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도전 일기쓰기…글쓰기로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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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새해 첫 결심으로 자녀의 일기쓰기 습관을 계획했다면 어릴 때부터 함께 시작하는 게 좋다.

◆일기 습관 기르기
팬데믹으로 인한 우울감
감정 표현하며 극복해

의무되면 오히려 부담
시간·글 양 조정해야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학부모들을 위한 뉴스레터에 자녀가 꾸준히 일기를 쓰도록 지도하라고 조언했다.

이 레터는 특히 일기는 성인이 된 후에도 어릴 때의 불분명한 기억을 뚜렷하게 되살릴 수 있으며, 무엇보다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도움이 돼 우울증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레터는 일리노이주의 아동 심리학자 에밀리 에드린의 말을 인용해 “글을 쓰는 과정은 생각과 감정을 정리하는 시간을 준다. 쓰다 보면 부정적인 감정도 자연스럽게 표출할 수 있어 우울한 생각을 막아준다”며 “일기는 어려운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특히 일기를 쓰는 과정에서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는 과정도 깨닫고 스스로 이해하는 시간도 갖게 돼 자아인식과 감정조절 능력도 길러준다 에드린아동 심리학자는 덧붙였다.

그렇다면 자녀들의 일기쓰기 습관을 어떻게 시작하고 유지할 수 있을까? 새해를 시작하는 학부모들과 자녀를 위해 워싱턴포스트가 공개한 일기쓰기꿀 비결을 소개한다.

-표현의 자유를 허용하라

종종 부모는 아이가 쓰거나 그리는 일기를 지켜보다가 이것저것 지시를 한다. 하지만 아이가 스스로 일기를 쓰는 습관을 갖게 하려면 이들이 원하는 대로 일기를 쓸 수 있도록 내버려 둬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게 표현의 자유다. 뉴스레터는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행동 치료사 조슈아 맥키건의 말을 인용해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하면 그리게 한다. 어떤 느낌을 어떻게 표현할지는 전적으로 아이에게 맡길 것”을 주문했다.

특히 아이가 사용할 도구도 스스로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고 맥키건은 강조했다. 자녀의 성격이 반영된 노트나 필기도구, 스티커나 마커 등을 사용해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

-가족 시간으로 활용한다

아르헨티나의 작문 교사인 레아 슐만의 경우 매주 금요일 저녁은 16살 된 딸과 6살 된 아들과 함께 일기를 쓰는 시간으로 정했다. 아이들이 온전히 글에 몰두하도록 이 시간에는 전화나 컴퓨터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

맥키건은 “일기쓰기가 의무가 되면 스트레스가 생기고 결국 좋은 습관으로 연결되기 어렵다”며 “일기쓰는 시간을 정한다면 일기의 양을 반 페이지 정도로 정하는 등 여유를 줄 것”을 조언했다.

무엇보다 성인이 되어서도 일기를 쓰는 습관을 갖게 하려면 재촉하기보다는 1주일에 한 번 등 단계를 두고 조금씩 쓰는 양과 시간을 늘려나가는 것이 좋다. 일단 습관이 들면 유지하기는 쉽기 때문이다.

-모든 게 가능하다

‘일기=매일의 사건과 경험을 채우는 공책’이라는 생각은 버리자. 다양한 방식과 도구로 일기를 쓸 수 있다.

무엇보다 어린 아동들의 경우 시각적인 활동이 중요하다. 이 레터는 워싱턴주의 교육심리학자 멜리나 자할카의 말을 인용해 “사진이나 잡지를 오려 그림을 그리거나 콜라주를 만드는 것도 일기가 된다”고 설명했다.

자할카는 “이런 활동은 아이들에게 창의력을 부여하고 정체성을 갖게 한다”고 덧붙였다. 자할카는 한 예로 7살 된 자신의 아이에게 ‘오늘의 일기’ 주제로 그리워하는 것을 사진으로 찍으라고 했다. 아이가 이웃들을 찍은 사진을 갖고 돌아오자 왜 이들을 그리워하는지 설명하는 글을 쓰도록 했다.

아직 글을 쓸 수 없는 아이들에게는 오늘 하루 중 기억에 남는 일상이나 사람을 그리게 하는 것도 일기습관을 키우게 한다. 자녀가 고학력이라면 공통적인 주제(방문하고 싶은 곳,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중심으로 글 목록을 만들거나 비디오나 오디오를 만드는 방법도 있다.

-반성하는 시간을 갖는다

궁극적으로, 일기는 하루의 일과를 되돌아보는 반성하는 시간이다. 레터는 따라서 “아이들이 자신이 쓴 내용을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는지 물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이 성장할수록 부모에게 자기 생각이나 감정을 공유하려 하지 않는다. 그럴 땐 자녀에게 일기는 사적이고, 일기의 어떤 부분을 공개하기로 결정하는 것은 그들만의 결정이라고 확신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레터는 전했다.

에드린 아동 심리학자는 “만약 자녀가 자신의 일기장을 부모가 볼 것이라고 느낀다면 그들은 솔직하게 쓰지도 않을 뿐더러 부모에 대한 신뢰감도 떨어진다”고 말했다.

어릴 땐 그림부터…고학년은 동영상 일기도 좋아
주제 정해 짧게 쓰면
대입 에세이에 도움

◆일기 종류 정하기

새해부터 자녀의 성향을 파악해 일기쓰기를 지도한다면 작문 실력도 날이 갈수록 향상될 것이다. 일기의 종류는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하루의 활동을 쓰는 일기가 있지만, 자녀가 야외활동을 좋아한다면 주위의 자연과 경치를 기록하는 ‘네이처 저널(Nature Journal)’을 권해보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만큼 팬데믹 전후로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하루에 하나씩 찾아서 쓰게 하는 것도 좋다.

▶저학년

-개인 일기장: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일기장이다. 오늘 하루 무슨 일을 했는지, 어떤 생각을 했는지를 쓴다. 성장한 후에 자신의 어릴 때 모습을 찾아볼 수 있어 소장 가치도 있어 교사들은 가능한 모든 학생에게 쓸 것을 권한다.

-휴가 일기장: 규칙적으로 글을 쓰기 싫어하는 자녀에게 안성맞춤 일기다. 휴가 일기장은 가족과 떠난 여행, 독립기념일에 본 불꽃놀이 등 특별한 날의 기억을 쓰기 때문에 매일 써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다. 게다가 이 일기장은 자녀 혼자만의 기록뿐만 아니라 온 가족의 기록도 되는 만큼 소중하다. 여행기록을 쓸 때는 준비과정부터 여행에서 돌아온 후의 생각이나 변화도 적도록 부모들이 유도하는 것이 좋다. 방문한 곳의 사진을 함께 붙여 앨범 형식으로 만드는 것도 좋다.

-네이처 저널(Nature Journal): 야외 활동을 많이 하는 자녀에게 권하면 좋다. 꽃과 나무, 풍경 등 주위의 자연과 경치에 대해 기록하는 동안 자녀의 관찰력도 쑥쑥 커진다. 집에서 애완동물을 키운다면 애완동물과의 하루를 쓰는 것도 생각해볼 만하다.

-학업 일기장: 공부한 과정과 내용을 담는 일기장이다. 하루 동안 읽은 책부터 수학 연습문제를 푼 내용까지 기록해두었다가 시험이나 숙제를 준비할 때 찾아보는 리소스로 활용할 수 있어 학업에 도움이 된다. 특히 어떤 공부의 내용이 재미있었고 어떻게 배웠는지 등 과정과 결과까지 기록하면 나중에 서머 프로그램이나 특별활동, 대학 전공이나 커리어 등을 선택할 때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파악할 수 있다.

-아트 저널: 미술에 소질이 있는 자녀에게 권한다. 연습 삼아 그린 스케치나 그림과 함께 당시 그림을 그렸을 때의 생각, 그 그림을 그린 이유, 표현하고 싶었던 내용 등을 써둔다. 미술대 지원 시 이런 기록을 입학사정관에게 보여주면 대입 당락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프로젝트 저널: 자녀의 특별활동 프로젝트를 기록하는 노트로 사용해보자. 주말에 요리에 도전한다거나 방학 동안 수영을 배운다든지, 생일파티를 준비하는 것도 모두 이 저널에 해당한다. 처음 시작하는 단계부터 마치는 과정을 꼼꼼히 기록하면 프로젝트 진행 과정을 알 수 있다.

-아이디어 노트: 평소에 책을 많이 읽고 사색하는 걸 좋아한다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적는 공간으로 활용하자.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배우면서 프로그램을 설계할 때도 아이디어 노트에 내용을 적어 보면 도움이 된다.

▶고학년

대입에서 에세이가 중요해지면서 정교한 작문 실력은 필수가 됐다. 작문 실력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은 한 주제에 대해 10~15분 등 제한된 시간 안에 글을 쓰는 방법이 있다. 단순히 하루 일상을 쓰는 게 아니라 ‘마스크’ ‘쓰레기’ ‘파스타’ 등 간단한 단어나 주제를 객관화시켜 쓰다 보면 논리적인 작문 실력도 늘어난다.

글 쓰는 습관이 없는 자녀라면 부모가 1주일에 한 번씩 주제를 제시해 저널을 쓰도록 유도하자. 시간이 갈수록 자녀들은 스스로 자신이 쓰고 싶은 이야기들을 끊임없이 끄집어낼 수 있다. 학부모가 자녀에게 제시할 수 있는 주제도 다양하다. 오늘 본 드라마의 줄거리부터 생일에 하고 싶은 일도 좋다.

다음은 글쓰기 소재의 예들이다.

-할아버지나 할머니에게서 얻은 가장 좋은 교훈은? (The best lesson my grandparent (or parent or any relative) ever taught me)

-생일에 꼭 하고 싶은 일(Tell one things you‘d like to do on your birthday.)

-20년 후 나의 모습은? (In 20 years I will be…)

-지금까지 나를 변화시킨 사건은? (Tell about an event in your life that has caused a change in you.)

-내가 가장 화났을 때는…. (I was most angry when…)

-내가 꿈꾸는 방학을 설명한다면 (Describe your perfect vacation.)

-나의 최악의 실수는…. (My worst mistake was…)

-세계 여행이 가능하다면 어디에 갈까? (You have the freedom to travel to any city or country in the world. Where would you go and why?)

-내가 미국 대통령이라면 무엇을 할까? (What would you do if you were 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

-나의 가장 친구는…. (My best friend is…. Why?)

장연화 기자

한 주제를 놓고 풀어쓰는 글을 쓰다보면 대입 지원서 작성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