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중앙일보] 발행 2021/01/15 0면 입력 2021/01/14 16:00
귀넷 등 메트로 지역 교육청
교사 충원·대체 교사도 부족
병가·사직에 온라인 수업 전환
14일 스와니에 있는 피치트리릿지 고등학교 입구 전광판에 온라인 수업 전환을 알리는 문구가 표시되어 있다. 사진 배은나 기자 |
#포사이스 교육청 산하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대면수업 담당 교사의 자녀가 코로나19확진판정을 받으면서 학교에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임시 담임교사와 함께 대면수업을 진행해야만 했다. 소식을 들은 한 한인 학부모는 “자녀를 집에서 돌보고 싶지만, 1년 이상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더는 온라인 수업을 할 여건이 안된다”며 “혹시라도 자녀가 걱정할까 봐 교사 자녀의 확진 소식을 알리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대학 진학을 앞둔 귀넷 소재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자녀를 둔 한인 학부모도 불안한 속내를 내비쳤다. 최근 귀넷 교육청 산하 학교들의 코로나 확산 상황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이 학부모는 “고학년이 될수록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주변에 한인 확진자도 많은데 학교내 코로나가 계속 확산하고 있어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조지아주의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지속되면서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 공립학교들도 비상이 걸렸다.
학교마다 자가격리에 들어가는 교사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대신할 대체 교사들 역시 건강상의 이유로 학교를 떠나거나 감염 리스크를 무릅쓰고 교실 수업에 나서지 않고 있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도 대체 교사는 많지 않았지만, 작년 가을학기부터는 충원이 더욱 어려워졌다.
조지아 최대 교육구인 귀넷 카운티의 경우 1만2000명의 교사가 교실과 온라인 수업을 담당하고 있다. 통계적으로 귀넷 교육구는 부족한 교사의 90% 이상을 대체 교사로 채웠다.
그러나 작년 가을학기에는 대체 교사 충원 비율이 64%로 급락했다. 1년 전 3000명의 대체 교사가 수업을 맡았으나 지금은 2000명 수준에 불과하다. 풀턴 카운티는 필요한 대체 교사의 45%, 캅 카운티는 69% 수준에 각각 그치고 있다.
교사들의 빈자리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귀넷에서는 이번 학기 들어 교실 수업을 맡아야 할 일부 교사들이 건강상의 이유로 병가를 냈고, 작년 가을 학기보다 20여명이 사직했다.
일부 교사들은 불만을 내비치고 있다. 특히 귀넷 교육청의 경우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더라도 교직원들은 학교로 출근하도록 지침을 내렸기 때문이다.
교사 자녀를 둔 한 한인 시니어는 “온라인 수업을 하는데 왜 위험하게 학교로 출근을 하도록 하는지 모르겠다”며 “상황이 이렇게 어려운데, 어디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귀넷 교육청은 교직원 코로나 확진이 늘자 오는 19일부터 일주일간대면수업을 중단하고, 온라인 수업으로 전면 전환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풀턴과 체로키 교육청도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수업을 중단했다.
전국적으로도 대체 교사 부족 현상은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빚어졌다. 베이비 부머 세대의 교사들이 대거 은퇴한 반면 교사 직을 선택하는 대학 졸업자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조지아를 포함, 전국 40개 주에서 대체 교사 인력을 공급하고 있는 켈리 에듀케이션의 니콜라 소아레스 사장은 애틀랜타 저널(AJC)과의 인터뷰에서 “팬데믹으로 충원이 더욱 어려워진 데다 수당이 높지 않으면 감염 리스크를 무릅쓰고 교실 수업을 하느니 차라리 실업수당을 받겠다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권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