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lanta] 입력 2024.07.01 14:50
전문의들, “우울증·불안·외로움 줄이는데 도움”
하루 30분 적당…”지루함은 두려워할 일 아냐”
조지아주의 마리에타 교육청이 다른 교육구와 협력하여 학생들의 휴대폰 사용을 제한하려는 가운데, 소셜미디어를 제한하는 것이 청소년 정신건강에 정말 도움을 주는지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연방 공중보건국에 따르면 2023년 거의 모든 청소년은 소셜미디어를 사용하고 있다. 퓨 리서치센터에 의하면 13~17세 청소년 중 최대 95%가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사용한다고 응답했으며, 3분의 1은 소셜미디어를 ‘거의 지속적으로’ 사용한다고 답했다. 비벡 모시 공중보건국장은 최근 담배처럼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경고 라벨’을 부착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이런 배경을 바탕으로 애틀랜타 저널(AJC)은 소셜미디어가 청소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서 아동 행동건강 전문가에게 문의했다.
▶경고 라벨이 소셜미디어 사용을 제한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인가?
웰스타 캅 행동건강과 디렉터 헤르만 안토니오 레예스 정신과 박사는 젊은 층에 소셜미디어의 장단점을 교육하기 위해서 경고 라벨이 쓰일 수 있다고 매체에 전했다. 그는 “사용자가 소셜미디어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나 사용 여부를 고려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사회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은 (사용자가)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예스 박사는 지난해 아이오와 주립대(ISU)가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인용해 소셜미디어 사용을 줄이는 것이 불안, 우울증, 외로움을 줄여준다고 덧붙였다.
ISU가 대학생 230명을 대상으로 2주간 실시한 실험에서 절반은 소셜미디어 사용을 하루 30분으로 제한하고 관련 내용을 자동 알림으로 매일 받았다. 대조군은 자유롭게 소셜미디어를 사용했다. 실험군은 대조군에 비해 불안, 우울, 외로움, 상실에 대한 두려움이 현저히 적게 나타났다. 레예스 박사는 “사용을 줄이도록 상기시키는 것만큼 간단한 것이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학교에서 학생의 휴대폰 사용을 제한하는 것이 도움이 될까?
애틀랜타 어린이병원(CHOA)의 아동 프로그램 전문가 조디 바움스타인 심리치료사는 매체에 학생 휴대폰 제한 규정을 언급하며 “해당 규정이 자녀가 휴대폰을 사용하는 것을 걱정하는 학부모의 부담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는 있다”면서도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부모에게만 맡겨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학교에서 학생들이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학교 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서로 더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소셜미디어와 정신건강 관련 문제가 최근 더 많은 관심을 받는 이유는?
레예스 박사에 따르면 코로나19팬데믹으로 격리가 늘면서 어린이들이 휴대폰, 게임기, 컴퓨터 등의 화면을 응시하는 시간, 즉 ‘스크린 타임’과 어린이의 정신건강 문제도 같이 늘었다. 그는 팬데믹이 특히 청소년들에게 큰 타격을 입혔다며 또래 아이들을 장기간 분리시키면서 사회적 불안과 우울증 등의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레예스 박사는 이어서 소셜미디어와 정신질환 사이의 연관성을 증명하는 증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소셜미디어에 관한 연구는 비교적 새롭다. 사람들은 오랫동안 이 상관관계를 의심했지만, 최근 연구를 통해 소셜미디어의 위험을 분석하고 이해가 깊어졌다”고 AJC에 전했다.
▶청소년이 소셜미디어로 인한 정신 건강 장애에 취약한 이유는?
비움스타인 심리치료사는 “청소년들의 뇌는 충동을 조절할 만큼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두뇌는 일반적으로 20대 중반에 완전히 발달하기 때문에 10대 청소년들이 스스로 소셜미디어 사용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때로 두뇌가 완전히 발달한 성인들도 소셜미디어 사용을 제한하기 힘들어한다. 성인들도 어려움을 겪는 것을 우리 아이들이 그렇게 하리라 기대할 수 없다고 비움스타인 심리치료사는 지적했다.
▶바람직한 소셜미디어 사용 방법은?
레예스 박사는 소셜미디어로 하루를 시작하거나 끝내지 말라고 당부하며 “침대에서 스크롤 하면 수면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하루에 30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고, 사용 시간을 예약하거나, 가족들과 함께할 때는 오프라인이 되는 방법도 있다.
바움스타인 심리치료사는 학부모들에게 “아이들에게 길을 찾는 방법을 가르치고, 내면으로 들어가서 (자신을) 알아차릴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또 자녀와 일상적인 대화와 관행을 만드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자기 최소 한 시간 전에 기기를 끄거나 저녁 식사 중에는 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등 관행을 만들 수 있다. 또 아이들에게 ‘지루해도 괜찮다,’ ‘지루함은 두려워할 일이 아니다’라는 것을 가르쳐야 하며, 학부모 본인도 자녀에게 좋은 모델이 되어야 한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