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자녀 위한 가정교육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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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현장에서]

8월 15일 LA통합교육구는 새 학기를 시작했다. 올해 새 학기 시작은 팬데믹이 아직 사라지지 않은 상태에서 조심스럽게 개학했다는 점에서 학부모들을 비롯해서 교사들 여러 행정직원들의 특별한 관심과 염려를 동반한 개학이었다.

새로 유치원에 들어가는 손녀를 비롯해 모두 손자 손녀 4명을 둔 나는 첫 학기 시작의 기념으로 좋은 책을 한 권씩 사주려고 주말 서점에 들렀다. 진열된 책을 둘러보니 얼른 눈에 띄는 책이 “On the First Day of Kindergarten” 이었다. 올해 유치원생이 되는 손녀와 아들 내외를 위한 좋은 책이어서 얼른 집어들었다.

저자인 티시 레이브(Tish Rabe)는 유치원에서 12일 동안 일어나는 학습 활동을 그림을 통해서 재미있게 풀어 내였다. 친구들과 함께 하나서부터 열까지 숫자를 세고 운동장에서 줄넘기를 하고 운동장 한바퀴 뛰어 놀며 다음에는 미끄럼틀을 차례로 탄다. 둥그렇게 둘러앉아 노래 부르고 교실에 진열된 이야기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며 시간을 보내다가 점심시간이 되면 친구들과 함께 점심을 맛있게 먹는다. 학교 버스 타고 학교에 등하교하는 것도 재미있어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잘 그렸다. 페이지마다 천연색으로 그려 놓은 그림이 너무 예쁘고 실감나는 그림들이다.

현실적으로 자녀의 안전을 염려하는 학부모들을 위해서 비대면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학교가 많다. 아들도 같은 생각이어서 자녀를 비대면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학교에 보내고 싶다고 사립학교를 알아보고 있다.

손녀가 비대면 수업을 하는 유치원으로 가게 되면 어린애가 경험하는 것이 책의 내용과 다를 수 있다. 손녀가 실망을 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있었지만 반면에 현실에서 일어나는 사태를 설명해 주고 가르쳐 주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가정에서 배우는 것과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조화를 이루면 교육의 효과가 만족스럽게 이루어진다는 실제 경험에서 나온 사실이다. 유감스럽게도 학생들 중에는 화목한 가정에서 성장하지 못했다는 핸디캡을 안고 성장한 아이들이 있다. 하지만 이들 중에는 한부모 밑에서 자랐다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훌륭한 시민으로 성장 활약하고 있는 예도 적지 않다.

세 살 때 부모가 이혼하는 바람에 교사인 어머니 밑에서 혼자 자라서 지금은 성공적인 커리어를 갖고 활동하는 어떤 직장인 P씨의 이야기다. P씨의 홀어머니가 아들을 기르면서 실천했던 교육방법 중에서 몇 가지를 소개한다.

아들이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실천했던 훈련이다. 우선 유치원에서 집에 돌아오면 간식을 먹게 한 다음 그날의 숙제를 마친다는 규칙을 세웠다. 숙제를 마친 다음에 바깥에 나가서 친구들과 놀 수 있다는 규칙을 세워 놓은 것이다. 또 일찍부터 아들의 독서 습관을 키워 주기 위해서 책꽂이에는 크기에 따라 또 쉽고 어려운 정도에 따라 책을 진열해서 아들이 스스로 읽고 싶은 내용의 책을 선택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창의성과 창의력을 발휘하도록 가정의 맞춤교육도 중요하다. 집에서 어떻게 가정교육을 시키느냐에 따라 유치원 생활이 재미있고 원만하게 시작될 수도 있다.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 (All I Really Need to Know I Learned in Kindergarten)책이 있다. 목사이신 저자 로버트 폴검(Robert Fulghum)씨가 한 유치원 입학식에서 한 연설이 1986년 책으로 출간되어 계속 베스트셀러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손녀의 유치원 입학을 맞아서 다시 한번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책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 ▶무엇이든 나눠 가지기 ▶남하고 공정하게 행동하기 ▶남을 때리지 말기 ▶사용한 물건을 제자리에 놓기 ▶어지럽힌 것을 자신이 치우기 ▶내 것이 아니면 가져가지 말기 ▶다른 사람을 아프게 했다면 미안하다고 말하기 ▶음식 먹기 전에 손 씻기 ▶균형 잡힌 생활하기 ▶매일 공부하고 그림도 그리고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놀기도 하고 일도 하는 균형 잡힌 생활하기 ▶마지막은 여러 단어 중에서 가장 의미 있는 단어인 ‘경이로움'(wonder)을 기억하고 인식하기다.

태어나서 사물을 보고 인식이 생기고 다음에는 지각이 생겨서 깨닫고 알아가는 것이 바로 인생의 경이로움인 것이다. 5살인 손녀가 유치원 생활을 그려 놓은 책을 한 페이지씩 넘기면서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니 이 책을 구입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정숙 이사 / 한국어진흥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