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지원서 접수 시즌이다. 물론 사립대학 조기지원제 (Early Action/ Early Decision) 마감은 11월 1일이 대부분이어서 이미 지원서를 접수한 학생들도 있겠지만 UC 지원마감은 11월 30일, 일반지원 마감은 1월 1일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본격적인 시즌은 지금부터라고 할 수 있겠다.
사립지원서인 커먼 어플리케이션과 UC 지원서 작성을 아직 시작도 안 한 학생들도 있겠지만 지금쯤이면 (조기지원 접수를 안 한 학생들은) 어느정도 지원서 작성을 마쳤을 수도 있다. 물론 12학년 자녀들의 대입지원서 작성에 부모들이 일일히 간섭하기도 어렵고, 관심을 가지고 싶지만 자녀들이 절대 보여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입지원서 작성을 자녀들에게 맡겨두는 것은 권하고 싶지 않은 일이다. 윗 형제 자매가 있으면 제일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사촌들에게라도, 아니면 전문가들에게라도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다.
그중에서 꼭 신경써서 봐야 할 부분들을 몇가지 지적하고자 한다.
우선 지원서에 적어넣은 각종 과외활동이나 수상경력이다. 사실 부모의 입장에서는 공부도 잘하고 그동안 제 할 일 잘해왔던 아이들이기 때문에 이 또한 잘하겠지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2023년 현재를 살고 있는 자녀 세대들은 부모세대가 그 때 가지고 있었던 큰 장점 하나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바로 기억력이다.
무슨 말인가 하겠지만 지금의 학생들은 자기나 타인에 대한 모든 정보를 컴퓨터나 전화기에 담아주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열심히 참여했던 과외활동, 수상내역 등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거나, 대강만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경우 학생들에게만 과외활동 내역을 적으라고 맡겨두면, 날짜도 행사내용도, 활동했던 주최는 어디였는 지 모른채 자신이 알고 있는 대강만 달랑 한 줄 정도로 적어넣는 경우가 사실 대다수다. 이렇게 그대로 대학에 접수해버리면 학생들이 고교생활 힘들게 참여한 모든 일들이 그대로 묻혀버릴 수 밖에 없다.
대학은 학생이 지원서에서 제대로 알려주지 않으면 학생이 고교시절 내내 과연 어떤 활동에 열정을 가지고 얼마나 열심히 참여했으면 어떤 과정을 통해 어떤 결과를 이루어냈는지 알 수가 없다. 결국은 학생들이 대강 적어넣은 그 내용만으로 학생을 평가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자녀가 대입지원서에 적어넣은 Activities 와 Awards 들은 반드시 학생이 아닌 학생에 대해 잘 아는 누군가를 통해서라도 확인할 것을 권한다.
그리고 부모와 학생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에세이다. UC는 8개 주제 중에서 4개를 골라 각 350자 이내로 작성해야 한다. 그리고 커먼 어플리케이션에서는 총 7개 주제 중에서 단 하나를 골라 650자 이내로 작성해야 한다.
이 자리를 빌어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가능한 어려움을 극복한 했다는 주제 (UC에서는 5번째, 커먼 어플리케이션에서는 2번 째 주제에 해당한다) 는 가능한 피할 것을 권한다.
실제로 지원서에서 묻는 내용은 ‘본인에게 버거울 수 있는 일에 도전한 일이 있는가, 그 과정을 통해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성장했는가’ 라는 것이지만 많은 학생들이 이를 어려움과 역경을 이겨낸 것을 묻는 것으로 착각하고 자신의 17년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일을 굳이 끄집어내어 쓰는 것을 많이 본다.
그런데 평범한 가정의 2세 한인 학생들에게 가장 힘든 일이었다면 재정적으로 궁핌했다거나, 좋아하는 스포츠 활동중에 부상을 당했다거나, 부모나 조부모가 많이 아팠다거나 하는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물론 이런 일들이 당사자들에게는 매우 힘든 일이었겠지만 전국적으로 이런 주제를 쓰는 다른 학생들 중에는 하루 아침에 고아가 됐다거나, 전쟁으로 난민이 되었다거나, 부모와 함께 노숙생활을 했다거나 하는 등은 드라마틱한 일을 경험한 학생들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필자는 대입지원서 에세이에서는 대학이 굳이 알 필요 없는 본인의 약점을 끄집어 내기보다는 학생의 장점, 좋아하는 일, 남들에게는 생소한 취미를 통해 학생의 개성을 알려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임을 말하고 싶다. 고교생활 중에 했던 과외활동 중 하나를 골라서 그 활동을 통해 학생 본인이 얼마나 열심히 했고, 어떤 결과를 이루어냈는지를 얘기하고 그 과정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보여주는 것도 매우 좋겠다.
남은 2개월 동안 학생들이 대입지원서 작성에 최선을 다함으로서 좋은 결과로 연결되길 기대해본다.
김소영 / Director, Gateway Online 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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