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교서만 노벨상 5명 배출한 리버럴 아츠 칼리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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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중앙일보]

힐러리 클린턴(전 국무장관·웰즐리), 조지프 스티글리츠(2001년 노벨경제학상·애머스트), 서상목(전 보건복지부 장관·애머스트), 존 홉필드(2024 노벨물리학상·스워스모어), 낸시 펠로시(전 하원의장·트리니티), 폴 뉴먼(배우·케년), 버락 오바마(44대 대통령·옥시덴탈서 컬럼비아로 편입)…

각 분야에서 걸출한 이름을 남긴 이 유명 인사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그들의 출신 대학이 일반적인 종합대학이 아닌 ‘리버럴 아츠 칼리지(Liberal Arts College)’라는 점이다. 그러나 이들 대학에 대해 한국에서는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다.

‘칼리지’라고 하면 한국에서는 흔히 2년제 전문대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미국의 리버럴 아츠 칼리지는 그와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정식 4년제 학부 중심 대학으로, 학문 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폭넓은 교양 교육과 깊이 있는 전공 수업을 결합한 형태다.  

대규모 강의보다는 소규모 토론식 수업을 중심으로 진행되며, 교수와 학생 간의 밀도 높은 상호작용이 특징이다.

미국의 상위권 리버럴 아츠 칼리지는 아이비리그에 버금가는 명문으로 평가받는다. 예컨대 매사추세츠주의 윌리엄스 칼리지는 US 뉴스&월드리포트에서 수년간 리버럴 아츠 분야 1위를 지켜온 학교다.  

애머스트, 스워스모어, 웰즐리, 포모나, 미들버리 등도 높은 수준의 학부 교육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들 학교의 가장 큰 강점은 ‘학부생 중심’이라는 철학이다.  

리서치 중심의 종합대학과 달리 리버럴 아츠 칼리지는 학부생에게만 집중한다. 덕분에 학생들은 교수의 직접 지도를 받을 기회가 많고, 스스로 탐구하고 표현하는 훈련을 탄탄하게 받는다. 

학문 간 융합 교육도 활발해, 한 전공에만 갇히지 않고 유연하게 사고하는 능력을 기른다.

리버럴 아츠 칼리지는 상대적으로 소규모다. 대체로 재학생 수가 수천 명 이내이며, 수업당 학생 수도 15~20명 수준인 경우가 많다. 덕분에 학생 개개인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더 두텁다. 

또 졸업생 네트워크가 탄탄해 사회 진출 후에도 긴밀한 연결고리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입학 경쟁률은 매우 높다. 미국 내 상위권 리버럴 아츠 칼리지는 SAT, GPA, 에세이, 추천서 등 모든 요소에서 고른 우수성을 요구한다.  

그러나 장학금 제도가 잘 갖춰져 있어 우수한 유학생들에게도 기회는 열려 있다. 실제로 한국에서도 소수 정예로 이들 대학에 진학해 글로벌 리더로 성장한 사례들이 점점 늘고 있다.

리버럴 아츠 칼리지는 단순한 ‘교양 교육’의 틀을 넘어, 깊이 있는 학문성과 사회적 책임감을 겸비한 인재를 길러내는 데 중점을 둔다.  

실제로 스워스모어 칼리지는 지금까지 노벨상 수상자 5명을 배출하며 리버럴 아츠 칼리지 중 최다를 기록하고 있다. 그 뒤를 이어 애머스트와 오벌린 칼리지가 각각 4명, 3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이는 소규모 대학이지만 높은 수준의 교육을 제공한다는 증거다.  

노벨상 수상자, 정치 지도자, 학자, 예술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리버럴 아츠 칼리지 출신 인물들이 활약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대학의 간판보다 진짜 교육의 본질에 주목하는 사람들에게, 리버럴 아츠 칼리지는 숨겨진 보물 같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창의적 사고와 자기주도 학습에 열정이 있고, 소수정예 환경에서 깊이 있는 성장을 원하는 한국 학생이라면 도전해볼 만하다.

서만교 기자 seo.mankyo@koreadailyn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