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의대에 보내려면…어려서부터 ‘심층 독해’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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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화학 전공 유리

미국에서 의사는 대략 70만명이다. 한해 배출되는 의사 숫자는 2만명 정도다. 한해 의대에 들어가는 학생도 그만큼이다. 의사라는 직업은 안정적인 직업이므로 많은 부모가 자녀에게 권한다. 큰 돈을 벌지는 못하지만 사회적으로 존경 받고 대우 받는 좋은 직업이다. 한인 학부모들은 의대에 자녀를 진학시키고 싶어한다. 자녀의 의대 진학 방법과 절차에 대해서 알아봤다.  

대학 성적이 좋으면 의대 진학은 당연히 쉬워야 할 터인데 대학에 입학할 때와는 다른 경쟁률이 기다리고 있다. 많은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의과대학원을 지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한인 학생은 타인종에 비해서 더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인끼리 같은 학교끼리 엄청난 경쟁에 나설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남다른 봉사 활동 의료 봉사에 대한 열정을 보여준다면 합격의 기회는 넓다.

의과대학원 지원서 접수는 대학 3학년 과정이 끝난 6월 초부터 시작해야 한다. 마감은 대개 8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다. 대입 심사와 달리 의과대학원 지원서 심사는 접수와 동시에 시작된다. 결국 의대 합격은 빨리 접수시킬수록 유리하다. 거의 선착순이라고 보면 된다.

▶준비는 학부 2학년부터
의과대학 지원에는 당연한 사실이지만 학사 학위가 필요하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학부에서 생물학들을 전공해야 의과대학원에 진학할 수 있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다.  

수년 전 공개된 의과대학원 신입생들의 전공을 조사해보면 47%만이 생물학 전공이고 화학 물리학 생명공학 수학 컴퓨터 등 다양한 이공계 전공자들이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언뜻 의대와 관련 없어 보이는 음악대학 영문학 경제학 등 전공자도 있다. 학부시절 전공보다 의과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공부해왔는지가 중요하다. 그래서 의대 준비는 빠를수록 좋아서 대개 2학년부터 시작한다. 의과대학원 진학을 위해서는 대개 학부에서 ‘프리 메드(Pre-Med)’ 과정을 밟는다. 이것은 자신의 전공 과목이 아닌 의과대학원 진학에 필요한 과목그룹이다. 대개 화학 유기 화학 생물학 물리학 통계학 영어 등이다. 일부 대학에서는 아예 Pre-Med를 전공으로 제공하기도 한다.

▶의대 지원에 필요한 것
높은 경쟁률 덕분에 높은 GPA가 필요하다. 대입 때 보다 오히려 의대 입학 심사에서 GPA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또한 GPA 심사시 과학과목과 비과학 과목 GPA를 분류해 심사한다.

의대 신입생의 과학과목 GPA는 3.56 비과학과목은 3.7로 평균 3.63이다. 그러나 GPA 3.7 이상이라도 안심해서는 안된다. 존스홉킨스 등 일부 명문 의과대학원은 평균 GPA가 3.8~3.9에 달해도 대기자(웨이팅리스트)에 오를 정도다. GPA는 일반대학에서 상위 1~3% 아이비리그에서도 상위 10%내에 들어야 합격 가능성이 높다.  

또한 중요한 것이 의대 입학시험인 MCAT 성적이다. 472점부터 시작돼 만점은 528점이다. 500점이 중간 점수다. 한인이 의대에 들어가려면 상위 80퍼센타일에 들어야 하므로 대략 510점은 받아야 한다. MCAT시험의 포커스도 역시 심층 독해다. 독해 과목인 CARS섹션도 80퍼센타일안에 들어야 한다.

개인 에세이(personal statement)도 중요하다. 지원자가 의대를 진학하고자 하는 이유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는지 등에 대해서 설득력 있게 작성해야 한다. 추천서(recommendation)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프리메드 어드바이저나 과학분야의 수업을 들었던 교수의 추천서 및 인턴이나 리서치 작업에 함께 했던 현직 의사로 부터 받는다.  

아울러 대입에서 중요했던 과외 활동 (extracurricular activities)도 의사로서의 소양과 맞물려 중요하다. 자원 봉사 및 병원에서의 다양한 활동 등의 경험이 있어야 한다.

의대 진학컨설턴트인 남경윤씨는 “과외활동 개인 에세이 등에서 다른 학생들과 다른 ‘열정’을 보여야 한다”며 “아프리카 오지에서의 봉사활동 등은 효과적인 과외활동이 될 수 있다. 좋은 에세이 소재도 나온다”고 설명했다. 

▶ 지원서 접수 절차
6월에 지원서를 제출하면 9~10월 중에 의대에서 인터뷰 요청이 온다. 인터뷰 요청이 온 것은 1차 서류심사에서 통과했다는 것이다. 인터뷰에서는 주로 개인 에세이에 적은 내용과 의사가 되고 싶어하는 이유에 대한 질문이 많다. 충분히 준비해서 자신의 장점을 설명해야 한다. 의과대학원 입학 경쟁률이 평균 수십대 1인 이유는 의대 지망자가 많기도 하지만 지원자가 평균적으로 원서를 내는 의대가 점점 많아지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한 지원자가 평균 20~30개 의대에 지원서를 쓴다.  

경쟁률은 사립과 주립 의대 중 주립이 더 센 편이다. 대개 복수 합격한 지원자들은 학비가 저렴한 주립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의과대학원 1년 등록금은 사립이 5만~7만달러 주립이 2만~4만 달러 수준이다. 이를 4년 동안으로 보면 평균적으로 주립 25만 달러 사립 33만 달러나 된다. 때문에 의대를 나온 의대생들의 평균 학자금 빚은 대략 20만달러다. 따라서 하버드나 존스 홉킨스 등 명문 의과대는 예외지만 대부분 주립 의대가 더 인기다.

▶어떤 학부 전공이 유리한가
의과대학원을 지망하는 학부 신입생들이 생물학을 전공으로 많이 선택한다. 물론 의대 신입생의 전공을 따져보면 생물 전공 50% 화학 전공 30%에 달한다. 하지만 생물학 전공자중에서는 20%만이 의대 진학이 된다는 점이다. 생물학 전공생이 계속 늘어나는 이유는 의대 지망생이 점점 늘기 때문이다.  프리메드 트랙에서 생물학 전공학생은 유리한 점이 있다. 학과에서 들으라는 과목만 들으면 대개가 프리메드 트랙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프리메드를 생물학과로 착각하기도 한다.

남경윤 컨설턴트는 “프리메드란 MCAT에서 시험보는 과목을 공부했다라는 것에 불과하다 “고 말했다. 생물학이 전공이라는 것은 의대 입학하는 것과 무관하다. 프리메드는 생물학 전공이라고 잘못 알려져 있다. 물론 생물학 전공자가 의대 입학이 상대적으로 쉬운 것은 사실이다. 다른 전공자에 비해서 공부할 것이 적을 수 밖에 없다. 다른 전공자는 엑스트라로 프리메드에 해당하는 과목을 더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의대를 진학하기 위해서 오히려 화학전공이 생물전공보다 더 낫다고 알려져 있다. 왜냐하면 의대 지망자중 상당수가 유기화학에서 실패해 의대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김상범 대입컨설턴트는 “그래서 의대에 간다는 학생이 있으면 오히려 화학 전공을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문과 계열 전공자가 프리메드를 공부해서 대학에 합격할 확률이 오히려 70~80%로 높다. 물론 절대적인 숫자는 생물학과 전공생이 많다. 학생이 가장 재미있어 하는 과목이 생물학이라면 바랄 것이 없지만 영어나 사회학 심리학이 더 재미있다면 그것을 공부해도 의대 입학에 도움이 된다. 인간을 이해하는 문과과목을 잘하는 학생이 좋은 의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의대측이나 입학사정관의 인식이기도 하다.

장병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