 2000불
“정부 지원으로 문제 해결해야”

늘어나는 보육비 부담에 자녀를 키우는 뉴요커들이 하나둘 뉴욕시를 떠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퀸즈 아스토리아에서 두 딸을 양육 중인 한인 진 모 씨는 “수입의 3분의 1은 보육비로 지출하고 있다”며 “감당하기 어려운 보육비에 뉴저지, 업스테이트 뉴욕, 커네티컷 등으로 이사 간 학부모들이 많다”고 전했다.  

‘뉴욕시 아동을 위한 시민위원회(CCC)’의 보고서에 따르면, 뉴욕시에서 자녀를 양육하는 전체 5가정 중 4가정이 보육비 감당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22년 기준 ‘센터 기반 보육 프로그램(CBC)’을 이용할 경우 연간 ▶영유아(0~2세) 2만176달러 ▶미취학 아동(3~5세) 1만6900달러 ▶취학 아동(6~12세) 1만1760달러, ‘가정 기반 보육 프로그램(HBC)’을 이용할 경우 연간 ▶영유아 1만6250달러 ▶미취학 아동 1만4300달러 ▶취학 아동 1만840달러의 보육비가 필요한데, 보육비가 총 가구 소득의 7% 이하를 차지하도록 권장하는 ‘연방 경제성 기준’을 충족시키려면 0~12세 자녀를 둔 뉴욕시의 가정은 연간 15만~30만 달러 이상을 벌어야 한다.  

늘어난 베이비시터 비용도 문제다. 진 씨는 “3-K 포 올, 프리케이 등 뉴욕시에서 운영하는 무료 보육 프로그램이 있지만 2시 반이면 끝난다”며 “결국 일하는 부모들은 퇴근 때까지 약 4시간 동안 베이비시터를 둬야 한다”고 전했다.  

자녀·노인 돌봄 서비스 제공업체 ‘케어닷컴’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뉴욕시의 평균 베이비시터 시급은 시간당 21.86달러인데, 하루 4시간씩 평일 내내 고용한다고 하면 한 달에 약 2000달러를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자녀가 두 명 이상이라면 부담은 더욱 늘어난다. 보고서는 “영유아 자녀가 1명, 취학 연령 자녀가 1명인 가정의 소득이 시 지역중위소득(AMI)과 같다고 가정했을 때, 이들은 CBC에 소득의 43%, HBC에 소득의 36%를 지출한다”고 밝혔다.  

특히 뉴욕시의 경우 비싼 렌트가 보육비 책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스태튼아일랜드에서 HBC를 제공하는 운영자는 “수입의 80%는 렌트와 직원 임금으로 나간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정부 지원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한다. 뉴욕시 뉴스쿨센터 부국장 로렌 멜로디아는 “학부모는 시장 가격을 감당할 수 없고, 제공자도 서비스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니 공공 투자로 격차를 메워야 한다”고 설명했고, 뉴욕시의회 의원들은 “뉴욕시정부가 유아 교육 예산을 삭감하면 보육 위기가 악화돼 더 많은 중산층 뉴요커들이 도시를 떠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지혜 기자 yoon.jihye@koreadailyn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