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습득이 아닌 전문지식 쌓는 시대 살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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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미래 교육 전망을 듣다
엘리트 교육 그룹 박종환 회장

크리에이티브아츠(ECA) 오픈
첨단 디지털 미디어 교육 시작
“건물·공간 초월하는 교육 시대”
창의적 생각 끌어올리게 도와야

“지금은 인성 교육 시대입니다. 지식을 전달하는 교사의 역할은 끝난 것 같습니다. 새롭게 다가오는 교육 세대에 맞춘 역할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엘리트 교육 그룹의 박종환 회장은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교육 시스템이 갑자기 바뀌었지만 앞으로 더 큰 변화가 찾아올 것”이라며 “자녀에게 기존의 학습법을 강조하는 시대는 끝났다. 자녀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고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좋아하는 분야를 찾아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웨스트LA에 디지털 미디어 분야를 가르치는 ‘엘리트 크리에이티브 아츠(ECA)’ 스쿨을 오픈한 것도 다가올 차세대 교육을 겨냥한 것이다. ECA에서 가르치는 커리큘럼은 영화 촬영, 음향기술과 녹음, 음악, 미술 분야로,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핵심 내용이다. 이는 K팝, K드라마로 전세계에 퍼지고 있는 한류 문화를 잇는데 필요한 지식이다. 4차 산업도 결국 전세계가 함께 하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성장할 수 밖기 때문에 이러한 지식을 갖추고 활용할 수 있는 인재는 어디에서든지 필요하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할리우드의 전문가들과 학생들을 연결시켜 교육받게 함으로서 학생들이 지식 뿐만 아니라 축적된 전문가들의 경험을 배우게 하는 게 ECA의 목표”라며 “무엇보다 교수와 학생을 ‘멘토-멘티’로 연결해 실력 뿐만 아니라 졸업한 후에도 교류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ECA에서 가르치는 강사들 중에는 할리우드 영화와 음악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명 프로듀서, 감독, 제작자도 있다. 한인 커뮤니티에서는 교육자로 알려졌지만 주류 사회에서는 교육자 뿐만 아니라 기업가, 독지가로 꾸준히 활동하면서 쌓은 네트워크의 힘이다.

박 회장은 “코로나바이러스 시대가 끝나도 이제는 큰 교실에 학생들을 모아서 공부하는 시대는 사라질 것”이라며 “건물과 공간을 초월하는 교육 시대가 시작됐다. 그에 맞춘 교육법을 학부모들은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이 전망하는 팬데믹 이후 미래 교육과 대입에 대한 전망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5년 전 정규 학교로 시작한 ‘엘리트 오픈 스쿨’은 온라인 수업 중심이었다. 지금 상황을 마치 계획한 것 같다.

“이렇게 빨리 온라인 교육 시대가 시작될지는 예측하지 못했다. 코로나 팬데믹이 없었다면 빨리 시작하지도, 정착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많은 학부모들이 온라인 수업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있었는데 팬데믹이 그 공포심을 없애고 디지털 교육 시간을 앞당겨줬다.”

-엘리트 오픈 스쿨은 팬데믹에 어떻게 대응했나?

“사실 코로나19 사태로 학교가 문을 닫고 온라인 교육을 시작했을 때 다른 학교나 학원들보다는 여유가 있었다. 이미 온라인 교육 시스템이 구축돼 있었기 때문에 수업 진행도 수월했고 학생들의 몰입도 역시 높았다. 올 여름에만 500개가 넘는 강좌를 제공했는데 예상보다 훨씬 더 학부모들과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앞으로 변할 교육 방향을 예측한다면?

“강의실없이 온라인으로 가르치는 미네르바 대학을 보면 답이 나온다. 시설좋은 학교는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학생들의 개인 성향이나 능력을 맞춰서 가르치는 ‘맞춤형 마이크로 스쿨’이 늘 것으로 내다본다. 지금까지는 교사가 지식이나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지식은 넘친다. 때문에 학생들에게 필요한 건 인공지능을 활용한 딥러닝(Deep Learning)이다. 앞으로 학교 커리큘럼도 획일적인 내용에서 벗어나 개인별 맞춤형으로 변할 것이다. 인공지능의 발달로 이런 맞춤형 교육이 가능해진 시대가 왔다.”

-맞춤형 학습이 자녀를 공부하는 기계로 키운다는 우려도 있다.

“앞서 말했듯이 정보는 넘친다. 이제는 전문가 시대다. 자녀가 좋아하는 분야를 찾아 가르치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인공지능으로 아이들을 수준높은 교육을 가르친다고 해도 아이들은 아이들이다. 하루종일 컴퓨터나 스크린 앞에서 스스로 집중해서 배울 수 없다. 그래서 교사는 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격려하며 공부를 끝낼 수 있도록 끌어가는 역할을 해야 한다. 나는 오히려 지금이 인성교육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시대라고 생각한다. 교사가 지식을 주입하는 역할에서 벗어나면서 생겨난 시간을 학생들과 상담하고 정신적, 사회적 성장을 돌본다면 아이들은 더 잘 성장할 수 있다.”

-SAT 학원의 대명사였다. 최근 많은 대학들이 SAT를 필수에서 선택항목으로 바꾼다.

“SAT의 목적은 학생의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그렇기 때문에 SAT를 아주 없앨 수는 없다. 팬데믹으로 SAT를 선택항목으로 변경했어도 점수가 있다면 제출해도 좋다는 항목이 바로 이 의미다. 작은 대학들의 경우 지원서에 적은 특별활동이나 에세이만으로 지원보를 판단할 수 있지만 수만개의 지원서가 몰리는 UC나 아이비리그 대학들은 여전히 활용할 것이다.”

-학부모들에게 조언한다면?

“AP과목을 가능한 많이 택하고 시험을 치를 것을 권한다. 학생의 실력을 드러낼 수 있고 대학에 도전정신도 함께 보여줄 수 있다. 앞으로 UC가 소수계 우대정책(어퍼머티브 액션)을 선택한다면 한인 학생들의 UC 입학 기회는 더 줄어들 것이다. 기회를 넓히기 위해서는 고급 과정을 듣고 칼리지 수업을 듣는 등 앞서나가야 한다.”

▶엘리트 오픈 스쿨: 어바인에 본사를 두고 캐나다, 한국,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에 56개 캠퍼스를 운영하는 글로벌 교육 전문 회사다. 세계경제포럼(다보스 포럼) 정식 회원이며 ‘미래 교육 이니셔티브’에 참여하고 있다. 2015년 가주 교육국과 WASC 인가를 받아 온라인 국제학교 ‘엘리트오픈스쿨’을 설립해 미국 정규 교과과정(5~12학년)을 가르치고 있다.

☞박종환 회장은 엘리트 인스티튜트, 엘리트어학원, JP교육컨설팅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엘리트 교육그룹 회장이다. 엘리트오픈스쿨 재단 이사장이기도 하다. 연세대 재학중 유학와 UC어바인을 졸업한 1987년 말 롤랜드하이츠에 개원한 엘리트학원을 시작으로 현재 6개국 49개 브랜치를 운영하고 있다.

1999년 PSU 대학 경영학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2010년 5월 캘리포니아 주의회가 선정한 ‘아태문화공로상(비즈니스 분야)’을 수상했으며, 2015년 3월에는 LA한인상공회의소에서 선정한 최우수 기업인으로 뽑혔다. 지난해 이민자에게 주는 최고의 명예상으로 알려진 ‘엘리스아일랜드 메달(EIMH·Ellis Island Medal of Honor)’을 수상했다. 수상자 이름은 연방의회에 기록으로 남는다.

‘90% 망하는 미국 유학 성공하기’, ‘How to Prepare for the Top U.S. College’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장연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