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이민 가정에서 특히 고민하는 것이 몇 가지 있다. 비즈니스가 대박을 터뜨려서 풍족하게 살게 되면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만 대부분의 가정은 자녀의 학비 부담이 문제가 된다. 가정 경제가 자녀를 동부의 사립 기숙 학교로 보내는 일부 가정을 제외하면 자녀의 대학 학비는 큰 부담이다. 그래서 연방 정부의 학자금 지원을 신청하는 무료 시스템인 FAFSA와 관련된 정보를 알아둘 필요가 있다. 그런데 세상이 빠르게 변하면서 학자금 시스템도 매우 빠르게 바뀌고 있다. 몇 가지 정보를 정리해 봤다.
대학 입학 지원서를 쓰는 자녀 곁에서 학부모가 함께 펼쳐야 할 서류가 있다. 학자금 신청서와 4년 동안의 학비 계획표다. 합격한 뒤 부족한 돈을 대출로 마련하겠다는 생각은 올해부터 더 신중해야 한다. 연방 학부모 PLUS 대출에 연간·누적 총한도가 도입되면서 입학 첫 해의 비용을 감당할 수 있어도 졸업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지는 별도로 따져야 하기 때문이다.2025년 7월 제정된 ‘원 빅 뷰티풀 빌 법’의 주요 대출 조항은 올해 7월 1일부터 시행됐다. 내년 가을 대학에 들어갈 12학년 가정은 새 규정을 반영해 학자금을 신청하고 11학년 가정은 지원 대학을 고를 때부터 비용을 비교할 필요가 있다. 대학의 이름과 합격 가능성에 더해 우리 집이 실제로 부담할 금액을 지원 기준에 넣어야 한다.
12학년은 2027-28 FAFSA
2027년 가을 대학에 입학할 학생이 작성할 서류는 2027-28학년도 FAFSA(연방학자금 무료 신청서)다. 연방 교육부는 지난 9월 23일 일반 신청자에게 신청서를 공개했다. 2027년 7월 1일부터 2028년 6월 30일까지의 재학 기간에 필요한 학자금을 신청하는 서류이며 소득·세금 정보는 2025년 자료를 사용한다.학생과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부모 등은 각각 자신의 StudentAid.gov 계정으로 참여해야 한다. 연방 세금 자료를 연방 국세청(IRS)에서 가져오는 데 필요한 동의와 전자 서명도 빼먹으면 안된다. 세금 신고를 하지 않은 사람도 필요한 동의 절차를 거쳐야 하며 예금과 투자 자산 등 별도로 답해야 하는 항목도 확인해야 한다.
FAFSA 제출은 학자금 준비의 출발점이다. 제출 후에는 제출 요약에서 오류와 추가 조치 사항을 확인해야 한다. 이때 표시되는 학생 지원지수(SAI)는 대학이 지원 자격과 금액을 산정할 때 사용하는 지표이지 각 가정에 청구할 학비나 최종 지원액 자체는 아니다. 실제 지원 조건은 각 대학의 학자금 제안을 받아 비교해야 한다.
마감일은 입학 원서 접수 마감과 따로 챙겨야 한다. 연방 최종 마감이 남았더라도 주정부나 대학의 우선 마감은 훨씬 이를 수 있다. 조기 전형 지원자는 가을에 학자금 서류를 요구 받을 수 있으므로 합격 발표를 기다리지 말고 대학별 일정을 확인해야 한다. 지원 대학, FAFSA 마감, 추가 서류, 제출 여부를 한 표에 적어두면 실수를 피할 수 있다.
부모 대출은 연 2만불, 4년간 8만 불?
학부모 PLUS는 부모가 부양 대상 학부생의 교육비를 위해 빌리는 연방 대출이다. 종전에는 대학이 산정한 총 재학비용에서 다른 학자금 지원을 뺀 범위까지 빌릴 수 있었다. 하지만 새 규정이 적용되면 학생 한 명당 연간 최대 2만 달러, 누적 최대 6만5천 달러로 제한된다. 부모가 각각 신청해도 같은 자녀를 위한 대출은 합산한다.
특히 총 한도를 놓치기 쉽다. 첫 3년 동안 매년 2만 달러씩 빌렸다면 이미 6만 달러를 사용한 셈이다. 마지막 해에 남는 한도는 5천 달러에 불과하다. 매년 2만 달러씩 4년간 총 8만 달러를 빌릴 수 있다는 계산은 맞지 않는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등록금과 생활비가 오를 수 있다는 점까지 앞서 생각해야 한다.
예를 들어 대출 수수료를 제외하고 단순 계산하면, 연간 총 재학비용이 7만 달러이고 무상 장학금·보조금이 3만 달러라면 남는 비용은 4만 달러다. 다른 지원이 없다는 가정에서 부모 PLUS가 최대 한도까지 승인돼도 2만 달러는 별도로 마련해야 한다. 학생 본인의 대출, 가족 저축, 추가 장학금 등을 나눠 계산해야 하며 학생 대출 역시 한도가 있어 부족분을 모두 채울 수 없을 수 있다.
부모 PLUS는 자녀의 이름으로 빌리는 돈이 아니라 부모가 상환 책임을 지는 빚이다. 대학 졸업 뒤 자녀가 갚아줄 것이라는 기대만으로 부모의 은퇴 이후까지 이어질 부담을 결정해서는 안 된다. 연간 한도는 받을 수 있는 최대 범위이며 실제 승인액과 이용 가능 여부는 다른 지원액과 대출 요건 등에 따라 달라진다.
이미 대학에 다니며 요건을 충족한 가정에는 종전 규정을 한시적으로 적용하는 예외가 있다. 그러나 현재 고교생의 일반적인 입학 계획을 세우면서 기존 재학생의 경험을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 재학생 자녀도 있는 가정은 자녀별 적용 규정과 예외 종료 시점을 대학 학자금 담당 부서에 확인하는 것이 좋다.
자영업 자산 제외와 사업 소득 제외는 다르다
한인 자영업 가정이 눈여겨볼 변화도 있다. 2026-27 FAFSA부터 가족 소유 사업체 가운데 정규직 또는 정규직 환산 직원이 100명 이하인 사업체의 순자산은 신고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한 가족이 거주하는 농장 등에도 제외 규정이 적용된다. 식당·세탁소·마켓 등을 운영한다면 소유 관계와 직원 숫자가 해당 요건에 맞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다만 사업체 자산을 신고하지 않는다는 말이 사업에서 벌어들인 소득까지 학자금 산정에서 제외한다는 것은 아니다. 사업 소득과 개인 예금, 별도로 보유한 투자 부동산은 구분해야 한다. 사업체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자산을 제외하거나 지원액이 반드시 늘어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FAFSA 기준이 대학 자체 지원금 심사에 그대로 적용되는 것도 아니다. 일부 대학과 장학기관은 자체 재원으로 주는 지원금을 심사하기 위해 CSS 프로파일을 요구한다. 모든 사립대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추가 증빙 서류와 마감도 대학마다 다르다. FAFSA 제출만으로 신청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말고 각 대학의 학자금 안내를 확인해야 한다.
형제자매 동시 재학도 자동 할인은 없어
대학생 자녀가 둘 이상인 가정은 예전의 계산법을 따라서는 안된다. 2024-25학년도부터 도입된 SAI 계산식에서는 과거 부모 부담분을 대학생 자녀 수에 따라 나누던 방식이 없어졌다. 이는 올해 부모 대출 한도가 생기면서 새로 바뀐 내용은 아니다. 큰 아이의 입학 때 경험만으로 둘째의 지원액을 예상하면 차이가 날 수 있다.
자녀의 동시 재학으로 부담이 커졌거나 최근 실직·사업 부진으로 소득이 줄었다면 대학에 사정 변경을 설명하고 재심사를 요청할 수 있다. 2027-28 FAFSA가 사용하는 2025년 세금 자료가 지금의 형편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추가 지원은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며 대학이 요구하는 소득 감소와 비용 관련 증빙을 준비해야 한다.
갚지 않아도 되는 연방 보조금인 펠그랜트도 신청 학년도를 구분해 살펴야 한다. 2026-27학년도 기본 연간 최대 지원액은 7,395달러지만 이를 내년 입학생의 2027-28 확정액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실제 수혜 여부와 금액은 소득·가족 규모·수강 비중 등 여러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인터넷에서 본 전년도 숫자보다 해당 학년도 공식 안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11학년은 지원 명단에 비용 기준을 넣을 때
11학년 가정은 지금 당장 내년 입학생용 FAFSA를 제출하기보다 대학별 예상 부담액을 비교하는 데 시간을 쓰는 편이 좋다. 각 대학 웹사이트의 순학비 계산기(Net Price Calculator)를 이용하면 가정의 소득과 자산 등을 바탕으로 지원금을 반영한 예상 비용을 살펴볼 수 있다. 다만 계산 결과는 추정치이며 실제 지원액을 보장하지 않는다.
등록금이 비싼 대학이 반드시 우리 가족에게도 가장 비싼 대학은 아니다. 대학 자체 보조금과 장학금이 다르기 때문이다. 반대로 장학금을 많이 준다는 설명으로 부담이 작다고 판단할 수 없다. 출발점인 총 학비가 더 클 수 있다. 비교 기준은 대학이 내세우는 장학금 총액이 아니라 무상 지원을 뺀 뒤 남는 금액이어야 한다.
이때 등록금 뿐 아니라 기숙사비·식비·교재비·교통비 등을 포함해야 한다. 타주 대학이라면 집에 돌아오는 여행 경비도 예상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매년 소득에서 부담할 금액, 이미 마련한 교육 저축, 감당할 수 있는 대출 규모를 자녀와 먼저 이야기해 두면 지원 명단을 현실적으로 구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비용이 맞는 대학을 포함하는 것은 합격 가능성이 높은 대학을 넣는 것만큼 중요하다. 주립대와 사립대, 통학과 기숙사 생활 등 여러 선택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해 볼 만하다. 자녀가 원하는 전공과 학업 환경을 살피면서 가정의 재정 범위 안에 들어오는 선택지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원 총액보다 졸업까지 남는 부담을 보라
대학의 학자금 제안 패키지를 받으면 지원 항목부터 나눠야 한다. 장학금과 보조금, 학생 대출, 부모 대출, 워크 스터디를 모두 합친 숫자를 공짜로 받는 돈처럼 읽어서는 안 된다. 대출은 갚아야 하고 워크스터디는 실제로 일해 받는 임금이다. 무상 지원을 먼저 구분한 뒤 나머지 비용을 어떻게 충당할지 계산해야 한다.
첫 해 장학금이 4년 내내 유지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갱신에 필요한 성적과 이수 학점, 전공 변경 시 조건, 지원 기간을 살펴야 한다. 4년 비용 표에는 학비와 생활비가 오를 가능성도 반영하고 부모 PLUS의 연간 한도와 누적되는 총 한도를 함께 기입해야 한다. 졸업이 늦어질 경우의 추가 부담도 빼놓지 말아야 한다.
12학년에게는 신청과 마감 관리가, 11학년에게는 지원 대학별 비용 비교가 당장의 과제다. 합격 통지서를 받은 뒤 부족한 돈을 급히 찾기보다 지원 단계에서 가족의 부담 범위를 확인해야 한다. 대학 선택은 입학 첫해의 등록금을 마련하는 결정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졸업할 때까지 학업을 이어 갈 수 있는지 살피는 결정이어야 한다.
장병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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