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 입시 학원, 컨설턴트는 아이비리그를 포함한 탑 티어 명문 대학을 목표로 학생들을 중점적으로 가르치고 또 홍보하는 경우가 흔하다. 실제로도 나는 15년 이상 입시 컨설턴트로 일을 하며 9학년 아니 이미 그 이전부터 철저한 준비를 해온, 전략적으로도 완벽히 대비된 아이들을 수도 없이 만나왔다.
하지만 스포트라이트에서 벗어난 채 학교나 학원에서 우선순위가 아닌 아이들이 상당히 많다. 컨설팅 상담을 진행하다보면 “우리 아이는 성적은 나쁘지 않은데, 뭘하든 딱히 의욕이 넘치지도 않고, 어떤걸 잘하는지도 모르겠어요” 라며 걱정하는 케이스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그와 동시에 다른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무언가 착착 이뤄나가는 것 같은데 우리 아이만 뒤쳐지는 것 같은 느낌에 불안감은 갈수록 더 커진다.
어쩌면 학생들의 대다수를 차지할 이런 “평범한” 아이들, 그리고 학부모들은 대학 입시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준비해야할까? 우선 크게 세 가지 단계의 접근 방식을 제안하고 싶다.
첫째, 아이가 스스로 우선시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발견하기
미국 대학 입시 준비라는 관점에서 본인이 느끼는 중요한 가치 (Value)가 무엇인지 인식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아이가 어떤 가치를 우선순위로 두느냐는 본인의 대학 원서를 관통하는 테마이자 키워드가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그 아이가 입시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든 명확한 근거이자 동기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본인이 생각하는 인생에서의 중요한 가치가 Fun, Creativity, Peace 인 아이에게 향후 살인적인 경쟁을 견뎌야 하는 월스트리트 금융계로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대외 활동을 준비하고 입학 원서를 넣는 과정이 과연 진정한 의미의 성취로 느껴질 수 있을까.
16H LAB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워크북을 사용해도 좋고, 구글링을 해도 좋다. 우선 가치(키워드) 테이블을 통해 아이가 직접 키워드를 고르는 것을 추천한다. 약 50개의 키워드 중 본인에게 중요한 키워드 10개, 그 중에 5개, 3개, 그리고 마지막 1개로 좁혀 나가는 과정을 통해 본인에게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알아볼 수 있다.
이 우선순위들에 포함된 가치 (Value) 키워드가 곧 아이의 대외 활동 그리고 전체적인 대학 입시를 브랜딩하는 컨셉이 될 것이다.
둘째, 아이에게 가능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아이가 지금 당장 대학 원서를 준비해야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꼭 대외 활동 (Extracurricular Activities) 목적이 아니더라도,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상황들을 만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지금 봤을 때 꼭 생산적인 활동이 아니라해도 괜찮다. 사소한 관심사로 시작해 점점 흥미를 붙이고 그게 본인의 대학 진학이나 커리어로 연결되는 사례는 너무나도 많다.
아이들이 9학년을 지나 10학년에 올라갈 때 즈음 되면 본인도 모르게 조급함이 생기는 학부모들을 많이 보게된다. 하지만 주변에서 들려오는 이야기에 흔들리지 말고 아이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들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게 동네에서의 봉사 활동이 될 수도 있고, 게임이나 스포츠에 대한 감상평이나 분석을 하는 블로그나 유튜브가 될 수도 있고, 온라인으로 참여할 수 있는 인턴십일수도 있다. 마치 한국의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유치원, 초등학교 저학년 때 각종 음악, 스포츠, 미술, 영어 학원에 보내면서 아이의 관심사를 발견하고 재능을 키우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처음부터 모델 UN의 리더십을 노리고,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걸 목표로 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 할지라도 이를 최대한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것이다. 공식적인 미디어나 논문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블로그든 소셜 미디어든 본인의 경험을 기록해두는 것은 나중에 입시에서 생각보다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셋째, 선택과 집중을 해야하는 시기에는 과감한 결단을 내리기
보통 대학 입시의 관점에서 소위 말해 본격적인 “입시 모드”로 전환되는 시기를 10학년 2학기 정도로 본다고 했을 때, 적어도 11학년부터는 선택과 집중을 해야한다. 첫번째와 두번째 과정을 통해 본인에게 우선순위가 되는 키워드를 발견했고, 그와 함께 분야를 막론하고 다양한 경험을 해왔다면, 이 세번째 단계는 보다 수월할 것이다.
초반에는 가급적 다양한 활동에 commit, 그리고 이후에는 그 중에서 narrow down 하는 과정이다. 본인의 관심사나 잘 할 수 있는 영역에 대한 어느 정도의 경험과 확신이 있기 때문에 이 때부터는 무서운 속도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그리고 이 때 직접 인터넷에 있는 자료를 이용하거나 전문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으면 “저는 잘 모르니까 알아서 해주세요” 같은 상황이 아니라 아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어떤 것을 원하는지 명확하게 이야기할 수 있고 대외 활동의 선택, 그 이후의 실제 활동에서도 굉장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요약하자면, 아직 아이가 어떤걸 잘하는지도 모르겠고, 관심사가 무엇인지도 명확하지 않다고 느끼는 학부모들의 경우, 우선 미국 대학 입시 전체를 관통하는 최우선 순위의 가치 키워드를 찾고, 최대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다음, 선택과 집중을 통한 효율적인 입시 준비를 해야한다.
그에 더해 학부모들에게 한 번 더 강조하자면 조급해하지 말고, 남들이 하니까 우리 아이도 해야한다는 막연한 불안감을 지우라는 것이다. 대학 입시 준비의 궁극적인 목표는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 햄버거가 아니라, 오랜 시간과 정성을 들여 깊은 맛이 나는 특별한 요리를 만드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제인 김 대표 / 16H 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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