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지원 전형] 준비된 학생들에겐 합격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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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신입생 확보 위한 선점책
‘얼리디시전’ 되면 정기 지원 못해
“기회 주자” USC얼리액션 시행

12학년생들의 대입 지원 시즌은 조기 지원 전형(Early Application)부터 시작된다. 정기(regular) 전형과 준비할 것과 과정은 같지만 목적과 결과는 다르다. 조기 전형에 대한 이해와 종류, 고려할 사항을 살펴봤다.  

남가주 소재 리버럴 아츠 칼리지인 포모나 칼리지는 조기 지원 전형의 한 종류인 얼리 디시전 I/II를 실시하고 있다. 포모나 칼리지 입학국 오피스 모습.

대입 지원에 나선 12학년생은 몇 번의 기회가 있다. 나열해 보면, 10월 조기 전형, 12월 정기 전형이다. 물론 11월의 UC전형이 있다. 조기 전형은 단어 그대로 정기 전형에 앞서 조기에 입학 전형에 나서는 것이다. 준비가 잘 된 학생이라면 조기 전형을 이용하면 합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자신의 성적과 실력 등을 냉정하게 살펴보고 자신이 꼭 가고 싶은 대학에 조기 지원해 볼 만 하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명문 대학의 조기 지원자 합격률은 15~25%에 이르고 심지어는 절반 가까이에  이르기도 한다. 전체 합격률에 비해서 5배 정도 높다. 조기 전형 결과는 12월 15일 쯤에는 대부분 알려지므로 설령 원하는 대학에 합격이 안됐더라도 정기 전형에 나설 수 있다. 또한 연말 연휴 전에 대입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하지만 밝은 면이 있으면 어두운 면도 있다. 그것은 조기 지원 합격 학생이 정기 지원 합격생보다 평균적으로 재정 보조 혜택을 적게 받는다는 통계가 있기 때문이다. 재정 보조가 절실하다면 조기 전형으로 지원하는 것에 대해서 여러 가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대학의 입장에서 조기 전형제도는 최고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자구책이며 선점책이다. 실제 조기 전형은 일부 특급 명문대 때문에 생긴 제도다.  

누구나 동감하듯이 일부 주립 등 공립대를 제외하고는 각 대학 입학사정관들은 자기들만의 원칙대로 학생을 뽑는다. 더구나 대학 입장에서는 훌륭한 인재를 확보해야 하는 절실함이 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하버드를 비롯한 아이비리그 대학들에게 훌륭한 신입생 쏠림 현상이 생겼다. 그래서 상위권 대학들이 이들 대학에 훌륭한 신입생을 뺏기지 않기 위해서 정기 전형에 앞서 시행하며 대부분 얼리 디시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예를 들면, 남가주 소재 리버럴 아츠 칼리지 상위권의 한 대학의 경우, 얼리 디시전을 통해서 정원의 거의 절반을 확보한다. 그러면 정기 전형에서 여유 있게 합격자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물론, SAT점수, GPA 등의 일반적인 합격자 정보는 조기 전형 및 정기 전형의 합산 결과다. 그래서 조기 전형이 있는 대학에 지원할 때는 조기 전형 결과를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조기 전형에는 크게 얼리 디시전(Early Decision)과 얼리 액션(Early Action)으로 나뉜다. 합격 결과에 따라 등록 구속력이 있는 의무 입학(binding)이냐 구속력이 없느냐(nonbinding)로 구별한다. 〈표 참조〉

▶얼리 액션=크게 3종류로 나눌 수 있다. 리스트릭티브(restrictive) 얼리 액션, 싱글 초이스(single choice) 얼리 액션, 일반 얼리 액션이다. 리스트릭티브 얼리 액션은 구속력은 없으나 지원시 대학에 따라 다른 대학 지원을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각 대학의 가이드라인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예를 들면 스탠포드는 리스트릭티브 얼리 액션으로 사관학교를 포함해 다른 공립학교 얼리 액션은 지원할 수 있으나 다른 사립대 얼리 액션과 얼리 디시전을 함께 지원할 수 없다고 제한하고 있다. 다만 USC의 메릿 장학금 얼리 액션만은 예외적으로 지원이 가능하다. 조지타운, 노터데임이 여기에 속한다. 싱글초이스 얼리 액션은 구속력은 없으나 오직 같은 시기에 한 개의 대학만을 지원할 수 있다. 이 전형은 하버드, 프린스턴, 예일 등 한 학교만 지원할 수 있고 12월에 입학 허가를 받더라도 얼리 디시전 제도와 다르게 정기 지원을 통해 다른 대학에 지원할 수 있고 등록 결정은 다른 정기 지원 통지를 받은 후에도 가능하다. 최근 USC도 채택한 일반 얼리 액션은 여러 대학에 지원할 수 있다. 구속력도 없고 다른 사립대학 지원 제한도 없다. 12월에 입학 허가를 받고 정기 지원을 할 수도 있으며 4월이 돼 모든 대학의 합격 통지를 받은 후 심사숙고하여 어느 학교를 진학할 지를 결정할 수 있다. USC의 경우, 메릿장학금 신청자는 꼭 얼리액션으로 지원해야 한다. MIT, 미시간 주립 등이 채택하고 있다. 싱글 초이스 얼리 액션과 일반 얼리 액션이 다른 점은 얼리 액션 지원시 여러 대학에 지원할 수 있느냐 없느냐 차이다. 

▶얼리 디시전=바인딩이라서 ‘무조건 등록’ 구속력이 있으므로 꼭 가고 싶은 대학을 정해서 지원하는 것이 맞다. 얼리 디시전은 11월 1일까지 한 대학에만 지원해서 12월에 입학이 허가되면 그 대학을 반드시 가야 한다. 따라서 입학 유무의 결정은 바꿀 수 없다. 만약 얼리 디시전에서 합격 통지를 받는다면 정기 지원을 할 필요가 없다. 얼리 디시전도 마감일 시기에 따라 일반 얼리 디시전과 얼리 디시전 I/II 로 구분된다. 일반 얼리 디시전과 같은 얼리 디시전 I은 마감일이 11월1일 또는 15일이다. 얼리디시전II와 정기전형은 마감일이 1월 1일이나 15일이다.  

▶조기 전형제도의 이해

그해 훌륭한 인재가 딱 1만명만 있다고 가정해보자. 최상위권 대학들은 1만명을 나눠 가져야 한다. 실제 정원과 상관없이 하버드-프린스턴-예일은 자기 학교에 지원하면서 다른 학교의 조기 전형에 지원하지 못하게 하는 ‘싱글 초이스 얼리 액션’을 채택하고 있다. 자칫 얼리디시전이라면 지원자가 지원을 망설일 수 있기에 사용하는 방법이다. 하버드가 싱글초이스얼리액션을 수년 전 그만뒀다가 부활시킨 이유도 프린스턴이나 예일에 훌륭한 신입생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지원자들에게 기회를 줘보자는 의도다. 스탠포드의 리스트릭티브 얼리 액션도 같은 취지다.  이들 아이비 상위 세 학교의 빛에 가려 있는 다른 아이비리그급 대학은 얼리 디시전을 채택한다. 다트머스, 브라운, 코넬, 컬럼비아, 유펜, 듀크 등이다. 결국 최상위권 1만명은 아이비 상위 세학교와 스탠포드, 이외 나머지 5곳의 아이비리그나 뉴아이비에 분산돼 지원하게 된다. 결국 얼리 디시전은 상위 세 학교에 훌륭한 신입생을 뺏기지 않으려고 만든 제도다. 반면 얼리 액션은 얼리 디시전은 채택하고 있지 않지만 나름 명문으로 훌륭한 인재를 뽑으려는 학교들의 제도다. 만약 얼리 디시전이면 지원조차 하지 않았을 학생이 구속력이 없기에 얼리 액션에 지원할 수 있다. 훌륭한 인재가 지원하느냐 아니면 기회 조차 못 갖느냐는 명문대를 지향하는 학교 입장에서는 큰 차이가 있다. 그래서 주립대학이 다수다.

조기 전형과 정기 전형을 보면 대학들의 눈치 싸움이 엿보인다. 최우수대학들의 조기전형 마감은 대개 11월1일, 정기 전형 마감은 1월1일을 시작으로 1월7일, 1월15일, 1월31일, 2월1일 순으로 잡혀 있다. 

▶조기 지원시 고려할 사항

조기 지원이 합격률이 높다고 해서 자격이 미흡한 지원자까지 욕심을 내서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조기 지원 전형 제도를 만든 취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GPA나 SAT등 표준시험 성적이 좋은 인재를 뽑기 위해서 만든 얼리 지원을 채택할 만한 명문 대학 수준에 못미치면 당연히 합격될 리가 없다. 일부 학생은 자신이 명문대학에 지원서를 내는 것이 목적이지 합격할 가능성의 여부에는 관심이 없다. 그들은 어느 명문대학을 지원했다는 것으로 만족해 한다. 그런데 현실은 명문 대학에 합격한 학생의 평균 성적을 보면 10년 전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가능한 대학을 검색하여 전략을 세워야 한다. 계획을 세우기 위해 자녀의 학교 성적, SAT, ACT 점수를 체크하여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입학 자격의 안정권에 있다면 가능성이 있다. 지원 대학에서 충분히 인정해 줄 만한 재능이나 특기가 있으면 더욱 좋다. 또한 독특한 여름 방학 활동이나 뛰어나게 튀는 봉사 활동을 했다면 합격할 기회가 더 있다.

조기 지원 전형에 지원해서는 안 되는 학생도 있다. 재정보조가 꼭 필요한 경우다. 또 확실히 성적과 스펙이 자격이 안 되는 학생, 특히 11학년까지의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은 연습삼아 해서는 안된다. 성적이 충분해서 자격이 넘치는 학생으로 정기 지원을 해도 충분히 합격할 가능성이 있고 재정 보조가 필요한 학생이다. 아울러 대학 선택을 위한 검색을 늦게 시작했거나 아직 전공 선택 같은 것에 대한 결심이 서지 않은 상태다. 조기 전형으로 지원하면 12월에 대학으로부터 합격에 관한 통보를 받는다. 이때 정기 지원으로 같은 학교에 다시 지원할 수 없다. 한 학교에서 2번의 기회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조기 전형 결과 입학 보류(defer)통보를 받은 후 정기 지원의 대기자 명단에 남아 있기를 원한다면 일단 합격한 다른 대학 중 한 곳을 선택해서 등록을 통보해줘야 한다.

장병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