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교실 l 자녀가 대기자 명단에 올랐다면
팬데믹에 대학들 숫자 늘려
지원자들의 혼란도 가중돼
합격 기대에 ‘올인’은 금물
확정 대학 위주의 점검 필요
대학들의 합격 발표가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예년 보다 대기자 명단 눈치싸움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 10일 월스트리트저널은 팬데믹 이후 대학들이 신입생 최종 명단 확정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기자 명단에 포함되는 지원자 수 또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대학들이 더 많은 지원자를 대기자 명단에 포함한 이유는 팬데믹으로 인해 예상보다 신입생 등록이 적은 상황을 대비하는 일종의 ‘안전장치 확보’로 해석할 수 있다. 과거 대학들이 나름의 방식으로 산정하던 예상 신입생 등록 수가 팬데믹으로 인해 더욱 가늠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미국대입카운슬링협회(NACAC)에 따르면 2007년 기준 대학에 합격한 지원자의 대학 최종 등록률이 절반에 가까운 48퍼센트였던 이 수치는 팬데믹 기간 동안 33%까지 감소했다.
대학별로 살펴보자면 69%였던 예일대의 2019년 가을학기 합격 지원자 최종 등록률은 2020년 가을학기에 55%까지 감소했으며 동기간 스탠퍼드대는 82%에서 68%로 감소했다. 조지타운대학의 경우 지난해 가을 합격 지원자의 최종 등록률이 45%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지원자들의 등록 의사가 매우 높은 상위권 대학의 최종 등록률이 크게 하락했다는 것은 중위권 대학의 경우 신입생 명단 예측과 확정에 더욱 큰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팬데믹이 가져다준 불확실성으로 지원자들이 예년보다 더 많은 학교에 지원서를 접수한 것도 신입생 명단 확정에 어려움을 더한다. 공통지원서(Common App)의 통계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올해 3월 1일까지 공통지원서를 통해 지원서를 접수받는 900여 개의 대학 지원건이 전년 대비 11% 증가했지만 실제 지원자 수는 동기 대비 2.4% 증가에 그쳤다.
지원자들 또한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여러 차선책을 준비해놓기 위한 심리가 작용한 것이다.
대학과 지원자 모두에게 손해
이러한 시스템은 대학과 지원자 모두에게 혼란은 가중시킨다. 대학은 울며 겨자먹기로 합격자 및 대기자 명단을 늘렸지만 최종 확정될 신입생의 숫자는 정해져 있기 때문에 오히려 산정이 어려울 수 있다. 조지아텍 릭 클록 입학국장은 “상위권 대학들의 경우 작년 4월부터 신입생 명단 확정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자 부랴부랴 대기자 명단의 학생들의 추가 합격을 발표하기 시작했고 이 추세가 7월 말까지 이어졌다”며 “올해는 이 과정이 더욱 더 길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가 신입생 명단 부족으로 발생하게 될 손실을 막고자 오히려 지원자의 부담을 가중시켰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캘리포니아 소재 고교 마린 아카데미의 에런 퍼크 대입 카운슬러는 “모두가 어려운 상황에서 대학들은 자신들의 손해만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런 기형적인 제도를 탄생시켰다”고 비난했다.
신속한 결정이 혼란 막을 수 있어
대학과 지원자 모두가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대기자 명단에 오른 지원자들은 어떠한 전략을 가져가야 할까. 게이트웨이 아카데미 LA의 김소영 원장은 “상향 지원한 학교의 대기자 명단에 오른다는 것은 어쩌면 희망고문이라 볼 수 있다”며 “결국 좋은 대학일수록 부족한 신입생 명단을 다른 지원자들로 빠르게 채울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대기자 명단에만 올인 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서 김 원장은 “오히려 대학의 명성보다는 2021년 대학이 대면수업을 진행하는지 팬데믹으로 영향을 받은 가정의 학생들을 위한 지원책이 있는지 등을 살펴보며 정식 합격 통보를 받은 대학 위주로 신속한 결정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균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