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교실 ㅣ 5월 아시아태평양계 문화유산의 달
1990년 한 달로 연장해 의회가 공식 지정
전국서 아시아계 전통 기념하는 행사 열려
5월은 ‘아시아태평양계 문화유산의 달(이하 아태 문화유산의 달)’이다. 아시아 태평양계 출신 이민자들의 미국 문화-역사에 대한 기여를 기념하는 달로 1990년 공식 지정되어 31년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일 바이든 대통령은 아태 문화유산의 달 31주년을 기념하여 “미국의 건설과 단합을 도운 아시아계 미국인과 하와이 원주민 태평양제도 주민의 유산과 기여 힘이 아니었다면 오늘날 미국의 역사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아태계 미국인들에게 공로를 인정하기도 했다.
특히 올해는 지속되는 아시안 증오 범죄로 인해 아태 문화유산의 달이 더욱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아시안 증오 범죄는 전년 동기 대비 164%나 증가했다. 이민자로서 그리고 앞으로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살아가게 될 자녀와 함께 아태 문화유산의 달을 기념하여 아시아계 미국인의 문화와 유산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 이유다.
아시아계 미국인 용어의 탄생
아시아계 이민의 최초는 1635년 인도인의 이민역사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필리핀과 중국의 미국 이민이 이어졌고 한국은 19세기에 접어들며 본격적인 한국계 미국인의 이민 역사가 시작된다. 하지만 이때까지도 미국에 뿌리내린 아시아계 이민자들을 큰 범주에서 대표로 지칭하는 용어는 정해지지 않았다.
흑인 인디안 등 1950년대와 1960년대에 활발하게 전개된 인권운동의 바람은 아시아계 이민자들에게까지 전해진다. 1968년 UC버클리 대학원에 재학 중이던 엠마 지와 유지 이치오코 또한 노란 피부색이란 이유로 여러 차별을 겪은 아시안 학생을 결집하고 그들의 정치적 신장을 위한 동아리를 출범하고 그 이름을 고민하던 중 ‘아시아계 미국인 정치 연합(Asian American Political Alliance)’으로 동아리 이름을 짓게 된다. 미국 역사상 최초로 아시아계 미국인이란 용어가 등장하게 된 순간이었다. 훗날 이 용어는 더 큰 연대 속에서 미국에서 뿌리내린 아시안들을 대표하는 용어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아태 문화유산의 달 제정
아태 문화유산의 달의 역사는 1977년 6월 연방의회 프랭크 호튼(뉴역)과 노먼 미테나(캘리포니아) 의원이 5월의 첫 10일을 아시아-태평양계 이민자들의 문화유산을 기념하는 주(week)로 지정하자는 공동 발의안을 상정하면서 시작됐다. 5월이 선정된 이유는 1843년 5월 최초의 일본인 이민자들이 미국에 왔다는 것과 1869년 5월 10일 완공된 대륙횡단철도의 공사 인력 대부분이 중국 이민자였다는 것에서 기인했다.
1978년 10월 5일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합동 결의안에 서명하면서 ‘아태 문화유산의 주’가 공식 제정됐고 1990년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재임시절 연방의회가 행사 기간을 한 주가 아닌 한 달로 연장하는 법안을 상정하여 대통령 서명 후 공식적으로 ‘아태 문화 유산의 달’로 지정됐다.
다채로운 캠페인
5월 한 달 동안 아태 문화유산의 달을 기념하여 다양한 행사와 캠페인이 펼쳐진다. 세계적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널드는 ‘우리는 아태계 미국인입니다(#WeAreAPA)’ 캠페인을 펼치며 주류 언론과 미디어가 담지 않는 아태계 이야기 7개를 ‘디어 아시안 아메리칸(Dear Asian American)’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한다.
스미스소니언 재단 연방의회 도서관은 5월 한 달간 아태 문화유산의 달을 기념하고 아시안의 역사와 가치를 집중 조명하는 다양한 온라인 교육 콘텐츠를 진행한다.
스미스소니언 재단(https://www.si.edu/events/HeritageMonth)과 연방의회 도서관(https://www.loc.gov/events) 웹사이트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LA시 또한 아태 문화유산의 달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특히 5월 27일에는 골든글로브 수상에 빛나는 영화 ‘미나리’ 무료 온라인 상영회가 열린다. 미나리 온라인 상영회는 온라인 (bit.ly/May27Minari)을 통해 사전 예약할 수 있다.
이균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