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현장에서] 감정 표현할 기회 제공해 화를 다스리는 법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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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같이 모든 것이 불확실할 때 종전보다 더 자주 화를 낼 수 있다. 그런데 화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문제가 생긴다. 혼자 끙끙 앓으며 화병이 날 수 있고, 반대로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화를 내면 관계에 금이 가고 물리적인 피해도 생긴다. 그래서 화를 제대로 다스리고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화(火)는 한자 그대로 불같이 뜨거운 감정이 속을 태우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화가 치밀어 오를 때 ‘열(heat)’을 받았다고도 하는데 정말 체온이 올라가고 땀도 난다. 화가 날 때 몸에서 두 가지의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하나는 아드레날린(또는 에피네프린)이고 또 하나는 노르아드레날린(또는 노르에피네프린)이다.

전자는 신장 윗부분에 있는 부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고, 후자는 주로 뇌에서 신경전달물질로 몸에 전달된다고 한다. 보통 아드레날린이 80%, 노르아드레날린은 20%의 비율로 분비된다. 이 두 호르몬으로 인해 화가 난 사람은 흥분하고 긴장하며 심박수와 혈압과 호흡횟수가 증가하고, 심한 경우 소화불량도 일어난다.

심리학에 ‘투쟁-도피 반응(fight-or-flight response)’이 있다. 사람은 곤경에 처하면 투쟁할 것인지 아니면 도피할 것인지 판단하고 행동을 취한다. 그런 중대한 결정을 내리려면 모든 감각이 적색경보 모드, 즉 비상사태에 들어가야 한다. 그 변화를 아드레날린이 가능케 한다. 다시 말해, 어떤 이유로 위협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몸에서 아드레날린이 분비되고, 원인을 제공한 사람이나 이유와 맞서 투쟁할 것인지 아니면 도피할 것인지 결정을 한다. 화를 겉으로 낸다는 것은 투쟁을 선택했거나, 도피를 택했어도 분노가 가라앉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사람은 못마땅하거나 불공평함을 느낄 때 화를 낸다. 어른도 그렇고 아이도 그렇다. 유아를 관찰해보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할 때, 예를 들어 자신의 장난감을 다른 아이가 만지거나 손에 거머쥘 때 짜증을 내고 분해 울기도 한다. 어른의 경우 자신의 권리가 박탈되거나 계획한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화를 내고, ‘욱’해서 앞뒤를 가리지 않고 과격한 말과 행동을 하기도 한다.

사람마다 화를 내는 정도와 횟수에 차이가 있다. 타고난 성격, 유년시절의 경험, 현재 처한 상황, 그리고 호르몬 불균형 때문이다. 청소년의 경우 호르몬으로 인해 신체적 또 심리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기에 자신의 감정을 잘 다스리지 못한다. 그래서 부모나 친구, 또는 형제와 마찰도 심하고 때로는 언성을 높이고 과격하게도 행동한다.

그렇기에 부모나 교사, 또는 목회자나 상담자는 특히 청소년이 ‘화’를 잘 다스리게 가르쳐야 한다. 이것이 인생에 큰 교훈 및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첫째, 분노를 억제하라고 강요하지 말자. 화를 무조건 참으라고 강요하는 것은 언젠가 폭발할 화산에 잠시 뚜껑을 덮어놓는 것과 같다.

둘째, 타이밍이 중요하다. 어떤 아이는 화가 났을 때 즉각 말과 행동으로 표현하지만 어떤 아이는 셧-다운 한다. 후자의 경우엔 시간과 공간을 주고 아이가 대화를 청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현명하다.

셋째, 감정을 표현할 기회, 즉 대화의 창구를 마련해줘라. 대화의 핵심은 들어주는 것이다. 아이가 왜 화가 났는지 이야기를 다 들어주고, 그다음 구체적인 질문을 통해 설명을 유도해 아이가 자신의 입장을 침착히 정리하도록 돕자.

넷째, 부모도 감정을 잘 관리하자. 아이가 화를 낼 때 부모가 같이 화를 내는 것은 불에 화약을 뿌리는 것과 같다. 부모가 아이의 말을 들어주지 않을 때, 아니 맞서 화를 낼 때 아이의 분노는 갑절로 증가한다. 분노를 잘 다스리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공부나 대학진학, 또 직장보다 훨씬 중요한 삶의 지혜를 아이에게 가르쳐주는 부모가 되자.

“노하기를 더디 하는 자는 용사보다 낫고 자기의 마음을 다스리는 자는 성을 빼앗는 자보다 나으니라.”(잠언 16장 32절)

제이슨 송 교장
새언약 초중고교 jason.song@e-nc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