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 청소년 4명중 1명꼴 장전된 총기류 쉽게 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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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ver] 입력 2023.04.11 17:30

중고생 4만여명 대상 ‘헬시 키즈 콜로라도’ 설문조사

콜로라도 청소년 4명 중 1명은 24시간이내에 장전된 총기에 접근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설문조사 결과가 지난 27일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고 센티널(The Sentinel)이 보도했다.

콜로라도 주내 중고생 4만1천여명을 대상으로 2년마다 실시하는 ‘헬시 키즈 콜로라도’(Healthy Kids Colorado Study)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님의 허락 없이 장전된 총을 발사할 준비를 하는데 얼마나 걸릴까요?”라는 질문에 4명 중 1명 꼴로 “24시간이내”라고 답했으며 특히 이들 중 절반 가량은 “10분 이내”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 결과는 지난 22일 덴버 시내 이스트 고등학교에서 17세 재학생이 총기를 난사해 2명의 교직원에게 중경상을 입힌 후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해 다시한번 콜로라도 사회에 큰 충격을 준 직후에 발표돼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 논문을 전미의학협회저널 소아과(JAMA Pediatrics)에 발표한 콜로라도 공중 보건 대학 박사과정 학생인 버지니아 맥카시는 “청소년들의 상당수가 총기류에 쉽게 그리고 매우 빠르게 접근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충격적인 결과다. 총기류에 접근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매우 짧다는데 특히 주목해야 한다. 특히 자살 시도는 종종 10대들에게 충동적인 결정이다. 자살을 시도한 사람들의 약 절반이 생각과 행동 사이의 시간이 10분 미만이라고 답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따라서 총을 장전하지 않고 잠금 장치가 된 곳에 보관해 청소년의 접근을 방지한다면 충동적인 행동을 지연시키거나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설문 조사에서 아메리칸 인디언 학생들의 39%가 24시간 이내 총기에 접근할 수 있다고 응답해 가장 높았고 이들 중 18%는 10분 이내에 가능하다고 답했다. 이 비율은 다른 인종 학생들의 총기 접근율 12%에 비해 매우 높은 것이다. 참고로 아메리칸 인디언과 앨라스카 원주민 청소년들의 자살률은 타인종에 비해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한 도시 거주자의 29%가 총기 접근이 용이하다고 답한데 비해 시골 지역 거주 학생들은 그 비율이 약 40%에 달해 대조를 보였다. 1999년 컬럼바인 고등학교, 2006년 플랫 캐년 고등학교, 2013년 아라파호 고등학교, 2019년 STEM 스쿨 하이랜드 랜치 등 지난 25년간 학교 총기난사 사건을 연이어 겪은 콜로라도에서는 최근 수백명의 학생들이 주의회 의사당 앞에서 총기 규제 강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으며 주의회에서는 관련 법안 4개가 통과를 앞두고 있는 등 그 어느때 보다도 총기 규제에 대한 동조 여론이 높은 상태다.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20년 19세 이하 사람들의 사망 원인 가운데 총기류가 자동차 사고 보다 더 높았으며 2021년에는 총기 사건으로 하루 평균 7명의 아동이 사망하는 등 특히 코로나 19 대유행 기간 동안 어린이들의 총기에 의한 사망이 크게 늘었다. 교내 총격사건이 언론과 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키지만 총기에 의한 10대 사망의 대부분은 자살이다. 한편, 콜로라도의 연구원들은 이제 예방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10대들이 어디서 총에 접근하고 있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더 깊이 파고들 계획이다.

이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