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현실적인 입시] 입시 팩트 체킹: 진실과 거짓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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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유혹, 이를 이기지 못한 자, 그리고 그로 인한 대가.

출처: Canva

꽤나 익숙한 전개이다. 성경 책에 등장하는 에덴 동산의 아담과 이브 이야기까지 거슬러 갈 것도 없이, 우리는 미디어를 통해 수많은 케이스들을 접하고 있다. 금지 약물을 복용한 채 우승했다가 금메달이 박탈된 스포츠 선수들도 있고, 약물에 손을 댔다가 비참한 말로를 겪는 스타들의 사례도 많다.

하지만, 의외로 그러한 유혹은 우리 가까이에 있다. 바로 아이들의 대학 입시 이야기다. 대학 입시 과정에서의 비리, 부정 이런 것들을 들으면 아마도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2019 년 세상을 떠들썩 하게 만들었던 릭 싱어의 부정 입학 스캔들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진실과 거짓, 양심과 비양심을 가르는 건 꼭 그렇게 거대하고 뻔뻔한 스케일로 진행되는 입시 비리에 국한되지 않는다.

많은 평범한 학생들이 대학 원서를 쓰며 고민하고 잠시나마 흔들리게 되는 순간이 있다. 바로 대외 활동을 적어 넣는 칸에 어느 정도 까지의 사실을 써야하는가 같은 것들이다. 애초에 고등학교 GPA 나 SAT 관련한 점수 조작이나 관련자 매수 등은 범죄의 영역이고 현실적으로 입시를 준비하는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해당 사항이 없다.

하지만, 학생들이 원서에서 대외 활동 칸을 채워 넣다 보면 문득 고개를 드는 의문점이 있다. “이 정도 활동, 시간으로 내가 이걸 열심히 했다고 바라봐 줄까? 어차피 다들 약간 부풀리기를 한다는데 이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이는 결국 미국 대학교들의 입학사정관들은 지원자들의 원서에 써 있는 내용들에 대해서 팩트 체크를 하는지, 만약 한다면 어느 수준 정도로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부분과 연결된다.

입학사정관들이 모든 지원서에 있는 내용들에 대해 팩트 체킹 즉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할까? 결론부터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정답은 “아니오” 이다. 소위 말하는 사이다 같은 결말을 위해서는 그 대답이 “네, 일거수일투족을 다 체크하니까 거짓말을 할 생각은 꿈에도 하지 마세요”여야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입학사정관들이 원서의 디테일을 하나하나 확인할 시간이 없기 때문

간단히 말해서, 그들은 원서에 기재된 내용들의 팩트 체킹을 하나씩 다 파고들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명성이 있는 학교들의 경우 입시철마다 수만개의 지원서를 받는 일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 수만명이 원서에 쓴 수십만개의 활동 내역에 대한 사실 관계를 하나씩 확인하려면 입시는 올림픽처럼 4 년에 한번 진행되야 할 수도 있다.

입학사정관들이 원서의 마이너한 디테일까지 재차 확인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

예를 들어, 어떤 학생이 실제로는 교내 오케스트라를 1 주일에 10 시간 했는데, 원서 상에서는 (다른 친구들과의 묘한 경쟁심이 붙는 바람에) 12 시간이라고 썼다는 사실을 입학사정관이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 물론 전혀 하지 않은 활동에 대해 1 주일에 40 시간씩 시간 투자를 했다고 하는 것은 너무 뻔히 드러날 것이다.

생각보다 다소 허술해 보이는 입학사정 과정을 보니, 조금 더 블러핑을 해도 될 것 같이 느껴진다면 그건 너무 일차원적인 접근 방식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발각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그것을 해도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시도는 굉장한 우연, 혹은 지원자 본인의 실수로 인해 성공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의외로 꽤 많다.

우연한 전화 한 통에 날아가버린 합격증

이와 관련한 꽤나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아이비리그 대학교들 중 하나인 유펜의 한 입학사정관에 따르면, 어떤 지원자 중 하나는 에세이에 본인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고, 좋은 평가를 받아 합격을 목전에 두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우연치 않게 학교 측에서 그 학생의 집에 연락을 할 상황이 생겼고, 하필이면 전화기 너머로 지원자의 (에세이 상에서는 돌아가신)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오게 된 것이다. 당연히 그 학생은 합격하지 못했다.

입학사정관들은 최소한 원서 내부에서의 크로스 체킹은 진행한다

지원자들이 본인의 활동 이력을 부풀리기 위해 조금씩 풍선에 바람을 불어넣다 보면, 본인도 모르게 어느 순간 임계점을 넘어버리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활동 내역 하나하나를 학교, 단체에 연락해서 확인하지는 않지만, 지원자의 원서를 통해 파악할 수 있는 다른 정보들을 취합하여 크로스 체킹을 하는 과정은 거치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지원자의 활동 내역이 상식적,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는 경우라면 즉시 필터링에 걸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남학생의 원서에 100 미터 달리기 16 초의 기록을 가지고 고등학교 육상부 코치의 눈에 띄어 스카웃되고 결국 주장까지 맡게 되었다는 에세이와 대외 활동 내역을 입학사정관들이 보게 되면, 그 지원자는 바로 불합격처리 될 것이다. (중학교 1학년 선수들이 보통 100 미터를 12-13 초대에 주파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조금은 거짓말을 섞어도 괜찮을까? 질문을 조금 바꿔보자. 미국 대학 원서에 허위 사실을 기재하는 것이 가능할까? 앞서 말했듯 허위 사실을 기재할 수는 있다. 하지만 절대적으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단순히 도덕적으로 잘못되었기 때문이 아니다. 그 대가가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우리는 현실적인 관점에서의 입시를 이야기하고 있으니, 약간의 과장을 보태서 랭킹 몇 단계 높은 대학에 간다한들, 담당해야 하는 리스크에 비해 리턴 값이 적은 게임을 굳이 할 필요는 없다.


제인 김 대표 / 16H 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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