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L 지원 폐지, 소수계 학생 타격
한인은 아시아계 중 네번째 많아
“영어권과 언어격차 더 심해질 것”

영어 학습자(English Language Learner·ELL) 프로그램 지원 폐지〈본지 8월21일자 A-3면〉로 인해 가주 지역에서는 한인을 비롯한 100만여 명의 학생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재 공립학교(K-12)에서 ELL로 분류된 한인 학생은 6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가주교육부의 최신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 회계연도(2024~2025)에 ELL로 분류된 한인 학생은 5928명이다.
ELL 학생이 가장 많은 히스패닉(80만7712명)을 제외하면 한인은 아시아계 중에서 중국인(만다린어·광둥어 포함 3만3476명), 베트남인(1만8066명), 필리핀인(6743명)에 이어 네 번째로 많다.
특히 한인 다수 거주 지역인 LA카운티(1599명)와 오렌지카운티(1898명)에서 ELL로 분류된 한인 학생은 총 3497명이다. 가주 지역의 ELL 한인 학생 5명 중 3명(약 59%)이 두 개 카운티에 몰려 있어 지원 폐지에 따른 직격탄을 맞게 됐다.
그동안 교육부는 미국 출생자라 해도 부모 등이 가정에서 영어 이외의 언어를 사용할 경우 입학 시 해당 가정의 학생을 ELL로 분류해 매년 영어 능력 평가시험(ELPAC)을 치르게 했다.
오렌지카운티 지역의 학부모 데비 김(37)씨는 “그동안 교육구 측이 ELPAC 결과를 분석해서 매년 성적표 형태로 학부모에게 발송해줬다”며 “아이가 어떤 부분에서 더 교육이 필요한지를 그걸 보고 알았는데 ELL 지원을 끊는다면 사실상 이민자 가정의 학생을 방치하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우려했다.
교육구가 킨더가튼 입학 때부터 이민자 가정의 학생을 ELL로 분류한다고 하지만 고학년에도 영어 미숙 학생은 있다. 한국이나 타 지역에서 가주 지역 공립학교로 올 경우 영어 외의 언어를 사용한다면 일단 ELL로 분류된다.
실제 지난 회계연도의 경우 학년별 한인 ELL 학생 수를 살펴보면 중학교 이상(6학년 이상)은 총 1608명이다. 한인 ELL 학생 4명 중 1명(27%)이 중학생 이상인 셈이다.
LA통합교육구 제니퍼 김 교사는 “ELL로 분류된 학생은 매년 시험을 통해 재평가를 받게 되는데 ELPAC는 단순히 답을 고르면서 언어적 능력만을 보는 게 아니라 말하기, 쓰기 등 영어를 통한 사고력까지 평가한다”며 “ELL 시스템에 대한 지원을 폐지하면 소수계 학생과 영어권 학생의 언어 격차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가주 내 ELL로 분류된 학생은 총 100만9066명이다. 킨더가튼(9만9291명)부터 12학년(5만3810명)까지 ELL 학생은 학년마다 수만 명씩 있다.
강한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