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A 스케일과 대입 사정] 레귤러 수업 A보다 AP수업 B 더 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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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전공과 맞는 AP들어야
SAT퇴출되면서 중요성 커져
맥락맞는 고난도수업에 주목

대입을 위한 표준시험인 SAT와 ACT에 대한 비중이 낮아지거나 없어지면서 대입 현장은 혼란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대입 사정에 표준시험 점수를 넣느냐 마느냐는 대학의 재량이지만 이번 입시에서는 엄청난 숫자의 지원자가 엄청나게 낮은 합격률을 기록하는 바람에 표준시험의 미래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대입에서의 내신 성적(GPA: Grade Point Average)의 중요성과 의미를 한번 짚어본다.

GPA의 중요성은 극적이다.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발생하면서 그동안 논란이었던 표준시험이 힘을 쓰지 못하면서다. 표준시험 퇴출은 저소득층 자녀들이 시험을 제대로 준비할 수 없는 여건이기 때문에 불이익을 받는다는 것에서 시작했다. 하지만 역대 최저 합격률이 쏟아져 나오는 등 결과가 이렇게 되고 보니 재고를 논의할 여지가 생긴 것이다. 표준 시험이 줬던 표준이 사라지면서 GPA의 중요성이 크게 올라가고 있다.

내신 성적의 의미로 그저 GPA로 부르는 ‘학점의 평균치’는 대학 지원 과정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덕분에 고교에 진학하면 높은 GPA를 성취해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일반적으로 GPA는 고교 동안 교실에서 학생의 전반적인 성과를 나타내는 가장 포괄적인 지표 역할을 한다. GPA만 봐도 고교생활을 어떻게 보냈는지 엿볼 수 있다는 얘기다.

교육 전문가들은 이제 표준시험 점수나 다른 지표보다 GPA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학생의 GPA는 대학 입학 및 다양한 장학금 수혜 자격을 결정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학생의 GPA에서 맥락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대학 입학사정당국은 지원자가 선택한 코스의 어려움과 그들이 다녔던 학교의 세부 학력 사항을 면밀히 살펴본다. 종종 입학 사정관은 성적보다 코스의 난이도와 성취를 우선시하기도 한다. GPA는 또한 단순 시험 성적과 달리 장기간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성과를 볼 수 있는 좋은 지표이기에 대학 당국이 수학 능력과 결부해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교육 컨설턴트에 따르면, 학교마다 GPA를 다르게 계산하기 때문에 항상 일률적인 비교는 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심지어는 GPA를 표현하는 형태가 무려 35가지나 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럼 GPA구조는 무엇인가. 가장 일반적인 GPA 구조는 A가 4.0이고 F가 0.0인 4.0 스케일이다. 일부 학교는 변형을 사용하지만 대개 AP수업이나 아너(Honors) 수업에 대해서 레귤러 수업에 비해 추가 학점을 포함하는 가중 스케일을 사용한다. 가중 GPA가 있는 학생은 AP 또는 아너 수업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4.0 이상을 받을 수 있다. 일부 학교에서는 AP의 A를 5.0을 부여한다. 그러면 졸업 GPA가 무려 4.8도 가능해진다.  

원래 GPA는 취득한 성적을 합산하고 여기에 수강한 총 과목 수로 나누어 계산한다.  

4.0 스케일이 일반적이지만 일선 교육현장에서는 보편적이지 않다. 일부 학교는 5.0 스케일 또는 12.0 스케일을 사용한다. 일부 학교에서 90-100이 A가 되는 표준 교실 등급 스케일과 매우 유사한 100점 스케일을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입학사정시 GPA

대학 당국에서 입학 사정을 하는데 GPA를 어떻게 이용하는지 아는 것은 GPA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우선 대학에서는 지원자에게서 성적 증명서와 함께,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전체 프로필을 받는다. 그래서 특정 학교에서 사용하는 스케일은 중요하지 않다. 둘 중 하나의 문서에는 지원자의 A갯수와 B개수가 X축을 결정짓고 또한 사립학교의 Y축과 비교하기 위해 다른 GPA스케일을 사용한다. 물론 실제로는 항상 이런 식으로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만약 소수정예 학교나 신설 학교라면 어떻게 해야 하나. 지원자가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면 대학 측에서 고교에 연락해 전체 프로필을 받는다. 다시 말해서 모든 대학은 모든 고교의 성적과 학력을 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선 고교에서는 대학에 지원할 때 카운슬러는 사용된 GPA 유형에 대한 일부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그렇지 않은 일부 학교는 GPA 계산에 특정 선택 과목을 포함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면 다른 학교에 비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대학이 원하는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학생들은 자신의 GPA가 대학 입학 사정관의 책상에 도착하면 종종 다시 계산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일부 대학에서는 각 학생의 GPA를 동일한 스케일로 계산해 전체 지원자 풀과 비교하여 어떻게 적용되는지 확인한다.  

▶GPA와 수업 난이도

고교생과 학부모는 때때로 더 높은 성적을 받을 수 있는 쉬운 레귤러 과목을 들어야 할 지, 아니면 더 낮은 GPA를 얻을 수 있는 AP 또는 대학에서 학점 인정을 받는 듀얼 등록(dual-enrollment) 과정을 들어야 할지 결정해야 한다.  

일선 고교 카운슬러들은 대학 당국이 지원자가 더 높은 GPA를 얻기 위해 쉬운 과목에 안주하는 것보다 도전 정신이 필요할 정도로 어려운 과목을 선택하는 것을 훨씬 더 선호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물론 이는 학생과 학부모가 선뜻 받아들이기에는 매우 어려운 사실이다. 고교에서 AP 또는 듀얼 등록 과정을 제공하는 경우 이러한 수업, 특히 대학에서 공부할 전공과 일치하는 수업을 수강하기를 권장하는 이유다.  

가중 GPA스케일이 있는 학교에서 AP 과정을 이수하면 GPA를 추가로 높일 수 있다. 그러나 학생들은 자신에게 적합한 코스 조합을 결정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대학은 물론 학생이 지적으로 호기심이 많고 배움에 대한 열망이 있고 도전을 받아들이며 그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싶어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수 있다. 오로지 GPA성적을 올리기 위해서 수업을 듣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그럼에도 현실에서는 맥락이 안맞는 선택을 많이 볼 수 있다.  

AP나 듀얼 등록 수업을 듣고 시험을 잘 보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다. 이런 경우 일반적으로 시험 성적은 좋지 않지만 성적표에 GPA가 낮게 표시되더라도 난이도를 낮게 선택한 학생보다 여전히 더 매력적인 이력서를 갖게 된다. 여기서 역시 이력서의 맥락이 핵심이다.  

▶GPA 및 대학 입학사정 요소

미국 대학 입학 상담 협회의 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지원 과정에서 고려되는 상위 5가지 요소는 다음과 같다.

-모든 과정의 성적
-대학 준비 과정의 성적
-지원자의 고교 커리큘럼의 강점
-표준 시험 점수(ACT, SAT)
-제출된 에세이 또는 작문 샘플

대학은 고난도 프로그램에서 차라리 낮은 시험 점수를 가진 학생에 대해 더 많은 신뢰를 갖는다. 중간 난이도 프로그램의 학생보다 오히려 평균 B+의 고난도 참여 학생을 선호한다.

듀얼 등록이란

듀얼(이중) 등록은 고교와 대학 간의 제휴를 통해 학생들이 대학 수준의 과정을 수강하고 대학 학점을 취득하는 제도다. AP성적을 나중에 대학에서 학점으로 인정받는다는 점에서 비슷하게 생각할 수 있으나 보다 대학시스템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AP의 경우 1년간 공부한 성적을 대학의 1학기로 인정해 주는데 비해 듀얼 등록은 고교 1학기를 대학 1학기로 인정해준다.

학생들은 고교에서 대학 수준 과정을 가르치는 교사로부터 배울 수도 있고, 대학 캠퍼스로 가거나, 온라인 강의를 들을 수도 있다. 학생들은 프로그램에 따라서 대학 학점을 최소 몇 개에서 최대 60학점까지 취득할 수 있다.  

대학 학점을 얻는 비용은 주별로 다르며, 일부 주에서는 이중 등록에 대한 비용을 주정부가 부담하기도 한다. 학생들은 학교 카운슬러에게 문의하여 듀얼 등록 프로그램의 비용과 참여 자격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 수 있다. 30학점 프로그램은 대개 11학년부터 시작한다. 일부 주에서 4년제 대학이 듀얼 등록을 통해 취득한 학점을 존중하도록 요구하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편입 계약이 체결된 곳도 있다.  

예를 들면, 발렌시아 커뮤니티 칼리지인 COC에 부설된 고교과정AOC의 경우, 성적의 상당 부분을 제휴한 UC에서 인정받아 AOC성적이 나중에 UC성적으로 이용될 수 있어 조기 졸업이 가능해진다.

장병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