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학생, 학부모들 대체 봉사상 찾느라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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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자원봉사상 잠정 중단
트럼프 정부 예산 삭감 여파 
학부모들 문의 전화 계속돼

(사진=The President’s Volunteer Service Award 웹사이트 캡처)

대학 입시 준비 등의 일환으로 자원봉사를 해 온 한인 학생들이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최근 대통령 자원봉사상(President’s Volunteer Service Awardㆍ이하 PVSA) 발급이 중단되면서 학부모, 학생, 비영리 봉사 단체 등이 대체할 상을 찾느라 여념이 없다.

연방정부 산하 기관인 아메리콥스(AmeriCorps)에 따르면 PVSA에 대한 봉사상 발급, 봉사상 인증 기관 신청이 지난 5월 27일 부로 잠정 중단됐다.

PVSA는 그동안 학생들이 대학 입시에서 학업 외 활동 등에 있어 스펙을 쌓는 주요 수단 중 하나로 이용해 왔다. 아메리콥스는 전국의 자원봉사 활동 등을 관장해 온 곳으로, 연방정부 산하의 공익 기관이다.

화랑청소년재단 박윤숙 총재는 “일단 우리는 PVSA가 중단되기 전에 자원봉사를 해 온 학생들에게 모두 상을 줘서 큰 피해는 없다”며 “그동안 일부 소규모 단체에서 PVSA를 남발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그런 경우에는 학생들이 자원봉사를 해 놓고도 상을 받지 못해 피해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PVSA의 갑작스러운 중단과 관련해 아메리콥스 측은 아직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4억 달러에 달하는 아메리콥스 관련 예산을 삭감하면서 자원봉사 사업 등이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청소년 봉사 단체인 파바의 명원식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정부 조직과 예산 편성 등에 변화가 생기면서 PVSA도 일단 중단된 것”이라며 “학부모들로부터 문의가 많이 오고 있는데, 우리도 지금 PVSA 외에 다른 봉사상이 어떤 게 있는지 찾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아메리콥스에 따르면 ▶PVSA 프로그램 재개일은 미정 ▶프로그램이 잠정 중단된 이후 인증 기관들은 계정에 접속할 수 없다는 점만 알리고 있다.

아메리콥스 측은 다른 대체 표창 프로그램으로 “백악관에서 주는 ‘데일리 포인트 오브 라이트 어워드(Daily Point of Light Award)’를 추천한다”고 전했다.

고등학생 자녀를 둔 에블린 주(50ㆍ어바인) 씨는 “아이가 주말마다 틈틈이 자원봉사를 해 왔는데, 갑작스러운 중단 소식에 학부모도, 아이들도 당황스러운 건 마찬가지”라며 “학부모들은 지금 여러 봉사 기관들에 대체 표창 제도를 물어보면서 관련 정보들을 공유하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PVSA는 연령별, 봉사 시간 등에 따라 골드, 실버, 브론즈 레벨 등으로 나뉜다. 일례로 11~15세 사이 청소년의 경우 100시간 이상의 봉사 시간을 이수해야 골드 레벨의 PVSA를 받을 수 있다. 만약 100시간을 이수하는 과정에서 PVSA가 중단됐다면, 표창을 받을 수 없는 셈이다.

엘리트 오픈스쿨 앤디 이 대표는 “(학부모들이) 자녀의 봉사나 리더십 활동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을 것”이라며 “이 가운데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미의회상(Congressional Award)’이 주목받고 있는데, 현재 중단 없이 운영되고 있다”고 조언했다.

학생들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잠정 중단에 따른 혼란이 일자,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있다.

대입 진학 상담 등을 해 주는 리처드 명 AGM 인스티튜트 대표는 “PVSA 중단과 관련해 학부모들로부터 수많은 전화를 받고 있는데, 대학 입시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PVSA와 같은 표창 프로그램은 대입 사정관에게는 단순히 체크리스트일 뿐이며, 지원자가 전인적 교육을 어떻게 받았는지에 대한 부분을 잘 어필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PVSA 프로그램은 지난 2003년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부터 시작됐다. 남녀노소 누구나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에 참여하도록 장려하고, 봉사를 통해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친 개인 또는 단체에 노고를 인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됐다.

장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