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중앙일보]
학부모 대부분 찬성 입장
“분별력 없는 학생들에게 악영향”
“시대에 맞지 않는 정책” 반대도
#. 공립교에 다니는 두 딸을 둔 뉴욕 아스토리아의 진모 씨는 최근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내년 초부터 뉴욕시 학생들의 교내 휴대전화 소지를 금지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는 것. 진 씨는 “안 그래도 8살밖에 안 된 딸이 학교에 스마트폰을 가져온 친구들과 자극적인 콘텐트를 봤다고 얘기를 할 때마다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데, 이를 규제하면 안심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 뉴저지 팰팍고등학교 황정숙 교사는 최근 뉴저지주에서도 교내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는 소식을 듣고 “기대 반, 우려 반”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황 교사는 “더 이상 교사들이 수업시간 폰 사용 문제를 두고 학생들과 실랑이하지 않아도 돼서 다행”이라면서도, “학생들의 자율성을 존중해주지 않는 강압적인 정책 같아서 우려된다”고 전했다.
최근 뉴욕 일원에서 교내 스마트폰 사용 금지 방안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두고 학부모와 교사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먼저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그레이스 송 팰팍 한인학부모협회장은 “의견을 물어본 학부모 15명 중 11명이 찬성, 4명이 반대했다”고 전했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일수록 해당 방안에 강력히 찬성했다. 팰팍에 거주 중인 학부모 최모 씨는 “분별력이 없는 초등학생들의 경우 친구들이나 교사의 사진을 몰래 찍어서 소셜미디어에 올리기도 한다”며 “그 나이 때는 ‘군중심리’가 있어서 학생들끼리 모여 있으면 더 자극적인 콘텐트를 찾아서 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송 회장은 “요즘은 학교 오피스나 교사에게 쉽게 연락할 수 있어 응급 상황에 부모들이 연락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학생들이 학교에서 폰을 갖고 있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찬성의 이유로 ‘수업 질 향상’을 꼽았다. 황 교사는 “확실히 폰을 걷지 않는 반은 그렇지 않은 반에 비해 산만하다”고 전했다.
스마트폰 사용이 학생들의 사회성 발달에 독이 된다는 우려도 있다. 최 씨는 “학교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다 보니 친구들 사이에 대화도 없어지고, 사회성도 점점 떨어지는 것 같다”며 “또래와 어울리며 배우는 것들도 많은데, 폰만 들여다보고 있으니 남을 배려하기보다는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으로 성장할까 우려스렵다”고 전했다.
다만 일부 학부모들은 반대 의견을 내기도 했다. 뉴욕 롱아일랜드 로즐린에 거주 중인 학부모 진모 씨는 “기술이 그 어느 때보다 큰 부분을 차지하는 시대에, 스마트폰을 활용할 방법을 찾아야지 무작정 금지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은 대책”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윤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