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현장에서]
학생을 가르칠 때 자주 접하는 걸림돌 중 하나가 게으름이다. 게으름은 정말 고치기 어려운 습관이다. 아무리 머리가 좋은 학생이라도 게으르면 가르치기 어렵고, 반면 과제를 마치는데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학생이라도 게으르지만 않다면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
대부분 게으른 사람은 원인을 유전자나 타고난 성격이라고 둘러댄다. 물론 사람마다 특유한 성격이 있다. 그러나 한때 게을렀던 사람이 어떠한 계기나 훈련을 통해 성실한 사람으로 변하기도 하기에 성격만 탓해선 안 된다.
게으름은 자신의 편리와 편안을 최우선으로 여길 때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고 그릇된 자아중심적 생각에 근거한 행동이다. 즉, 주어진 임무나 책임을 이행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그 대신 빈둥빈둥 놀거나 딴 짓(?)을 하는 게 자신에게 더 편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다. 유치하기 짝이 없지만 게으름은 본능에 가깝다. 특히 생각이 짧고 장래에 대한 안목이 부족한 미성숙한 사람일수록 비교적 더 게으름을 피운다.
게으른 사람은 또 변명이 많다. 주어진 일을 실행하지 못한 이유를 많이 둘러대는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 만약 자신의 불찰로 책임을 감당하지 못했더라도 상황을 해명하려고 여러 가지 이유를 든다. 이것은 책임을 기피하는 도피심리적 반응이라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게으른 자는 자기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주어진 일을 잘 해낼 수 있다고 말하고 믿는다. 그러나 보통 그런 말은 난처한 상황을 피하거나 책임을 모면할 때 쓰는 허구에 불과하다. 자신을 위로하는 하나의 방법이기도 하다.
그러면 어떻게 게으름을 극복할 수 있을까? 첫째, 자신의 문제를 인정해야 한다. 마치 알코올 중독자가 치료를 위해 자신의 문제를 인정하듯 말이다. 그런데 그게 쉽지않다. 게으른 사람은 주변 사람으로부터 게으르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렇기에 만약 게으르단 말을 들어봤다면 자신에게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특히 청소년의 경우 무조건 “너는 게으르다”라고 지적하지 말고 (분명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이다) “이런 행동/결과가 너의 게으름 때문은 아닐까” 질문해 자신이 생각해보도록 유도하는 것이 현명하다.
둘째, 게으름의 원인이 삐뚤어진 자아 사랑 및 편리추구 때문이라면 정말 자신을 위한 것이 무엇인지 심각히 생각해보도록 가르쳐야한다. 하지만, 부모보다는 제3자의 조언이 필요할 수 있으니 교사나 카운슬러의 도움을 구하라. 또, 너무 애지중지 아이를 키워왔다면 아르바이트나 자원봉사를 통해 현장경험을 하도록 하는 것도 좋겠다. 부모의 잔소리보다 훨씬 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셋째, 구체적인 스케줄을 정하고 지키도록 가르쳐야 한다. 아침 기상은 몇 시에 할 것인가? 오늘은 누구를 만날 것인가? 오늘 꼭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학생이라면 공부 및 시험준비 스케줄을 설계하고 차곡차곡 준비해야 한다. 그렇기 위해선 플래너(planner) 내지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자신의 스케줄을 관리하는 습관을 키워야한다. 요즘같이 원격교육에 익숙해진 학생들에겐 더욱 스케줄 세팅 및 관리가 필요하다.
넷째, 매일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맡은 과제를 성실히 처리했는지, 어떤 일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는지, 같은 과제나 안건을 다음엔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숙고하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 잠자리에 들기 전 이러한 질문에 답함으로 삶을 돌아보는 훈련을 반복한다면 게으름을 이기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부모가 아이와 함께 하루를 돌아보는 것도 좋겠다.
팬데믹 때문에 집에서 수업하며 학교나 수업에 대한 긴장이 풀린 이 시점, 자칫 잘못하면 게으름에 빠질 수 있다. 그렇기에 게으름의 원인을 파악하고 시간을 잘 관리하도록 돕는 부모가 되자. 생활습관을 바꾸고, 정해놓은 스케줄을 지키도록 가르치고 도와주면 게으름은 극복할 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만 다시 등교할 때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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