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ㅣ 나에게 맞는 전공은
대학교 원서접수 시즌 시작 전공 결정시 중점 점검사항
본격적인 대입 시즌이 시작됐다. SAT-ACT 최종 점검, GPA 관리, 에세이 작성 등 여러 가지를 신경 써야 하기 때문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하지만 성공적인 대입의 첫 단추라 할 수 있는 희망대학 및 전공 선택은 여름방학이 끝나기 전 지원자들이 가장 먼저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다. 여기서 전공은 졸업 후 취업과도 직결될 수 있기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맘에 안 들면 입학 후 전공을 바꾸자’라고 쉽게 생각해서도 안 된다. 재학 중 전공을 변경할 경우 시간과 재정적 부담이 더욱 가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입을 앞두고 전공선택을 고민하는 예비 지원자들을 위한 전공선택
최종점검 사항을 정리했다.
졸업 후 연봉보다는 자신의 적성에 맞는 분야 택해야
신중히 결정해 시간·금전적 손실 최소화
대학 프로그램 통해 전공 사전 지식 숙지
전공선택 최종점검
대입시즌이 시작되면 학부모들 사이에서 ‘STEM 산업의 전망이 좋다’, ‘인문계열에서도 전문직은 높은 연봉을 보장한다’, ‘일단 입학하고 나서 전공이 안 맞으면 전과(major switching)를 하면 된다’ 등 전공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하지만 이러한 의견을 면밀히 살펴보면 지원자의 지원자의 대학 입학만을 고려한 전공 선택, 지원자의 열정에 상관없이 전망 좋은 산업 관련 전공 지원 등 결과 지향적인 동기에 근거한 결정들이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결과 지향적인 결정은 단기적으로는 ‘희망하는 대학과 유망한 전공’이라는 단기적 목표를 이룰 수 있다. 하지만 이는 흥미와 맞지 않는 전공 과목 공부와 취업 스트레스 등 장기적으로는 학생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만약 전공이 맞지 않아 학교를 다니는 도중 전과를 하게 된다면 학생에게 시간과 재정적 부담은 더욱 가중되게 된다. 대입 지원을 결정하기 전 부지런한 사전 조사와 심사숙고를 통해 전공을 결정해야 하는 이유이다.
◆3명 중 1명은 전공 바꿔
먼저 대학에서 얼마나 많은 학생이 재학 중 전과를 결정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 2018년 연방 교육부는 ‘미국 대학생의 입학 후 3년 내 전공 변경’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2011년과 2012년에 입학한 학생 2만5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학 입학 후 3년 이내에 전과를 단행하는 학생의 비율이 3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쉽게 말해 3명 중 한 명은 입학 당시 선택했던 전공을 취소하고 새로운 전공을 선택한 것이다.
또한 연구대상 학생 중 9%는 2회 이상 전과를 실시했다. 10명 중 한 명꼴로 한 전공에 정착하지 못하고 2번 이상의 전과를 실시할 만큼 한 전공에 쉽게 정착하지 못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통계를 전공별로 세부 분석했을 때 STEM 관련 전공의 이탈률이 인문계열 전공에 비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STEM으로 입학한 학생 중 35%가 1회 이상 전과를 결정했고 인문계열 전공으로 입학한 학생 중 29%가 전과를 결정했다.
전공을 더욱 세부적으로 살펴볼 때 STEM 전공 중 수학이 이탈률 52%로 가장 높았으며 뒤이어 생물학, 물리학, 화학, 농업학 등의 자연과학 계열 전공이 40%로 높았다. <표 1 참조>
엔지니어링 관련 전공의 이탈률이 32%, 컴퓨터공학 전공 이탈률이 28%로 일반학부(32%), 사회과학(31%), 경영학(31%) 등의 비 STEM 전공과 통계학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표 2 참조>
하지만 수학과 자연과학 계열 전공의 이탈률이 비STEM 계열 전공에 비해 월등히 높다는 것은 아무리 장밋빛 미래를 가지고 있는 산업에 종사할 수 있는 전공일지라도 학생과 맞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란 것을 확인시켜준다.
교육부의 해당 보고서를 분석한 비영리단체 ‘헤칭어 리포트’는 “사전 지식이 요구되는 컴퓨터공학과 엔지니어링에 비해 수학과 자연과학 계열 전공의 이탈률이 높은 것은 충분한 전공에 대한 조사 없이 ‘STEM이면 무조건 좋다’는 식의 무분별한 STEM 열풍에 희생양이 된 학생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조사결과 또한 교육부 보고서의 통계에 힘을 실어준다. 고등교육 기술 솔루션 제공 업체 ‘엘루시안(Ellucian)’이 지난 2019년 2년제 또는 4년제 공립 및 사립 대학에 재학중인 100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분의 1이 입학 당시 선택한 전공과 졸업 후 커리어에 대해 충분한 이해가 없이 전공을 결정했다고 답했으며 절반이 넘는 52%의 응답자가 1회 이상 전공을 변경했다고 답했다.
설문조사를 보도한 통신사 비즈니스와이어는 “응답자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입을 모아 ‘전공 선택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라고 답했는데 X세대 응답자 중 49%만이 전공선택 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대답한 반면 Z세대는 무려 68%가 전공선택으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답했다. 세대가 젊어질수록 전공선택으로 겪는 어려움은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간과 금전적 손해 막심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학생들의 전과를 허용한다. 특히 학생 수와 학과 정원이 빠듯한 공립대에 비해 사립대가 비교적으로 전공 변경이 수월하다. 하지만 사립대와 공립대를 막론하고 전과를 단행하게 되면 학생에게는 시간과 금전적으로 부담이 발생한다.
비영리단체 ‘컴플릿 칼리지 아메리카(Complete College America’가 2019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적어도 1회 이상 전공을 변경한 학생의 경우 평균적으로 전공을 변경하지 않은 학생에 비해 1년가량 대학을 더 다니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 통계센터가 제공한 2018-2019 미국 대학 평균 학비에 따르면 4년제 공립대의 평균 학비는 2만598달러, 4년제 사립대 평균 학비는 4만4662달러였다. 다니는 학교에 따라 편차가 존재하지만 적어도 1회 전공을 변경하는 학생의 경우 약 2만에서 4만 달러 가량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것이다. 만약 두 번 이상 전과를 한다면 이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될 수도 있다.
모든 대학생이 수강해야 하는 교양과목(electives)만 들으면서 전공을 탐색하다가 2학년 직전에 전공 변경을 결정하는 이론이라면 졸업을 지연시키지 않고 전공을 변경하는 것이 이론적으로는 가능해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시나리오대로 흘러가기란 쉽지 않다. 대학별 전공마다 ‘prerequisite’ 또는 ‘pre-major requirement’라고 표현하는 전공교양 과목들 때문이다.
전공교양 과목은 입학 후 3학년 진학 직전 전공을 최종결정(declare) 하기 전 해당 전공 결정을 위해 1-2학년에 이수해야 하는 교양 과목으로 경영학 관련 전공을 예로 들면 ‘Principles of Accounting’, ‘Business Law’, ‘Principle of Management’ 등과 같은 수업들을 일컫는다. 비록 교양과목이지만 해당 과목을 1-2학년 재학 중에 이수하지 않았을 경우 특정 전공을 결정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입학 후 아무리 빠르게 전공 변경을 결정한다고 해도 졸업은 지연될 수밖에 없다.
앞서 살펴본 엘루시안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과를 결정한 학생의 39%는 그 대가로 교양과목을 추가로 이수해야 했다고 답했으며 31%는 교양과목뿐만 아니라 전공 과목도 새롭게 이수해야 했다고 답했다. 여기에 더해 전과를 결정한 응답자의 28%는 전공 변경으로 인해 예정보다 2개 이상의 학기를 다녀야 했다고 답했다.
10명 중 1명 전공 2회 변경하기도
이공계 전공 이탈률이 인문계보다 높아
◆전공 찾기 위해 노력 기울여야
다수의 지원자가 전공 선택보다는 당장에 원서를 접수하게 될 학교, SAT 준비, 에세이 작성 등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하지만 전공 선택 또한 이에 못지 않게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할애하여 선택해야 한다. 시간적-금전적 손실이 발생하는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지원자는 자신이 선택하게 될 전공에 대해 충분한 사전조사를 하고 면밀히 살펴야 한다. 다음은 US뉴스앤월드리포트가 소개한 올바른 전공 결정법을 정리한 내용이다.
◆나의 열정을 찾아라
학생이 선택하는 전공은 졸업 후 취업뿐만 아니라 학생의 입학부터 졸업까지 대학생활 전반에 영향을 끼친다. 선택한 전공에 따라 어울리게 될 친구, 교수, 동아리 활동 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의 성공적인 대학생활까지 결정되는 문제라면 더더욱 학생이 열정적으로 공부하고 활동할 수 있는 전공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대입 지원자들이 전공 선택 과정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단계이기도 하다. 내가 고등학교 시절 좋아했던 수업과 과외활동, 나의 성향, 취미 등 평소 자신의 모습을 살피며 어떤 순간에 나의 열정이 발휘되는지 점검해야 한다.
◆산업 전망, 연봉, 적성 간의 조화를 고려하라
전공 결정 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진출하게 될 산업의 전망과 연봉이다. 대부분은 고등 교육 이수의 목적이 취업과 생계에 근거한다. 하지만 무조건 산업 전망과 연봉만 쫓다 보면 적성에 맞지 않는 전공 때문에 고생하는 경우도 다반수다.
이러한 이유로 산업 전망과 연봉에 대한 사전조사를 하되 그러한 산업에 직종이 나의 적성과 맞는지를 반드시 고민해야 한다. 산업 전망과 연봉은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방대한 양의 자료를 찾아볼 수 있다. 직종의 적성을 파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해당 직종에서 두각을 나타낸 인물들의 인터뷰 기사를 찾아보거나 청소년들을 위한 멘토링 강연 등을 듣는 것을 추천한다.
◆학교가 제공하는 자원을 십분 활용하라
고등학교와 대학교 모두 학생의 성공적인 대학 진학 및 졸업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장 먼저는 원서 접수 전 고등학교 카운셀러와 면담을 통해 진학을 희망하는 대학에서 제공하는 전공과 전공 과목 등을 함께 살피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학에 진학했다면 커리어 센터, 전공 관련 카운셀러 들과 부지런하게 만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엘루시안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7%는 대학교 카운셀러를 방문하는 이유로 다음학기 수강신청이 주된 이유라고 응답했으며 64%는 대학생활 중 카운셀러를 2번 보다 적게 만났다고 답했다. 학교가 제공하는 다양한 리소스를 십분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달 23일 헤칭어 리포트는 전공을 제대로 결정하지 못해 졸업이 늦어지는 학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학들이 선보이고 있는 다양한 학교생활, 전공, 커리어 연계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기사에서 언급된 콜로라도대, 디킨슨 칼리지, 보스턴 칼리지는 여름방학 기간에 예비 신입생을 대상으로 각 학과에서 운영하는 전공과 과목, 학과에 따른 다양한 동아리 활동, 졸업 후 커리어 등을 학생들이 직접 탐색하며 만약 새로운 흥미와 적성을 발견했다면 1학년 시작 전 전공 변경을 결정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지원자들은 대학별로 학생들의 성공적인 정착과 전공 선택 지원 등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지 원서접수와 입학 전 면밀히 살펴야 한다. 자신에게 꼭 맞는 전공을 선택하여 졸업까지 순탄하게 이어진다면 가장 최고의 시나리오겠지만 만약 학기 중에 전공이 자신의 적성과 안 맞는 것을 느낀다면 주저 말고 학교가 제공하는 다양한 자원들을 활용하여 전공 변경 이후 발생할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균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