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 공립교 ‘왕따’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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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중앙일보]

교육국, 2024년 학습환경 설문조사 결과 공개
왕따 경험 비율 2019년 44%에서 올해 51%로
아시안, ‘왕따’ 경험 비율 낮지만 불안감 높아

뉴욕시 공립교 2024~2025학년도 가을학기 개학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팬데믹 이후 교내 왕따 문제가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 교육국이 학생과 학부모, 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공립교 학습환경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절반 이상의 중·고등학생이 교내 왕따를 경험한 것으로 파악됐다.

설문조사에 응한 중·고등학생 35만5105명 가운데 51%가 ‘반 친구들이 가끔 또는 자주 서로를 괴롭히거나, 희롱하거나, 위협했다’고 답했다. 이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의 44%보다 7%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인종별로 보면 아시안 학생의 왕따 경험 비율이 48%로 가장 낮았으며, 흑인 학생이 56%로 가장 높았다.  

학년별로는 7학년의 왕따 보고 비율이 64%로 가장 높았고, 12학년이 38%로 가장 낮았다.  

특히 팬데믹 이후 소셜미디어 사용이 늘어나며 ‘사이버 괴롭힘’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에는 35%의 학생들이 ‘온라인에서 정기적인 괴롭힘 및 희롱을 목격했다’고 응답했는데, 올해는 43%가 같은 응답을 내놨다. 사이버 괴롭힘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며 데이비드 뱅크스 시 교육감은 ‘교내 스마트폰 사용 금지’를 추진한다며 예방 방안을 내놓기도 했지만, 에릭 아담스 시장은 최근 “아직은 시행하기에 이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종·민족·이민 신분·종교에 따른 괴롭힘을 경험한 비율은 2019년 30%에서 올해 40%로 크게 늘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망명신청자 대규모 유입 등의 이유로 갈등이 심화됨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한편 학생들은 팬데믹 이전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68%의 교사가 ‘학생들이 정해진 시간에 정기적으로 과제를 한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의 75%보다 낮아진 수치다.  

뉴욕시·주정부가 코로나19 이후 심각해진 청소년 정신건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종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절반 이상의 학생들이 학교에서 불안감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51%의 학생이 ‘학교에 가는 대부분의 날에 불안감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특히 인종 중 아시안 학생들이 불안감을 느끼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흑인 학생 45%, 히스패닉 49%, 백인 52%가 학교에서 불안감을 느낀 반면, 불안을 호소한 아시안 학생 비율은 이보다 높은 59%였다.  

윤지혜 기자 yoon.jihye@koreadailyn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