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지망생들에게도 여름방학은 중요하다. 의대 및 치대 전문 컨설턴트들이 강조하는 것은 역시 선발권한을 가진 대학원 당국의 기준을 알고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치대에서 학생을 선발할 때 우선 고려사항은 환자지향적 사고(Patient Oriented Heart)라고 한다.
의대 진학 컨설턴트인 남경윤씨가 수년간의 의과대학원 지망생을 진학 시키면서 강조한 것도 바로 ‘환자중심의 사고’다. 2~3년 후에 의대에 제출된 원서를 보고 입학사정관이 학생을 평가할 때 과연 1학년 여름방학에 무엇을 했는지, 서류 전형으로 인터뷰 초청을 받을 수 있을 지를 고려하여 그 방향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 봉사
의대 지원서 전반에 봉사 정신이 뛰어난 학생임을 알리고 싶다면 여름방학에는 봉사 현장에서 땀을 흘렸다는 내용이 적혀 있어야 한다. 리서치를 통해 특정 질병을 정복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전달하고자 한다면 실험실에서 반복적인 단순 작업도 즐거워야 한다. 다만 봉사 정신이 없는 실험 실적 위주의 지원자는 의대에 인기가 없으므로 실험에 열중하는 이유도 환자를 돕는 봉사 경험에 바탕으로 해야 한다. 이러한 점은 프린스턴과 같은 리서치 위주의 교육 제도를 갖춘 대학 재학생들이 빠뜨리기 쉽다.
리서치가 재미 있어서 리서치 위주의 대학 생활을 한 학생들에게 의,치대의 조언은 차라리 인류를 위해 리서치를 계속하는게 낫다는 것이다. 의사가 되기 보다는 학자가 되는 것이 더 좋다며 불합격 통지서를 보내 준다.
과대학원들의 실제 모습이다. 봉사라는 의미는 장차 의사가 돼 환자를 치료하며 평생을 살아갈 진료 위주의 의사가 될 학생이 거쳐야 할 경험으로 좋을 만한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병원 봉사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남경윤 컨설턴트는 “환자들의 고통을 이해하며 고통의 원인인 질병을 퇴치하기 위해 연구하며 평생을 살아갈 의사가 되고 싶은 학생이라면 실험실에서만 시간을 보낼 것이 아니라 환자들의 고통과 질병의 형태를 직접 경험하는 시간이 그 학생에게 어울리는 봉사”라고 설명했다.
▶ 보완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는 방학 동안에 의대 지망생에게 부족한 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1학년을 마친 후 여름방학은 부모가 모든 것을 챙겨주던 생활에서 벗어나 스스로 모든 것을 준비해야만 한다. 대학 생활에 적응을 실패한 학생들에게 또 다른 기회로 주어진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예를 들어, 생물 과목에서 A학점을 못 받은 학생이라면 2학년이 되기 전에 여름방학을 이용해서 재수강을 하든 아니면 그 다음 단계에서 수강할 상위의 생물 과목에 대한 선행 학습에 주력해야 좋다. 방학 동안 수업을 듣는 것은 기본적으로 의대를 목표로 한 학생이 보여야 할 모습은 아니다. 하지만 이때에는 현실적으로 의대 진학이 가능할 것이냐는 사실도 염두에 둬야 한다.
모든 과학과목에서 A학점을 받지 못한 학생이라면 여름방학을 이용해서 다시 한번 자신의 학습 능력을 확인하고 증진시키며 2학년을 준비하는 것이 맞다. 공부는 하기 싫고 봉사만 즐거운 학생이라면 역시 의사가 되면 안된다. 의대에 진학하면 더 힘든 공부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또한 의학 분야 지식이 떨어지는 의사가 과연 환자 지향의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어려운 의학을 공부해서 그 지식으로 질병에 고통 받는 사람들을 돕겠다는 각오가 바로 환자 지향의 사고방식이다. 그래서 의대 진학이 어려운 것이다. 의대에 자녀를 보내고 싶은 부모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학습 능력과 더불어 따뜻한 마음도 함께 겸비한 대학생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저절로 갖게 되는 것이 아니라 어려서부터 부모가 보여준 정성과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장병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