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중앙일보] 발행 2021/01/25 미주판 1면 입력 2021/01/24 22:00 수정 2021/01/24 19:44
SAT 폐지로 관심 시들해질까 우려
‘K문화’ 연계 새 교수법 개발 필요
AP과목·뉴얼(Newl) 포함 노력 병행
<관계기사 교육섹션> SAT 서브젝트 시험 폐지 후 변화: 대입 심사에 GPA 비중 늘어날 듯
그동안 SAT 서브젝트 한국어 시험은 많은 한인 학생들이 고득점을 올릴 수 있는 과목이었다. 하지만 이번 폐지 발표로 대학 진학 준비 과정에서의 혼란 뿐 아니라 한국어 교육 전반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어 시험 폐지로 한국어 교육에 대한 관심 자체가 시들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어 교육 관계자들은 한국어 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려면 학부모들 스스로가 ‘한국어 교육=뿌리 교육’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오렌지카운티의 한 공립학교 한국어반 교사는 “공립학교와 달리 주말 한국학교들이 이번 시험 폐지로 받는 영향이 더 클 것”이라며 “SAT 한국어 시험 준비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고득점을 올릴 수 있는 시험 과목이 없어졌으니 목적도 사라진 셈”이라고 덧붙였다.
대입 카운슬링 업체인 칼리지바인의비나이 바스카라 카운슬러는 “SAT 서브젝트 시험을 폐지한 건 대학에서 학점을 인정받는 AP과목 때문”이라며 “ 한국어와 현대 히브리어와 달리 SAT 서브젝트 시험에 포함된 중국어, 일본어 등 다른 외국어들은 AP과목이 있어 이번 조치로 인한 여파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국에 교육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타인종에 대한 한국어 교육과 달리 한국 문화를 이미 경험하고 있는 한인 2~3세들을 위한 맞춤형 한국어 교육법이 보급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어진흥재단의 모니카 류 이사장은 “최근 K-팝, K-드라마 등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한국어를 배우려는 타인종 학생들이 늘고 있다”며 “하지만 한인 2~3세들에게는 진학에 필요한 점수 따기용 보다는 정체성을 찾기 위해 한국어를 공부해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이에 필요한 교육법을 생각해볼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류 이사장은 “이와 더불어 한국어 교육 활성화를 위해서는 고등학교내 한국어 AP반 개설이 필수”라고 덧붙였다.
일부에서는 뉴얼(Newl) 한국어 시험도 대안으로 제기되고 있다. 뉴얼 한국어 시험의 경우 AP시험 대용으로는 인정받고 있지만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인 UC가 정식으로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어 이를 해결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한국어 교육 관계자들은 이번 주 화상회의를 통해 SAT 한국어 폐지에 따른 향후 한국어반 운영과 한국어 교육 확산 방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LA한국교육원의 신주식 원장은 “SAT 한국어 시험이 없어진다고 해서 당장 진행되고 있는 각종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이 무너지는 건 아니겠지만 아무래도 일정 부분 영향을 받고 위축될 수 있다”며 “한국어 교육이 위기상황을 맞고 있는 만큼 관계자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수학,문학, 역사, 외국어 등 20개 과목으로 구성된 SAT 서브젝트 시험은 대입 지원 시 SAT 점수와 함께 제출하면 심사에 반영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시험 장소가 잇따라 폐쇄되고 UC를 포함한 주요 대학들이 SAT 시험 점수 제출 조항을 제외하거나 중단하자 학생들의 시험 부담을 줄인다는 이유로 전격 폐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