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어느 대학에 지원했나’ 질문에 대한 현명한 답변은 무엇인가?
▶답= 올 가을학기 탑20 종합대나 명문 리버럴아츠 칼리지(LAC)에 지원한다면 아마도 학생이 학교 관계자(많은 경우 대학 동문)와 인터뷰를 할 가능성이 높다. 인터뷰가 당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말을 많이 들어왔지만 그래도 학생들은 인터뷰에 신경이 쓰이게 마련이다. 대입 인터뷰에서 많은 학생들이 이런 질문을 받는다. “다른 대학은 어디에 지원했나?” 라는 것이 바로 그 질문이다. 많은 대학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지원자에게 이 질문을 던진다. 대체로 이 질문은 형식적 절차에 불과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질문에 어떻게 답변하느냐가 당락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문= 대학들은 왜 이 질문을 지원자에게 할까?
▶답= 그 이유를 알면 상황에 적절히 대처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첫째, 마케팅 목적이다. 대학은 경쟁 관계에 있는 대학이 어디인지 알기 위해 이 정보를 사용한다. 대학의 지원자가 다른 어느 대학에 원서를 넣는지 파악하고, 리크루트 전략을 수정 또는 개선하려는 것이다.
이 경우 이런 질문을 하는 의도는 무해하기 때문에 지원자의 당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많은 대학들은 일드율에 무척 신경을 쓴다. 일드율이란 대학이 입학 허가를 준 학생들 중 실제로 그 대학에 등록하는 비율을 말한다. 그만큼 명성의 지표로 여겨진다. 그러므로 만약 인터뷰에서 학교 관계자가 지원자에게 다른 대학들 중 어디에 원서를 넣었는지 지원자에게 물었을 때 해당 대학보다 더 랭킹이 높은 대학 이름을 듣는다면 대학은 인터뷰를 치르는 학생이 세이프티 스쿨로 지원했다는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일드율을 보호하기 위해 대학은 해당 지원자에게 입학 허가를 줄 가능성이 낮다고 보면 된다.
인터뷰어는 ‘다른 대학에 어디 어디 지원했느냐’ 라는 질문을 약간 변형해서 ‘합격한 대학들은 어디냐’ 라고 물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얼리 액션(EA)으로 A대학에 합격한 뒤 레귤러 디시전(RD) 으로 B, C, D, F 등 다른 여러 대학에 지원했다면 RD로 지원한 대학들과 인터뷰를 할 때 이런 질문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대학은 지원자가 실제로 등록할 확률을 측정해보려는 의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지원자가 이미 더 높은 랭킹의 대학에 합격한 상태라면 질문을 던진 대학이 이 지원자를 선택할 가능성은 줄어들 것이다. 입학 허가를 준다고 해도 해당 학생이 실제 등록할 확률이 높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할 것이기 때문이다.
▶문= 그럼 지원자 입장에선 이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답= 한 가지 방법은 대학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모호하게’ 답변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사는 주의 플래그십 대학과, 전국적으로 몇 개 다른 대학에 원서를 넣었다”고 말할 수 있다. 실제 대학 이름을 밝히지 않으면서 내가 지원한 대학들의 일반적 또는 공통적인 캐릭터에 대해 설명할 수도 있다.
가령 “환경과학 프로그램이 특별히 강력한 대학들, 작은 규모의 대학들을 미 동부 해안지역 중심으로 지원했다. 나는 규모가 작은 대학들이 가지는 강점을 잘 알고 있고, 이런 대학에서 누릴 수 있는 체험적 기회에 관심이 많다” 고 답변하면 어떨까. 라이벌이 될 법한 대학의 실제 이름을 거론하지 않으면서도 해당 대학의 장점을 추켜세운다는 면에서 훌륭한 답변이 될 것이다.
이렇게 현명하게 답변했는데도 상대방이 구체적으로 대학 이름을 물어올 때가 있다. 상황이 그렇다면 내가 지원한 대학의 리스트를 인터뷰어에게 전부 알려주지는 않는 것이 좋다. 내가 15개 대학에 원서를 넣었다고 해서 15개 대학 이름을 다 말해야 할 이유는 없다. 모조리 공개할 경우 단점이 장점보다 크기 때문이다. 특히 다른 대학에 이미 합격했는지 물어온다면 더욱 그렇다. 지원자 입장에서 원서의 여러 항목 중 어느 것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다. 그래서 인터뷰를 할 때 지원자들은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분명 심사의 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인터뷰는 당락을 가를 만큼 가중치가 크지는 않다. 해당 질문을 받을 경우 어떻게 답변할지 미리 생각하고, 인터뷰하는 대학의 장점을 부각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무난한 대처가 될 것이다.
지나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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