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 원장의 케이스 스터디] 장점 살리는 분야에 도전, 리더십 평가기준은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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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외활동이 가능하긴 한가요?’ ‘뭘 하면 좋을까요?”

얼마 전 중앙일보 주최로 열린 온라인 칼리지페어에서 키노트 스피커로 나선 클레어몬트 매케나 칼리지(Claremont McKenna College·CMC) 입학담당 부총장에게 이런 내용의 질문이 쏟아졌다. 두 번째 스피커로 등장한 의대 관계자에게도 비슷한 질문들이 이어졌다. 당연한 일이다. 지금 고교생들, 그리고 학부모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이다.

필자는 코로나 사태가 시작되기 얼마 전 한 교회의 학부모회에서 진행한 세미나에 참석했는데 이날 강의 후 ‘리더십’을 화두로 한 열띤 토론이 펼쳐졌다. 대학이 입학심사 시 리더십을 중요한 요건으로 보는 것은 기정사실. 그런데 대학이 중요하게 보는 리더십이란 과연 무엇일까 라는 요지의 토론이었다.

필자가 학부모들에게 ‘좋은 리더십은 무엇일까요?”라고 질문하자 대동소이한 답이 이어졌다. 학생회장 혹은 클럽 회장, 밴드리더, 디베이트팀 리더 등이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또 한가지의 타이틀, ‘창립자(founder)’, 즉 클럽 창설자도 좋은 리더십에 들어간다는데에는 이견이 없었다. 그러나 필자가 말하고 싶은 리더십은 그게 아니었다. 그리고 대학이 ‘리더십’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보고자 하는 것 또한 학생들의 그런 요란한 타이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 다시 그날 세미나 상황을 언급하는 이유는 지금 코로나 사태에서 학부모들이나 고교생들이 생각하는 과외활동과 대학이 눈여겨볼 만한 과외활동에는 적지 않은격차가 있다는 공통점 때문이다.

대학이 보고자 하는 리더십은 그럴싸한 타이틀이 아니라 과연 학생들이 자신들이 활동한 클럽, 조직에서 어떤 역할을 감당했는지를 보고 싶은 것이다. 대학이 학생회장들만 뽑는다면, 그리고 모든 클럽이나 조직에서 최고의 감투만 썼던 학생들만 고른다면 그런 학생들로만 구성된 대학의 조직들이 원활히 움직일 수가 없다. 너도나도 회장만 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회장이거나, 부회장이거나, 서기나 총무, 회계, 혹은 회원이라면 과연 자신이 속한 클럽이나 모임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어떤 열정을 가지고 임했는지, 어떤 결과물을 냈는지가 중요하다.

물론 코로나 초기 시절 한 고교생이 헬리콥터로 마스크를 공급한 선행이 알려져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지만, 누구나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그렇다고 이러한 활동이 지망대학 입학을 보장받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과외활동에 대한 부담은 어떻게 덜 수 있을까. 하버드 대학이나 예일대학이 웹사이트에 공개한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길 바란다. 일단 개인 및 가정의 건강을 돌아보며 자신을 잘 지키고 (정신적으로라는 의미도 붙이면 좋겠다) 주변을 돌아보며 커뮤니티에서, 혹 자신이 할 일이 있는지 둘러보라고 권유했다. 이는 앞서 칼리지 페어에 초대된 CMC 관계자가 밝힌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같은 고민을 가지고 지난 5월 찾아온 당시 11학년 남학생 A군은 (가을학기 기준 12학년) 성적도 우수하고 학교 수학클럽에서 회장직을 맡고 있을 만큼 수학에 대한 재능과 애착이 남달랐다. 그러나 학교가 문을 닫은 상황에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고민 중이었다.

필자는 수학이란 재능을 가지고 봉사활동을 하자고 제안했다. 이미 11학년에 AP 미적분(Calculus) BC까지 마친 상태였기 때문에 방학동안 온라인으로 대학과정 수학인 선형대수(Linear Algebra)를 선택하도록 권유했고 아울러 12학년에 선택할 예정이었던 통계(Statistics)까지도 온라인으로 마치도록 했다. 봉사활동으로는 인근 초등학교와 연계해 올가을 중학생에 올라가는 학생들에게 온라인으로 영어와 수업을 지도하는 임시 튜터링 클럽을 만들어 친구 3명과 함께 약 20명의 초등학생을 소그룹으로 나누어 지도하도록 했다.

물론 A군의 활동이 화려하지는 않을지라도 어린 학생들이 다시 만날 때마다 숙제도 조금씩 더 열심히 하려 하는 모습, 안하려고 꾀부리는 학생은 따로 1대 1로 온라인 상에서 만나 추가 수업을 하면서 수학에 대한 재미를 붙여주려고 했던 경험담이 대입 에세이에서 A군의수학사랑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다고 확신한다.

김소영 원장 / LA 게이트웨이 아카데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