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ㅣ편입 A to Z
편입률 높은 대학을 우선 순위로 선정
공립대학이 사립대학 보다 더 많이 선발
아이비리그는 정식 입학이 편입보다 유리
12학년 학생들의 대입원서 작업이 한창이다. 11월에 마감되는 UC와 더불어 12월 말에서 1월에 마감되는 주요 공립-사립대의 원서를 준비하다 보면 대입이 현실로 다가온 12학년 학생들은 물론이고 10학년, 11학년 학부모들까지도 자극을 받아 이런저런 질문들을 쏟아낸다. 그동안 막연하게 ‘아마 이 정도는 되겠지’라고 생각했던 아이의 GPA가 실제로 계산해 보니 예상보다 훨씬 낮고, 과외활동이며 봉사활동, 각종 수상경력을 적는 공간도 제대로 채우지 못하는 경우에 학생과 학부모들은 동시에 좌절하고 만다. 자연스럽게 ‘커뮤니티 칼리지’에 눈을 돌리는 이유다.
미국 교육 제도의 가장 큰 장점 가운데 하나는 바로 원활한 ‘편입’제도다.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정말 열심히만 한다면 못 갈 대학이 없고, 만일 고교 시절 이런저런 이유로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면 오히려 좀 더 자신을 다듬는 기간으로 삼으면서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철저히 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높은 합격률-정원 많은 캠퍼스 공략
편입을 결정하기에 앞서 만약 편입을 선택할 경우 현실적으로 진학할 수 있는 대학 선택지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US뉴스와 각 대학 공식 웹사이트, 그리고 칼리지보드가 공개한 2020년 가을학기 주요 대학의 편입생 합격률을 보면 어느 대학이 많은 편입의 기회를 제공하는지 알 수 있다.
데이터에 따르면 US뉴스가 발표한 2021 대학 순위 내 50위권 대학 중 가장 높은 편입생 합격률을 기록한 대학은 조지아대였다. 뒤이어 UC샌타바버러, UC샌디에이고, UC데이비스 등 주요 UC캠퍼스와 위스콘신대-메디슨, 일리노이대-어바나샴페인, 노스캐롤라이나대-채플힐스, 미시간대-앤아버 등 주요 공립대도 편입생 합격률에서 상위권을 기록했다.
통계에 따르면 보스턴대, 뉴욕대(NYU), 에모리대 등 미국 전체 50위권 내 대학 중 주요 사립대들 또한 매년 적지 않은 숫자의 편입생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00여명의 편입생을 선발한 컬럼비아대를 제외하고 최상위권이라고 할 수 있는 하버드대, 스탠퍼드대, 펜실베이니아대, MIT 등 아이비리그와 명문 사립대는 100명 미만의 편입생만 선발하며 바늘구멍보다 더 좁은 합격의 문을 실감하게 했다.
이렇게 편입을 결정하기 전 내가 희망하는 대학, 그리고 더 세부적으로 희망 대학 내 희망 학과 또는 프로그램의 편입 합격률을 살피는 것이 바람직하다. 통계를 고려한 현실적인 측면으로 봤을 땐 극히 적은 숫자의 편입생을 받는 아이비리그를 편입을 통해 진학하는 것은 오히려 고교시절 아이비리그 대입 준비를 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고교 대입 준비 이후 편입을 선택해야 한다면 편입 합격률이 높은 명문 공립대와 사립대를 위주로 편입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희망대학 인근 CC 일수록 합격 가능성 커
편입을 통해 희망 대학에 도전하기로 결정했다면 편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커뮤니티 칼리지 선택 또한 심사숙고해야 한다.
샌타모니카 칼리지(SMC), 글렌데일 커뮤니티 칼리지(GCC) 등 매년 다수의 명문대 편입 합격생을 배출하는 유명 커뮤니티 칼리지에 등록하는 것이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다.
편입에 특화된 커리큘럼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편입에 성공한 선배들의 노하우가 담긴 ‘족보’가 공유되기도 해 학점 관리나 편입 준비에 용이할 수 있다.
또 다른 방법은 편입을 목표로 하는 대학의 인근 커뮤니티 칼리지에 등록해서 필요한 학점을 이수하는 방법이다. 커뮤니티 칼리지별로 ‘편입학 협정(articulation agreement)’을 대학들과 맺는데 인접한 대학일수록 협정 및 편입이 더욱 활발하게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UC가 공개한 2020년 가을학기 UC를 입학한 편입생들의 출신 커뮤니티 칼리지를 분석한 결과 편입에 있어 지리적인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북가주 유명 커뮤니티 칼리지인 디아블로 밸리 칼리지의 경우 총 930명의 UC 편입생을 배출했는데 이 중 절반에 가까운 457명이 UC버클리와 UC데이비스에 편입했다. (UC버클리 205명, UC데이비스 252명 편입) 총 1186명의 UC 편입생을 배출한 SMC에서 UC버클리와 UC데이비스로 편입한 학생은 각각 140명과 49명에 불과했다.
SMC에서 가장 많이 편입한 UC캠퍼스는 UCLA였다. 총 449명이 UCLA로 편입했는데 이 또한 UCLA와 가까운 지리적 이점으로 이해할 수 있다. 어바인 지역을 대표하는 어바인 밸리 칼리지 또한 2020년 가을학기에 배출한 750명의 UC 편입생 중 348명이 UC어바인에 진학할 만큼 압도적인 수치를 자랑한다.
이에 대해 UC 홍보국은 “모든 UC는 로컬 커뮤니티 칼리지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다른 지역에 비해 훨씬 잦은 리쿠르팅 행사를 마련한다”며 “또한 편입 카운슬러와 UC입학국과의 연대관계도 매우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지역 커뮤니티 칼리지로부터의 합격률이 높다”고 밝혔다.
비단 UC 뿐만이 아니다. NYU의 경우 인류, 교육, 사회, 간호, 예술대 등 학과에서 커뮤니티 칼리지 편입 기회 프로그램(CCTOP)라는 NYU 편입 프로그램을 보로 맨해튼 커뮤니티 칼리지, 브롱스 커뮤니티 칼리지 등 뉴욕 소재 커뮤니티와 협정을 맺고 운영하고 있다.
만약 타주에 위치한 공립대 또는 사립대에 관심이 있고 여건도 허락한다면 지리적인 장점을 살리기 위해 타주에 위치한 커뮤니티 칼리지에 등록하여 희망 대학 맞춤 편입 전략을 세우는 것도 편입 합격률을 높이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전공 과목 많이 수강할수록 편입 심사에 유리
커뮤니티 칼리지 진학 후 카운슬러 방문 필수
팬데믹 예산 감소로 수업 축소돼 수강 잘 짜야
다양한 편입 보장 프로그램 사전에 숙지해야
◆편입 준비 체크리스트
커뮤니티 칼리지를 등록하고 2년 또는 2년 반 내에 4년제 대학에 편입하고 싶은 학생들은 다음과 같은 사항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1.편입 필수요건 확인: 희망하는 대학이 요구하는 편입 필수요건을 확인해야 한다. 대부분의 대학은 약 2년 동안에 지원자가 이수하게 될 커리큘럼에 대해 필수 요구조건을 내걸지만 일부 대학은 1년 안에 특정 커리큘럼을 이수한 뒤 편입을 신청하게 하기도 한다.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커뮤니티 칼리지에 첫발을 디딤과 동시에 찾아야 할 곳은 편입 담당 카운슬러의 사무실이다. 자신이 목표하는 대학 전공을 얘기하고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에 대해 반드시 상담할 것을 조언한다.
카운셀러와 상담 시 희망하는 대학과 커뮤니티 칼리지 간에 편입 보장 프로그램 등의 제휴가 맺어져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좋다. UC데이비스, UC어바인 등 6개 캠퍼스에 편입을 보장하는 TAG(Transfer Admission Guarantee), UCLA 편입 프로그램 TAP(Transfer Alliance Program) 등 다양한 편입 제휴 프로그램에 대해 문의하며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2.수강계획 수립: 편입 계획을 세웠다면 이에 맞춰 첫 2년 동안의 수강계획을 미리 수립한다. 재정적자로 인해 많은 커뮤니티 칼리지들이 겨울학기를 폐쇄하는 것은 물론이고 편입에 필요한 주요 학과목 강의를 줄이는 캠퍼스도 늘어나고 있다. 수시로 웹사이트를 체크해 다음 학기 접수가 시작됨과 동시에 클래스를 선택해야만 필요한 강의를 들을 수 있다.
3.전공과목 이수: 가능한 한 전공준비 과목을 이수하는 데 초점을 둔다. 고교 시절에 대학을 준비할 때는 도전적인 과목(AP, HONOR 등)을 많이 선택해야 하듯이 편입 시에는 전공과목을 많이 이수했을수록 심사에 유리하다.
4.편입 카운슬러와 정기 미팅: 커뮤니티 칼리지의 편입 담당 카운슬러와 주기적으로 접촉해 진행 상황을 상의해야 한다. 특히 경쟁률이 높은 대학을 지망할 때에는 필수 이수 과목은 물론, 자신의 전공과목을 되도록 많이 선택해야만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5.지망대 최종 결정: 가능하다면 자신이 지망하는 대학의 입학처 직접 전화해 ‘어떤 학생을 원하는지’ 묻는 것도 바람직하다. 때론 커뮤니티 칼리지의 편입 카운슬러보다도 더욱 확실하고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하기도 한다. 또 지망대학을 결정하기에 앞서 전공을 먼저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왕이면 전공과 지망대학을 되도록 빨리 결정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균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