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가 정기진료 주치의 없어
의대 정원과 의사 숫자에 대한 불협화음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도 베이비부머의 은퇴로 인해 의사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의대 지원자의 절반 이상이 합격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문제를 지적한 ‘US뉴스앤드월드리포트’의 결론은 미국 의사 부족 현상은 앞으로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었다. 더 많은 의대 교수와 주치의가 필요하다 것이다.
미국 의학 협회는 2023년 가을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의사 부족 위기를 지적했다. 미국의 의사 부족이 악화되면서 전국적으로 의료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 원격 의료에 크게 의존하는 농촌 지역사회가 가장 취약하다. 이러한 부족 현상은 미래의 의사를 가르치고 멘토링하기 위해 의사에 의존하는 전국 의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면허를 소지한 의사에 대한 수요가 사상 최고치에 달하고 인구 증가 및 노령화로 인해 2034년까지 훨씬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더 많은 학생을 의대에 입학시키는 것이 부족함을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갖고 있다.
일부는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효과적인 의대 교육의 복잡성과 요구 사항은 의사와 의대 정원이 충분하지 않아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데이터 인텔리전스 플랫폼인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24년 1월 현재 미국에는 전문적으로 활동하는 의사 숫자가 110만 명을 조금 넘었다. 그리고 미국의학협회(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 따르면, 면허를 취득한 의사 수만 명은 환자 치료보다 교육, 연구 또는 관리 역할에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한다.
전국 지역사회 보건 센터 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Community Health Centers)에 따르면 의사 부족은 미국인의 30%가 정기적인 주치의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부족현상은 의대에도 문제가 된다. 즉, 의사를 만들려면 의사가 필요하다. 의사 부족으로 인해 임상 시간 동안 의대생과 소통할 멘토, 교사 및 주치의의 숫자가 제한적이게 된다.
더 많은 학생을 입학시키면 교수진과 학생의 비율이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모든 의대생에게는 병원 환경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자리가 있어야 한다. 의사 부족 때문에 의대생의 증가를 수용할 수 없으며 교수 채용 및 유지의 과잉 경쟁이 지속적인 문제가 된다.
이미 매년 미국 의대 지원자의 절반 미만이 합격하고 있으며, 평균적으로 여러 학교에 지원하려는 희망자가 있는 것과는 다른 문제다.
미국의 의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면 단순히 의대생을 늘리는 것 이상의 조치가 필요하다. 의대와 의학 교육 대학원, 즉 레지던트와 펠로우십(GME) 사이에 병목 현상이 있기 때문이다. 많은 의대가 입학생을 늘리고 싶어하지만 적절한 임상 훈련 장소와 의사 교수진을 찾는 것이 어렵다.
미국 의과대학 협회(AAMC)에 따르면 레지던트 자리와 임상 훈련 장소는 증가하는 의과대학 등록 수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으며 레지던트 훈련 없이는 졸업한 의사가 환자 치료 면허를 취득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부족 현상이 1997년부터 시행된 메디케어 프로그램을 통해 GME에 대한 연방 지원에 대해 의회가 부과한 상한선 때문이라고 말한다.
데이터에 따르면 MD 부여하는 의대 등록 수는 2019~2020학년도 동안 9만2626명에서 2023~2024년 9만7903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AAMC에 따르면 이는 2002년 6만9718명의 의대생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그러나 이러한 증가로는 2034년까지 예상되는 의사 부족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없을 것 같다. 학급 규모, 등록 및 의과대학 수는 전국의 의사 서비스 및 의료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충족할 만큼 빠르게 성장하지 않고 있다. 다만 더 많은 의사를 양성하기 위해 새로운 의과대학이 문을 열고 있다.
미국의 의사 부족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이라고 일부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의과대학 수를 늘리고 등록을 확대하면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문제를 해결하려면 교육 및 멘토링 분야의 직업을 선택하는 의사가 더 많아야 한다는 것이 해결책이다.
미국은 베이비부머 등으로 인한 의료 수요의 큰 증가에 맞춰서 NP(임상간호사)나 PA(보조의사)를 늘리는 등의 노력도 해왔으며 꾸준히 의대와 의대생 숫자를 늘려왔다. 이런 점이 27년간 단 한명의 의대생도 늘리지 않은 한국의 의료현실과 비교되는 점이다.
장병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