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너·코치 아버지와 연습
“보스턴마라톤 못 뛰어 아쉬워”
오는 17일 LA 마라톤이 열리는 가운데, 지난달 열린 벤투라 마라톤을 2시간대에 완주한 12세 한인 소녀 마라토너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LA타임스는 12일 ‘2028년 올림픽을 준비하는 12세 소녀’라는 제목으로 어바인에 거주하는 에번 김양을 소개했다. 김양은 지난달 25일 개최된 벤투라 마라톤을 2시간 58분만에 완주해 모든 여성 참가자(여학생 포함) 중 2위를 기록했다. 평균 마일당 7분 속도로 뛴 셈이다.
김양의 트레이너이자 코치는 바로 아버지 마이클 김(49)씨. 김씨 역시 마라토너로, 딸과 함께 벤투라 마라톤에 참가해 2시간 51분에 들어왔지만 오는 12월에 참가할 캘리포니아 국제마라톤 대회에서는 딸이 자신의 기록을 앞설 것으로 예측했다.
김양의 마라톤 완주는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김양은 LA타임스에 “벤투라 마라톤을 20마일 정도 달렸을 때 발에 경련이 났다. 하지만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김양은 스스로 “정신 차려”를 수없이 외치며 멈추지 않고 달렸고 결국 본인이 세운 목표 시간대에 결승선을 끊을 수 있었다고 했다.
김양이 마라톤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아버지 김씨 때문이다.
싱글대디인 김씨는 12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매일 아침 식사 전 자녀와 함께 시간을 갖자는 생각에 막내(에번)가 4살 때부터 큰아들(콜·17), 큰딸(헤이븐·16)과 함께 넷이서 산책을 시작했다”며 “그러다 언제부터인가 아이들이 달리기 시작했고 에번은 오빠를 따라서 마라톤에 도전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김양의 목표는 나이별 마라톤 기록을 세우는 것으로, 지금보다 4분만 앞당기면 12세 남녀 마라토너들을 통틀어 최고 기록을 세우게 된다.
또다른 목표는 2028년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는 것이다. 한 예로 2024년 미국 올림픽 마라톤팀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2시간 37분 안에 뛰어야 한다.
로드레이싱통계학자협회에 따르면 여성 마라토너의 1%만이 3시간 안에 마친다. 성별을 불문한 12세 마라토너 기록 중 가장 빠른 건 1986년 대회에서 독일의 육상선수 마누엘 집세가 2분 54분에 완주한 것이다.
김양의 지금까지 기록을 보면 결코 불가능한 건만 아니라는 게 아버지 김씨의 설명이다.
김씨는 “에번이 목표를 세우고 계속 연습하고 트레이닝을 받고 있다”며 “지금까지의 기록을 볼 때 2028년 올림픽에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쉽다면 올림픽 준비를 위해선 큰 대회에 참가해야 하는데 보스턴마라톤 등 주요 국제대회는 연령 제한에 막혀 참가할 수 없는 것”이라고 털어놓은 김씨는 “이번 기회에 보스턴마라톤이 규정을 완화해줬으면 한다”는 바램도 털어놨다.
자녀들의 마라톤 기록과 연습활동 모습 등을 유튜브에 공개하고 있는 김씨는 “아이들에게 원하는 건 정직함과 학생으로서 책임감, 그리고 최고의 러너가 되는 것인데 모두 잘 지켜줘서 고마울 뿐”이라며 “막내가 꿈을 이룰 수 있도록 가족 모두 옆에서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