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 Angeles] 입력 2023.01.04 20:25 수정 2023.01.04 21:25
어반 인스티튜트 조사 발표
크레딧기록 없어 부채 늘어
카드빚 등 채권추심 상태
Z세대(18~24세) 5명 중 1명은 고물가와 생활고탓에 불어난 빚더미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워싱턴DC에 위치한 싱크탱크 ‘어반 인스티튜트(UI)’는 크레딧 기록이 있는 18~24세의 약 20%가 크레딧 카드 빚, 자동차 융자, 소액 대출 등 부채 상환을 못해서 채권추심(collection) 상태에 있다고 밝혔다.
특히 크레딧 기록이 거의 없는 젊은 성인들은 높은 이자율의 크레딧카드 부채를 감당하기 어려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60일 이상 크레딧카드 빚을 갚지 못해서 채무불이행 상태에 놓인 비율이 가장 높은 세대는 밀레니얼세대(5%)였다. 그 다음으로는 Z세대 4.5%, X세대 3.5%, 베이비부머 세대 및 미응답은 1.8% 순이었다.
UI는 “연방 정부의 단기간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서 카드 연체 이자율(APY)도 동반 상승한 탓에 카드 빚이 쌓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사회 초년생들의 임금은 통상 낮은 수준인데다 부채 관리에 서툴러서 크레딧카드 빚 감당이 버거운 상태라고 덧붙였다.
또 일반적으로 크레딧 점수가 낮을수록 더 높은 이자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크레딧 기록이 짧은 젊은층이 그렇지 않은 세대보다 APY가 더 높은 점도 빚더미 청춘 증가의 한 요인으로 분석됐다.
테드 로스먼 뱅크레이트 선임 애널리스트는 “신규 크레딧카드 신청자들의 APR이 최대 30%까지 올라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일부 금융업체는 고객의 부채 상환 능력 검증 없이 크레딧카드를 마구 발급하면서 빚더미 청춘 양산에 일조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UI는 “수입이 제한된 대학생들도 사전승인된 크레딧카드 오퍼를 빈번하게 받는 게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젊은층에선 크레딧카드와 결제 할부 방식이 비슷하지만 비교적 수수료가 적은 ‘선구매 후지급(BNPL)’ 사용도 급증하는 추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BNPL도 크레딧카드와 마찬가지로 연체 시 크레딧 점수가 떨어질 수 있어서 주의가 요구된다.
마셜 럭스 하버드대 행정대학원 선임연구원은 “BNPL은 법의 회색지대에 있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크레딧카드 사용 증가와 더불어 APY 상승으로 소비자들의 부담도 동반 증가세다.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총 크레딧카드 빚은 9300억 달러나 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5% 늘어난 값으로 20년래 최대 상승 폭을 기록한 것이다. APR의 평균치는 19%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APY가 앞으로 더 오를 전망이어서 젊은층을 포함한 소비자들은 크레딧카드 부채를 신중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로스먼 선임분석가는 건강한 채무 관리를 위해 크레딧카드 한도의 30% 이하를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우훈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