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유명 백화점 JC페니컴퍼니(J.C. Penney Company)의 설립자인 제임스 캐시 페니는 승승장구하던 삶을 살았지만, 대공황을 겪으며 거의 파산에 이르는 등 참으로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았다. 그는 “항상 가장 큰 노력이 필요한 것은, 바로 모든 일의 시작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우리나라에도 “시작이 반이다”라는 잠언이 있다. 이는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시작부터 해야 한다고 독려하는 말이자, 시작이야말로 모든 것을 가능케 하는 근본 원동력이라는 의미다.
그렇다면 중국의 손자병법에 나오는 ‘지피지기면 백전불태’의 원리를 십분 활용해야 할 것이다.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이 진리는 시작과 함께, 현실과 내용을 정확히 파악할 때만 가능하다. 특히, 복잡한 제도와 기준이 얽힌 미국 대학의 학자금 재정보조 시스템을 이해하려면 ‘알고 시작하는 준비’가 더욱 절실하다. 실제로 재정보조는 단순히 경제적 지원에 국한되지 않고, 자녀의 대학 진학 전략 전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 학부모들은 연간 수만 달러가 좌우되는 대학 학자금 재정보조의 설계와 진행에 대해 과연 어떤 준비를 시작했을지 되돌아봐야 한다. 특히, 자녀의 대입 준비와 재정보조 설계를 동시에 시작해야 하는 여름방학 시기에는 이를 점검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학마다 매년 상승하는 총학비는 가정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일부 사립대학의 경우 연간 총학비가 10만 달러에 이르렀으며, 내년에는 이를 훌쩍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문제는 연방정부, 주정부, 대학이 제공하는 재정보조에 관심을 갖고, 현 시점에서 가정의 재정 형편을 어떻게 진단하고 준비하느냐에 따라 실질적인 재정보조금 수혜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즉시 계획을 세워 실천에 옮길 수 있어야 한다. 사전 준비가 잘 되면 대부분의 사립대학을 주립대학보다도 저렴하게 다닐 수 있으며, 자녀의 대학 선택 폭도 넓어지고 가정의 부담도 덜 수 있다.
더욱이 자녀가 둘 이상 동시에 대학에 진학할 경우, 이러한 재정부담은 심화된다. 따라서 어느 시점에 어떤 사전설계를 했느냐가 자녀의 성공 여부를 좌우할 수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대학 학자금 재정보조 신청을 단순히 FAFSA나 CSS 프로파일을 작성해 제출하고, 대학에서 요구하는 서류를 제출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매우 위험한 접근이다. 신청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제출한 정보로 평가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설계와 사전 준비 없이는 실질적인 손해를 볼 수 있다.
더구나 재정보조 시스템은 각 대학마다 평가 기준과 반영 항목이 다르고, 연방 및 주정부의 정책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소득뿐 아니라 자산의 구조, 형제자매 수, 부모의 나이 등 수십 가지 항목이 재정보조금 산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단순한 서류 제출만으로는 절대 최적의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
많은 학부모들이 재정보조 공식에 대한 이해가 거의 없어 안타까운 경우가 많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도 “가장 큰 위험은 아무런 위험도 감수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사실 재정보조는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사전설계를 통해 위험을 줄이는 열쇠다.
최근 한 학부모의 사례가 이를 여실히 증명해준다. 해당 가정의 자녀는 올해 총학비가 9만9000달러인 사립대학에 입학했다. 이 가정은 비교적 소득과 자산이 많은 편이 아니었지만, 5만6000달러의 재정보조만 받았다. 그러나 사전 평가를 통해 몇 가지 조정만 했더라면 8만5000달러까지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학부모는 뒤늦게 후회했지만, 한 해는 어쩔 수 없다며 내년부터라도 혜택을 제대로 받기 위해 부랴부랴 조치에 나섰다.
결과적으로, 단 한 번의 고정관념이 이 가정에 3만 달러의 손실을 안겼다. 이는 세금 공제 후 금액이므로, 실제로는 약 3만7500달러의 수입을 벌어야만 감당할 수 있는 큰 부담이었다. 이런 경험은 단지 한 가정의 사례가 아니라, 매년 수천 가정에서 되풀이되는 현실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모든 과정을 점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 그것이 바로 첫걸음이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정확히 진단하고 전략적으로 준비한다면, 불필요한 부담은 줄이고 자녀의 가능성은 더욱 넓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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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명 대표 / AGM인스티튜트튜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