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자기소개 영상’ 제출, 명문대 입시의 새 트렌드

높은 GPA, 우수한 시험 성적, 감동적인 에세이, 오랫동안 성공적인 대학 입시의 3요소였다. 하지만 이제 여기에 네 번째 요소가 추가되고 있다. 바로 ‘자기소개 영상’이다. 명문대들이 앞다퉈 영상 제출 옵션을 도입하고 있고, 일부 대학에서는 이미 합격생의 80% 이상이 영상을 제출하고 있다.  

무엇이 이런 변화를 만들었을까?

사실 대입 에세이의 진정성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가정의 학생들은 전문 컨설턴트나 부모의 도움을 받아 에세이를 다듬어왔다. 입학사정관들은 늘 고민했다. “이 문장이 정말 17세 학생의 목소리일까?” “이 통찰이 정말 고등학생의 것일까?” 하지만 명확한 증거가 없는 한 이를 가려내기는 거의 불가능했다.

그런데 챗GPT의 등장은 이 문제를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옮겨 놓았다. 이제는 전문 컨설턴트가 필요 없다. 누구나 AI에게 “감동적인 대입 에세이를 써줘”라고 요청하면 몇 초 만에 그럴듯한 결과물을 받을 수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약 30%의 학생이 에세이 작성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는 더 많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추정이다.

2023년 대입 영상 플랫폼 ‘글림스’를 출시한 ‘이니셜 뷰’의 테리 크로퍼드 CEO는 “AI는 입학 에세이의 마지막 못”이라고 표현했다. 학생들이 챗GPT를 사용하기 시작하자 입학사정관들은 더 이상 에세이만으로는 학생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새로운 방법이 필요했다.

브라운대는 2018년부터 선제적으로 움직였다. ‘브라운 비디오 인트로덕션’이라는 자기소개 영상 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처음에는 모든 지원자에게 인터뷰 기회를 제공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이유에서 시작됐다. 그런데 팬데믹을 거치며 이 제도의 가치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부각됐다. 대면 인터뷰가 중단되자 영상이 학생의 개성과 성향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창구가 된 것이다. 입학사정관들은 서류에서는 드러나지 않는 학생의 열정, 진정성, 의사소통 능력을 영상에서 발견했다. 2023년 가을학기 브라운대 합격생의 84%가 영상을 제출했다는 사실은 이제 영상이 사실상 ‘선택’이 아닌 ‘표준’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듀크대는 60~90초 분량의 짧은 자기소개 영상을 받고 있고, 밴더빌트대는 ‘학생의 삶과 개성을 엿볼 수 있는 영상’을 권장한다.  

형식은 조금씩 다르지만 목표는 하나다. 학생의 진짜 모습을 보고 싶다는 것. 크로퍼드 CEO는 “입학사정관들이 원하는 것은 ‘진정성(authenticity)’”이라고 강조했다.  

글림스에는 이미 30개 이상의 대학이 가입했고, 올해만 수만 건의 영상이 제출될 전망이다. 학생들은 휴대폰이나 노트북으로 1분 내외의 영상을 촬영해 시험 점수처럼 대학에 제출한다. 흥미로운 점은 영상에서는 에세이와 달리 과도한 편집이나 코칭이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전문 스튜디오에서 찍은 듯한 완벽한 영상보다 자기 방에서 스마트폰으로 찍은 솔직한 영상이 더 좋은 평가를 받는다.

AI가 에세이를 대신 써줄 수는 있지만 카메라 앞에 서서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은 대체할 수 없다. 목소리의 떨림, 눈빛의 진정성, 말을 고르는 순간의 망설임까지 모두 그 학생만의 것이다. 놀랍게도 내성적인 학생들이 영상에서는 자신을 더 잘 표현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글로 쓰는 것보다 말로 하는 것이 더 편한 학생들이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AI 시대에도 에세이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글쓰기는 여전히 중요한 능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상의 중요성은 계속 커질 것이다.

학생들이 카메라 앞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법을 배우고, 짧은 시간 안에 핵심을 전달하는 연습을 하는 것은 곧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다.  

고가의 컨설턴트를 고용할 필요 없이 스마트폰 하나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 완벽함이 아니라 진정성이 평가 기준이라면 진심을 담아 말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우리는 이미 영상의 시대에 살고 있다. 대학 입시는 이 변화를 가장 먼저 반영하고 있을 뿐이다. AI가 글을 대신 써주는 시대, 진짜 나를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은 결국 내가 직접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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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김 카운슬러 / 어드미션 매스터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