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확실해 졸업생들 취업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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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란타 중앙일보]

공무원 대량 해고·관세전쟁·경기 불확실 등 겹쳐
“50여곳 지원…신입 채용에 석사학위 지원 많아”

에모리대 졸업식 모습. [홈페이지 캡처]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전쟁 여파로 경기 불확실성이 짙어진 가운데 대학 졸업생들이 취업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틀랜타 저널(AJC)은 졸업 시즌을 맞아 졸업생과 경력직 모두 어려운 고용시장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방정부 인력 감축, 관세전쟁 등으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 등이 취업시장을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크리스 카보닉 에모리대 교수(노동경제학)는 무엇보다도 “고용시장이 정체된 상태에서 졸업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보여주는 데이터를 살펴보면 매우 걱정된다”고 AJC에 전했다.  

2019년 스탠퍼드대학 연구에 따르면 경기침체기 대학 졸업생의 중년 사망률이 더 높고, 약물 과다복용 위험도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미경제연구소(NBER)에 의하면 경기침체기에 사회생활을 시작한 사람들은 장기적으로 소득이 낮고, 장애율이 높으며, 결혼과 배우자의 성공률이 낮고 자녀수도 적은 것으로 밝혀졌다.  

카보닉 교수는 이같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지금 세대는 30, 40년 후 고용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졸업한 것에 대한 결과를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공별로 겪는 어려움이 차이가 날 수도 있다. ‘겟 어 코퍼릿 잡’의 설립자이자 커리어 코치인 케이티 스미스 씨는 특정 기술이 없는 사회과학과 인문학 전공자보다 전문기술을 갖춘 의료와 인공지능 전공이 유망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대학에서 취득한 학위는 일자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지적했다. 

제한된 취업시장은 졸업생들이 전공과 관련 없는 직업을 선택하도록 만든다. 특히 학자금 대출 상환이 임박한 상황에서 전공을 무시한 직업선택 현상이 더 심해진다. 또 소비자 물가가 상승하면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는 압박감을 더 크게 느끼며, 결국 시간이 지나면 정작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기가 어려워 진다. 

조지아의 한 졸업생은 올해 공무원들이 대량 실직된 사태를 언급하며 “고도로 숙력된 인력이 대거 구직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같은 졸업생도 같은 일자리를 두고 경쟁하고 있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컴퓨터 정보시스템을 전공한 또다른 졸업생은 “50여곳에 지원했지만 운이 없었다”며 “신입 채용(entry level)에 지원하는 사람 중 상당수가 석사 학위 소지자”라고 전했다. 취업이 어려우면 대학원 진학을 고려하는 학생이 많아지지만 최근 대학 예산 삭감으로 이 또한 녹록지 않다. 신문과 인터뷰한 일부 졸업생들은 ‘개인적인 인맥’을 통하거나, 전에 일했던 인턴십을 통해 취업했다고 전했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