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토픽 어떻게 찾나…모범사례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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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 학교의 가치ㆍ미션에 맞춰야
사전적 정의보다 구체 묘사 필요
일정 지키며 꾸준히 쓰게 도와야

여름방학에 대입 에세이를 쓸 계획을 갖고 있지만 실행이 쉽지 않다. 계획을 세우고 지키도록 독려할 필요가 있다. [AI생성]

여름방학을 맞아 대입 에세이를 작성해야 하는데 가장 어려운 것이 주제를 정하는 것이다. 주제를 고민하는 12학년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전문가 조언을 들어봤다.  

12학년을 앞두고 여름 방학을 맞은 많은 학생에게 ‘대입 에세이’는 막연한 불안의 시작이자 중요한 과제다. 특히 어떤 주제로 써야 할 지를 결정하는 데에서 대부분의 학생과 학부모라면 누구나 어려움을 겪는다. 입학 사정관이 정말 읽고 싶어하는 에세이는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평범한 나’의 이야기가 특별한 글로 탈바꿈할 수 있을까. 자녀는 공통 지원서와 학교별 추가 에세이를 써야 한다. 우선, 구글에서 college essay topic이라고 검색하면 결과가 수백만 건이다. 정보는 넘치지만 자녀에게 맞는 주제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둘째, 모든 지원자가 ‘도전 극복’이나 ‘봉사 경험’을 쓰면 차별화가 어려워 묻히게 된다. 셋째, 솔직함이 중요한데, 동시에 학교의 가치ㆍ미션에 맞춰야 한다.

나만의 이야기,진심이 담긴 ‘작은 순간’에서 시작하라

에세이 주제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진정성’이다. 입학 사정관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점은, “무엇을 썼는가 보다는, 어떻게 썼는가”라는 것이다. 누군가와 공유하고 싶은 순간, 나를 성장시킨 사건, 혹은 평범해 보이지만 내 가치관을 드러내는 경험을 떠올려보자. 예를 들어, 한 학생은 “완벽한 햄치즈 샌드위치를 만드는 과정”을 에세이 주제로 삼았다. 얼핏 보기에 평범하고 사소한 이야기 같지만, 그는 자신의 창의성, 디테일에 대한 집착, 작은 것에서 기쁨을 찾는 태도를 보여줬다. 입학 사정관에게 ‘이 학생은 어떤 사람인가’를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주제를 찾는 가장 좋은 방법 ‘자기 주변을 들여다보라’

“방 안에 있는 물건을 하나하나 살펴보세요. 벽에 붙은 포스터, 침대 아래 숨겨둔 상자, 자주 검색하는 키워드나 반복해서 듣는 노래.” 이런 일상의 단편들이 바로 강력한 에세이 토픽이 될 수 있다. 사물과 경험이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키는지를 곱씹으며 떠오르는 이야기를 메모해보는 것이 효과적인 브레인 스토밍 방법이다.

누구를 위한 글인가? 대학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

대학마다 추구하는 가치와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지원하고자 하는 학교의 미션 스테이트먼트나 입학 블로그 등을 먼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공동체와 협력을 중시하는 학교라면 ‘팀 프로젝트에서 갈등을 해결한 경험’이 좋은 주제가 될 수 있다. 또 독창적인 글을 좋아하는 대학이라면 전통적인 구조보다 창의적인 문체와 구성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 좋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목소리’가 담긴 글을 쓰는 것이다.

피해야 할 것들

클리셰, 영웅담, 정의 사전 인용: “저는 팀워크가 무엇인지 배웠습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입니다.” 이런 식의 일반적이고 뻔한 결론은 사정관들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 사전 정의, 유명 인용문, 스포츠 은유 등은 오히려 에세이의 신선함을 해친다. 대신 구체적인 장면 묘사나 감각적 표현, 질문으로 시작하는 방식 등이 에세이를 읽는 사람의 몰입을 돕는다.  

부모가 도울 수 있는 방법

에세이는 지원자가 자기 내면을 돌아보고 정리하는 자기성찰의 결과물이다. 학부모가 직접 에세이를 써주거나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대신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도와주면 좋다.  

▶자녀와의 대화로 아이디어 발굴: 자녀가 겪은 일 중 기억에 남는 사건을 함께 이야기하며 떠올리게 돕는다. 편하게 대화하며 떠올리 수 있도록 돕는다.

▶성격과 강점을 정리해 주기: 자녀의 가치관이나 성향을 객관적으로 설명해주면, 주제 구상에 큰 히트가 된다.

▶글쓰기에 직접 개입하지 않기: 좋은 의도라도 부모가 수정하거나 ‘이렇게 써야 한다’고 하면 오히려 자녀의 개성이 묻힌다.

▶초고를 읽고 피드백 주기: 초고가 완성된 후 논리와 흐름 점검해주기, 논리 흐름, 표현의 진정성, 문장의 구조 등에 대해 조언을 준다.

▶글쓰기 일정을 함께 관리하기: 에세이는 최소 3~5차례의 초안 수정을 거쳐야 한다. 여름방학 중 일정을 함께 짜서 꾸준히 쓰는 환경을 만들어 주자.

또한 추천 주제를 제시하는 것도 좋다. 합격생들이 실제로 많이 사용하는 항목에서 발췌하면,  

▶실수나 실패 통해 배운 교훈

▶내가 좋아하는 책, 음악, 영화가 내게 끼친 영향

▶가족과의 문화적 전통과 의미

▶일상 속에서 마주한 윤리적 딜레마

▶친구와의 갈등을 통해 배운 의사소통의 중요성

▶여행 경험이 나에게 준 세계관의 변화

▶나만의 일상, 예를 들어 매주 토요일 아침 가족과 함께하는 정원 손질

전문가들이 소개하는 ‘황금 주제’

▶열정: 주말 LARP(실사 역할극) 경험을 통해 리더십을 키운 사례

▶성장통: 실패-좌절에서 ‘관점 이동’이 일어난 순간

▶일상 속 발견: ‘완벽한 햄치즈 샌드위치’ 제작기처럼 사소하지만 나를 보여주는 이야기

▶문화.가족: 명절 음식 준비과정이 내 정체성에 미친 영향

▶미래.비전: 창업 동아리 프로젝트가 진로 결정으로 이어진 과정

▶가치.신념: 어려운 대화(정치-사회 이슈)를 통해 배운 경청의 기술

‘진짜 나’를 쓰는 것이 최고의 전략이다

대입 에세이는 단순한 글쓰기 과제가 아니다. 그것은 ‘자신이 누구인지’를 드러내는, 짧지만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다. 성적이나 수상 경력으로는 알 수 없는 ‘당신만의 이야기’가 바로 이 글을 통해 전달된다. 올 여름, 긴장 대신 탐색의 시간으로 삼으면 된다. 질문은 단 하나면 된다. “나는 어떤 이야기로 나 자신을 보여줄 수 있을까?”

더 나은 콘텐츠 작성을 위해 스스로에게 던질 수 있는 5가지 질문

▶내가 쓴 글에서 ‘나’는 충분히 드러나고 있는가.

▶독자가 내 글을 읽고 어떤 인상을 받게 될까.

▶진부하거나 모호한 표현을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가.

▶내가 진정으로 관심 있고 열정을 가진 주제를 선택했는가.

▶입학 사정관이 이 글을 통해 ‘나’에 대해 무엇을 기억할까.

장병희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