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고교생들과 학부모들은 똑같은 고민에 빠진다. 내년에는 어떤 수학 과목을 택하는 게 좋을까?
특히 AP 캘큘러스와 AP 통계학 사이에서 고민하는 학생들이 많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AP 캘큘러스 안 들으면 명문대 못 간다”는 글이 넘쳐나고, 학원가에서는 “통계학은 쉬운 과목”이라는 편견이 여전히 존재한다.
과연 이런 통념들이 사실일까? 최근 전미 대학입시 카운슬링협회(NACAC)가 발표한 조사 결과는 우리의 상식을 뒤흔든다. 대학 입시에서 교육과정의 강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87%에 달하지만, 그토록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에세이는 56%, SAT나 ACT 점수는 겨우 30%에 불과했다. 결국 ‘무엇을 공부했느냐’가 ‘얼마나 잘했느냐’보다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대입 카운슬러들의 인식이다. 74%가 AP 캘큘러스를 ‘매우 가치 있는’ 수학 과목으로 평가한 반면, AP 통계학에 대해서는 37%만이 같은 평가를 했다. 이 수치만 보면 AP 캘큘러스를 선택하는 것이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실제 데이터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명문대를 목표로 한다면 AP 캘큘러스의 위력은 확실하다. 다른 조건이 비슷한 학생들을 비교했을 때, AP 캘큘러스 수강생이 명문대에 진학할 확률이 6%포인트 더 높았다.
숫자로는 작아 보이지만 경쟁이 치열한 최상위권 대학에서는 결정적인 차이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학생이 아이비리그나 MIT, 캘텍, 스탠퍼드를 꿈꾸는 것은 아니다.
중상위권 대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에게는 상황이 달라진다. AP 캘큘러스와 AP 통계학 수강생 사이에 대학 진학률이나 졸업률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어떤 과목이든 AP 수학을 수강한다는 사실 자체였다.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이 있다. 대학들은 GPA를 매우 중요시한다는 사실이다.
대학의 93%가 학점을 ‘보통’ 또는 ‘상당한’ 중요성을 갖는다고 답했다. 결국 자신이 더 잘할 수 있는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는 뜻이다.
STEM 분야를 꿈꾸는 학생이라면 AP 캘큘러스가 확실한 이점을 제공한다. AP 통계학 수강생과 비교했을 때 STEM 전공을 선택할 확률이 11%포인트, STEM 학사학위를 취득할 확률이 10%포인트 더 높았다.
반면 인문 사회계열이나 예술 분야를 고려하는 학생들은 선택의 폭이 넓다.
특히 최근 주목받고 있는 데이터 사이언스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AP 통계학이 오히려 더 실용적일 수 있다. 빅데이터 시대에 통계적 사고력은 단순히 수학적 능력을 넘어 현실을 해석하는 핵심 도구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AP 통계학을 수강한 학생들은 스포츠 분석부터 비즈니스 인사이트, 심지어 언론 기사까지 폭넓은 영역에서 데이터를 비판적으로 해석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흥미롭게도 희망 직업군에 따라서도 최적의 선택이 달라진다.
제조업, 의료, 에너지 분야를 꿈꾸는 학생들에게는 AP 캘큘러스가 유리하다.
반면 금융과 보험 분야에서는 AP 통계학 수강생들의 진출 비율이 더 높았다. 이는 각 분야에서 요구하는 수학적 사고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미래 소득 측면에서도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고등학교 졸업 10년 후 소득을 비교했을 때, AP 캘큘러스와 AP 통계학 수강생 사이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두 그룹 모두 AP 수학을 수강하지 않은 학생들보다 연간 1만 달러 이상 높은 소득을 기록했다.
결국 ‘어떤’ AP 수학이냐 보다는 AP 수학을 ‘수강했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 모든 데이터가 시사하는 바는 명확하다. 획일적인 정답은 없다는 것이다.
명문대를 목표로 하고 STEM 분야를 꿈꾸는 학생에게는 AP 캘큘러스가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데이터 분야에 관심이 있거나, 자신의 강점이 통계적 사고에 있다면 AP 통계학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남들이 하니까, 어려워 보이니까, 명문대에 유리하다니까 하는 외부의 압력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다. 학생 개개인의 흥미와 적성, 그리고 미래 계획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선택이야말로 진짜 ‘정답’이다.
결국 고등학교 수학 과목 선택은 단순한 입시 전략을 넘어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는 첫 번째 중요한 결정일지도 모른다.
빈센트 김 카운슬러 / 어드미션 매스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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