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현실적인 입시] 2024 대입: UC 너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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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3월말에서 4월,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야구 시즌이 시작되는 기대감이 드는 때이고, 또 어떤이들에게는 아름다운 꽃을 만날 수 있는 설렘을 느끼게 하는 시기이기도하다. 하지만 대학 입시를 준비하며 레귤러 디시전 (Regular Decision) 결과를 기다리는 수험생 그리고 학부모들에게는 하루하루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나날이기도 하다.

출처: Canva

3월 중순을 지나며 대부분의 대학교들에서 속속 합격자 발표를 하고 있다. 그와 동시에 실제 진학 여부와 무관하게 예상치 않은 결과를 받아들고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는 학부모들을 보게된다. 혹자는 이를 미국 대학 입시의 묘미라고 하지만, 당사자들에게는 묘미보다는 혼돈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이다.

그리고 올해 입시 대혼돈의 중심에는 캘리포니아 대학 (University of California, 이하 UC)들이 있다. 수년 전부터 조금씩 조짐을 보이더니, 마치 그 동안의 예측 불가 사례들은 전조에 불과했다는 듯 올해 결과들은 빅 원 (Big One, 캘리포니아에 올것으로 예상되는 대형 지진)이라 불려도 무방할 정도의 충격을 주고 있다.

그동안 UC는 (특히 캘리포니아 거주 중인)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일종의 안전지대와 같았다. 최상위권 학생들에게는 아이비리그 대학을 포함한 탑 명문 사립이 아닌 UC 버클리와 UCLA라는 글로벌한 명성을 가진 탑 주립대학이라는 옵션을 제공했고, 탑 사립을 겨냥할 만큼의 대외 활동이 없더라도, 학생으로서의 기본기, 즉 학교내 활동이나 GPA 관리 등을 성실하게 했다면 충분히 합격을 노려볼 수 있는 학교들이 많았다는 점도 그러한 인식에 한몫을 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UC들의 합격자 발표를 보고 있노라면 커다란 물음표가 생길 수밖에 없다. 16H LAB이 컨설팅을 담당하며 원서 지원을 함께한 학생 중에는 조지타운에 합격하고 UC산타바바라에서 웨이트리스트를 받은 경우도 있다. 원하는 학교에 합격하고 정작 세이프티에서 떨어지는 케이스는 당연히 종종 벌어지는 일이지만, 해당 학생에게 UC산타바바라는 최소한의 안전장치 느낌으로 지원한 학교였기에 더욱 놀라움을 줬다.

도대체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기에 안그래도 갈수록 변수가 많아지는 미국 대학입시에서 “UC 너마저…”라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일까. 크게 세 가지 이슈를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 지원자 수의 급격한 증가

코로나 시국 이후 SAT 혹은 ACT 와 같은 공인 시험 점수 제출 의무화 조항을 폐지하는 학교가 늘어나면서 전반적으로 미국 대학교 지원자 수가 급증했다. 입학 정원은 크게 변하지 않았는데, 지원자 수가 늘어났으니 합격률이 낮아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인과관계이다.

하지만 UC의 경우는 한 발 더 나아가 테스트 옵셔널이 아닌 테스트 블라인드 (Test-blind: 공인 시험 점수 제출을 아예 하지 않는) 제도를 시행하면서 ‘말로만 선택사항이지 실제로는 입학사정 과정에서 시험 점수를 고려하는’ 타 대학들과는 급이 다른 혼선을 야기하고 말았다.

학생 선발에 있어서 중요한 하나의 축을 스스로 없애버리면서 우수한 학생을 선별하는 ‘선구안’을 잃어버렸고, 시험 점수가 필요 없으니 어느 정도만 되면 일단 찔러보기식 지원을 하는 지원자들의 수가 급증해버리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이는 바로 두번째 이슈로 이어지게 된다.

둘째, 입학사정 과정의 변별력 급감

갈수록 대외 활동과 에세이와 같은 영역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고, 실제로도 주요 대학교에서 합격을 가르는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그건 고등학교 GPA 와 SAT 와 같은 성적 기반의 정량적인 지표 평가라는 예선전을 통과했을 때의 얘기다. 그렇기에 여전히 대외 활동과 에세이가 제대로 평가를 받으려면 우수한 시험 점수와
GPA 관리가 필수적이다.

그런데, UC 는 앞서 말한 테스트 블라인드 정책을 시행하면서 ‘예선전’을 반쪽짜리로 만들고 말았다. 시험 점수가 없다보니 과도하게 고등학교 GPA 에 의존하게 되는 상황을 만들었을 뿐 아니라, 한정된 입학사정관 인력이 너무 많은 지원서를 검토하게 되면서 제대로 옥석을 가리지 못하게 된 것이다.

작년 16H LAB 의 케이스들을 보면, UC 불합격이 납득되지 않아 (본인이 더 선호하는 곳에 합격한 경우가 있음에도) 어필을 진행한 학생들 대부분이 추가 합격 통지를 받았다. 이는 UC 의 입학사정 과정, 그리고 합격자 선별에 있어서 과연 합리적이고 정확한 판단이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물음표를 갖게 하기에 충분한 사례였다.

셋째, UC 를 세이프티로 생각하는 판단

여전히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은 UC 를 세이프티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앞서 말한 지원자 급증, 시험 점수 관련 정책, 변별력 감소 이슈와 맞물려서 UC 는 여러가지 의미로 갈수록 합격 난이도가 올라가고 있다.

거기에 인종 구성, 지리적 특성도 UC 의 입학 난이도를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상대적으로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은 아시아계 인구 구성 비율이 타 주에 비해 높은 캘리포니아의 특성 상, (타 주 탑 사립으로 보낼 게 아니라면) 주립대들 중에서도 평균적으로 명성, 랭킹이 높은 캘리포니아 내의 UC 에 진학하여 가족과 가까운 곳에서
지내고, 학비 혜택도 받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경쟁이 치열해질 수록, 세이프티는 더이상 세이프티가 아니다.

믿었던 UC 마저 당황스러운 결과를 내놓고 있는 상황에 대한 대안은 무엇일까. 특별한 선호 때문이 아니라면 다른 주의 Flagship 주립대나 Merit based scholarship 을 제공하는 학교를 고려해보는 것을 권한다. 여전히 UC 는 UC 지만, 앞으로도 계속 당황스러운 행보를 이어간다면, 자녀에게 더 훌륭한 교육과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고 싶은 부모 입장에서, 더이상 UC 는 최선의 선택지가 아닐수도 있기 때문이다.

제인 김 대표 / 16H LAB
www.16hlab.com
문의: info@16hla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