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좁은 1년이 사회생활의 평생 밑거름
향수병 회피 위해 교내 활동 참여 독려
정기적인 점검 필요하지만 자율성 존중

대학 입학은 누구에게나 새로운 시작이자 독립적인 삶의 첫 걸음이다. 특히 미국 고교를 졸업한 12학년생들은 한국의 대입과는 다른 의미일 수 있다. 경제적으로 완전히 독립된 시작이다. 학부모도 자녀와의 관계는 이미 90%이상 지난 것이다. 신입생 혹은 이제 2학년에 올라서 전공을 선언하기 전인 자녀들의 개인적 성장에 필요한 실질적인 조언을 들어봤다.
대부분의 세매스터를 채택하고 있는 명문 사립대들과 UC버클리, 머시드는 이미 지난 주에 개학했다. 나머지 UC대부분의 캠퍼스는 쿼터제로 9월말에 가을 학기를 시작한다.

▶ 입학 준비 마무리
입학을 앞두고 몇 가지 필수 절차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재정 보조는 모두 승낙 여부를 확인해 봐야 한다. 둘째 재정 보조 패키지에 의문이 있으면 재정 보조 오피스에 연락한다. 셋째, 기숙사 및 건강보험 양식을 완료했는지 여부를 점검한다. 넷째 룸메이트 서베이를 제출했는지 여부다. 완료해야 하는 서류는 각자 다르다. 학교에서 오는 이메일과 우편물을 잘 점검해야 한다. 제출 서류는 모두 복사본을 만들어 둬야 한다.
최종 성적표를 대학에서 지시한 방법에 맞춰 보내라. 혹시 웨이팅 리스트에 있다면 그곳에도 최종 성적표를 보내라. 하지만 웨이팅 리스트를 통해 합격 통보가 올 가능성은 매우 낮다. 웨이팅 리스트가 끝나면 대학에서 통보를 해온다. 아울러 AP성적도 칼리지 보드를 통해서 직접 최종 성적이 전달되도록 하라. 그렇게 하면 대학에서 크레딧을 받을 수 있다. 대학에서 입학 오리엔테이션을 제공하면 참가해서 학업 관련 조언을 받도록 한다. 상당수 대학이 오리엔테이션을 제공하며 학생이 캠퍼스를 먼저 경험해 보게 한다. 캠퍼스 내의 각종 시설, 캠퍼스 앞 명소 탐방까지 진행한다. 또한 수강 신청도 해야 하는데 사전 정보를 갖고 수강 신청 전략도 짜아야 한다. 상급생이나 카운슬러와 상의해 과목 난이도를 균형있게 조정하라.
전문가들은 정보를 많이 모아 첫 학기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AP과목보다 대학 수업의 수준이 높다. 그러므로 너무 조급하게 수강 신청을 하지 않도록 한다.
▶ 기숙사 생활 준비
미국 대학은 최소 1년은 기숙사 생활을 권장한다. 특히 UC계 대학처럼 규모가 큰 대학에 다닐 학생은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빨리 대학 생활에 적응을 하는 것이 좋다. 첫 1년은 비좁지만 둘 이상이 방을 같이 사용하며 동급생들과 쉽게 어울릴 수 있는 룸을 선택하고 함께 어울리면서 대학에서 누릴 수 있는 젊음과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며 성공적인 대학 새내기로 출발할 수 있다.
기숙사 룸메이트와는 새로운 인간관계가 맺어지는 것이다. 두 사람이 비슷할 수 있고 완전히 다를 수 있다. 룸메이트와 베스트 프렌드가 될 필요까지는 없지만 동거라는 것을 잊지 말고 전화나 온라인으로 미리 인사를 나누고 좋은 인상을 갖고 시작하는 것이 좋다. 특히 기숙사 입사 전에 준비해야 할 것을 미리 협의하도록 한다. 룸메이트와는 기본 규칙을 함께 만드는 것이 좋다. 실내 조명은 몇 시에 끄는지, 음악은 이어폰으로만 들어야 하고 서랍장을 어떻게 쓸 것인지 등 서로 결정해야 할 것이 많다. 물론 친절하고 공손해야 한다. 각자가 서로 다른 점을 이해하고 존중해야 한다. 중요한 이슈는 서로 상의하고 양보하고 타협할 줄 알아야 한다. 좋은 룸메이트를 얻기 위해서 자신이 좋은 룸메이트가 돼야 한다는 것을 자녀에게 알려 줘야 한다. 만약 갈등이 생기면 기숙사 조교(RA)나 중재 프로그램을 활용한다.
성격마다 다를 수 있지만 모두 비슷한 신입생이므로 동기들과 어울리며 캠퍼스 문화를 익히고, 클럽이나 교내 스포츠에 참여해 네트워크를 넓히는 게 좋다.
▶ 학업 관리
신입생 생활은 설렘과 두려움이 교차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바로 학업이다. 우선 수업결석 금지 원칙을 세우고 주당 45시간은 공부해야 한다. 수업시간은 15시간 정도이고 예습으로 30시간을 써야 한다.
아울러 제대로 공부하기 위해서는 구글 캘린더나 노션 등의 시간 관리 도구를 적극 활용한다.
또한 AI 도구 사용 시 대학의 학문적 성실성 정책을 준수해 표절이나 부정행위로 인한 불이익을 피해야 한다.
▶ 정신 건강과 안전 수칙
대학 생활은 흥미롭지만, 정신적.정서적 도전이 따를 수 있다. 우선, 정신 건강을 자원하는 캠퍼스 상담 센터나 동료 지원 그룹을 오리엔테이션에서 미리 파악한다. 향수병(homesickness)은 흔한 감정이나, 자주 집에 방문하기보다는 학생 클럽이나 자원봉사 등 캠퍼스 활동에 참여해 극복한다.
새 환경에 적응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대학은 거대하지만 항상 완벽한 곳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가 누구인지 또한 어떤 학생이 될 것인 지를 알아야 한다. 아울러 바닥부터 시작하면 어려운 문제가 생겨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기회다.
물론 부모는 지나친 개입 대신 자녀가 스스로 해결책을 찾도록 격려에 머물러야 한다. 정기적인 체크인으로 지지하되, 자율성을 존중한다. 또한 과제를 놓치거나 늦잠을 자는 등의 실수는 성장의 일부다. 책임감을 배우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좋다.
처음으로 독립생활을 하게 되면서 주의해야 할 안전 수칙이 있다. 파티에서 자신이 열지 않은 음료수는 마시지 말고, 친구와 함께 다니며 음료수를 방치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캠퍼스 비상 전화, 에스코트 서비스, 안전 앱을 적극 활용한다.
▶ 네트워킹과 경력 준비
대학은 학업 뿐 아니라 미래 직업과 경력을 준비하는 시기다. 우선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시작해야 한다. 부모의 동창회, 교회, 커뮤니티를 통해 선배나 멘토를 찾아본다. 물론, 네트워킹이 얼마나 중요한 지 가르쳐 주는 것이 중요하다. 네트워킹은 인턴십이나 졸업 후 구직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꼭 알려줘야 한다.
또 링크드인(LinkedIn)에 가입해 프로필을 만들고, 캠퍼스 경력 센터나 취업 박람회를 방문해 인턴십과 직업 기회를 탐색한다. 또한 목표 설정이 필요하다. 학업, 과외 활동, 개인적 목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 성인으로 독립 연습
부모가 해결해 준 것을 자녀가 이제 혼자 해야 한다. 아침에 기상, 빨래 세탁, 좋아하는 음식 조리를 익혀야 한다. 또한 새로운 주치의도 찾아야 한다. 언제 어떻게 운동을 해야 하는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예산에 맞게 살림살이를 어떻게 할 수 있는지도 알아야 한다.경제적 독립이 바로 부모로부터의 독립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한편 스스로 재정 관리법도 익혀야 한다. 예산을 세우고, 크레딧 카드 사용 시 부모와 함께 규칙을 정해 부채를 피해야 한다. 미국내 상당수의 크레딧카드 회사는 신입생이나 2학년생들에게 대량의 카드 가입 우편물을 보내고 있다. 크레딧 카드를 잘 이해하지 못하면 빚더미에 깔릴 수가 있다. 아울러 워크스터디 프로그램이나 추가 장학금 신청도 고려해 본다.
장병희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