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성적은 나무랄 데 없이 좋은데 SAT나 ACT 점수가 기대한 만큼 안 나오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명문대 입시에서 가장 기본이 되고, 중요한 것은 학교 성적이다. 최고의 성적을 유지하면서 표준시험 점수도, 과외활동도, 추천서도 신경 써야 하는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수많은 대학들이 SAT와 ACT 점수 제출을 의무가 아닌 선택사항으로 변경하면서 명문대 입시에서 표준시험 점수의 중요성이 줄어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지난 1~2년새 하버드, MIT, 스탠퍼드, 예일, 브라운 등10개 남짓한 명문대들이 SAT·ACT 등 표준시험 점수 제출을 다시 의무화하기로 결정, 이들 시험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최근 많은 전문가들이 리서치를 통해 학생들의 성적과 SAT·ACT 점수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해 주목을 받고 있다. ACT가 시행한 한 연구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전국 고교생들의 평균 ACT 점수는 22.51점에서 21.90점으로 하락했다. 만점은 36점이다.
반면 같은 기간 ACT를 치른 학생들의 평균 GPA는 3.48에서 3.59로 상승했다.
AP시험과 다른 종류의 표준시험에서도 학생들의 점수와 GPA가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많은 경우 학생들의 성적은 뛰어난데 시험점수는 낮은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는 학교성적이 학생들의 아카데믹 퍼포먼스를 정확히 측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어서 우려를 낳고 있다.
우선 교사에 따라 성적을 매기는 방식이 다르며 학교마다 재학생들의 학력 수준이 차이가 난다. 어떤 학교 또는 교사는 A 학점을 받기가 쉽지만 어떤 학교는 그 반대이다. 칼리지보드와 ACT는 입학 사정 과정에서 대학들에게 성적과 시험점수를 모두 고려할 것을 권한다. 일부 고등교육 전문가들은 성적을 매기는 것과 관련, 고등학교 교사들이 새로운 트레이닝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교사가 되는 과정에서 성적을 매기는 것에 대한 교육이 부족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ACT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인스테이트 공립대에 진학한 공립고 학생들이 대입원서에 기입한 성적과 ACT 점수를 비교·분석한 결과 대학 신입생 때 GPA를 예측하는 데 ACT 점수가 더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칼리지보드는 2024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의 평균 SAT 점수가 1024점이라며 이는 1년 전의 1028점보다 4점 하락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칼리지보드 역시 고등학교 GPA보다는 SAT 점수가 학생들이 대학에서 보여줄 아카데믹 퍼포먼스를 더 정확하게 예측하는 지표라고 강조했다.
한 입시 전문가는 “뛰어난 성적을 보유한 학생들이 SAT 수학에 약한 경우를 많이 경험했다”며 “이는 기본적인 수학 개념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고등학교에서 가장 높은 수학인 AP캘큘러스까지 수강하고, 이 과목에서 A를 받지만 SAT 수학 점수를 올리는 데 애를 먹는다.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알지브라1 다음에 택하는 지오메트리를 1년 동안 온라인으로 들은 학생 중 일부가 SAT 수학에 약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표준시험 점수가 이상적인 지표는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부모 교육수준이나 가구소득이 높을수록 학생의 표준시험 점수는 높게 나온다.
그래서 대학들은 성적은 뛰어난데 시험점수가 받쳐주지 못하는 학생들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한 연구기관에 따르면 ACT를 치른 학생의 60%는 시험점수와 성적 간 차이가 컸다. 학생들의 성적 중 66%는 그레이드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몇 년 전과 비교해서 SAT와 ACT의 중요성이 커진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입시를 치르는 학생 입장에서 표준시험을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 닥친 것이다. 10개 명문대를 제외한 나머지 대학들이 테스트 옵셔널 정책을 계속 시행한다고는 하지만 점수를 내지 않으면 왠지 불리할 것 같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올 A를 받는다고 SAT나 ACT 점수가 최상급으로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실수다.
방심하지 말고 넉넉한 시간을 두고, 체계적으로 표준시험을 준비해야 한다.
빈센트 김 카운슬러 / 어드미션 매스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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