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학년 학생들이 2학기를 시작하면서 대학지원 시기가 성큼 앞으로 다가왔다.
학부모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은 전국의 수많은 학생들 가운데 상위 50위권 대학들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불과 10% 정도이고, 4년제 대학입학을 희망하는 학생들 중 대다수 학생들은 GPA 4점대 아닌 3점대, 혹은 그 이하의 학생들이라는 것이다.
많은 가정에서 자녀들의 GPA가 3점대, 혹은 그 이하인 경우 아예 4년제 대학을 포기하고 커뮤니티 칼리지 진학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사실 커뮤니티 칼리지는 이미 공부하는 습관이 확실하게 자리잡았거나 대학졸업의 의지가 확고하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오히려 좋은 선택이라고 할 수 없다. 모든 시스템이 학생들의 자발적인 노력에 맡기기 때문에 출석을 게을리 해서 결석이 3회 이상이 된다거나 시험 하나를 놓치면 그대로 클래스 낙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학생들은 지금부터라도 자신에게 맞는 4년제 대학을 찾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자신에게 맞는 대학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일단 웹사이트를 이용할 것을 가장 먼저 권한다. SAT 시험 주관처인 칼리지보드에서는 빅퓨처(Big Future)라는 사이트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대학 찾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자신의 GPA와 SAT점수, 원하는 지역, 합격률, 전공 등을 기입하면 이 모든 조건들에 해당되는 대학 리스트를 제공한다.
아울러 매년 전국대학순위를 발표하고 있는 US뉴스&월드 리포트지는 바로 이러한 B학점 학생들만을 위한 ‘B학점 학생들의 성공적인 대입전략’이란 제목의 글을 소개해 눈길을 끄는 한편 평균 B학점 학생들에게 권할만한 대학 100개를 자체 웹사이트에 공개하고 있다. B학점 학생들도 A학점에 못지않은 다양한 옵션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기사의 요지다.
펜실베이니아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A학생의 졸업성적은 2.8, 졸업생 470명 중 160위였다. 고교 4년간 외국어로 선택한 독어학과에서 번번이 C-를 받았고 무엇보다도 물리학 과목에서 낙제학점인 F를 받은 것이 치명적이었다. 대학진학을 거의 포기하고 있었던 A학생은 인근 소규모 사립대학인 에르시너스 칼리지에 진학했다. A학생의 당구실력이 프로에 가깝다는 사실과 심심하면 이웃주민들 자동차는 다 손봐줄 정도로 자동차정비에 흠뻑 빠져있다는 두 가지 사실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에르시너스 칼리지 입학사정관은 A학생이 좀 더 학업에 열심을 기울였다면 얼마든지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란 판단하에 그의 입학을 허가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본격적으로 학업에 열정을 보이기 시작한 A학생은 4년 후 GPA 3.75점이라는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 전액장학금을 받고 법대진학을 앞두고 있다.
고교시절의 GPA는 학생의 가능성을 판단하는 절대적 기준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입증한 셈이다.
대학 입학사정관들이 말하는 B학점이란 GPA 2.8~3.5에 해당하는 학생들을 의미한다.
분명한 사실은 흔히 ‘엘리트 대학’으로 꼽히는 전국적 명문대학에 이런 점수로 합격하는 것은 ‘스포츠 특기생’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문제는 유명한 대학이 반드시 좋은 대학이란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 전국적으로 4000개에 가까운 대학이 있으며 이중 잘 알려진 대학은 1%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들 대학들은 전국 고교생의 1%만을 받아들인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나를 받아줄 대학’을 찾기보다는 ‘나에게 맞는 대학’을 찾는 것이 순서다.
대학 신입생의 25~75 퍼센타일에 해당하는 학생들의 GPA 및 SAT점수를 확인한다면 어느 정도 합격 가능한 대학의 명단을 추려낼 수 있다. 25~75 퍼센타일의 GPA가 3.2~3.7이라면 신입생의 50%가 이 수준의 GPA에 해당한다는 의미다.
대학입학심사과정에서 통용되는 것은 학점에도 등급이 있다는 사실이다. 고교시절 어떤 과목들을 선택했느냐에 따라 GPA 3.9의 학생보다 GPA 3.5의 학생이 합격가능성이 클 수 있다. Geometry에서의 A학점보다 AP Calculus에서의 C+ 가 더 합격가능성을 높인다는 사실이다.
아직 시간이 있는 9~11학년 학생들은 고교 카운슬러와 되도록 잦은 면담을 통해 4년제 대학 진학 목표를 확실히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경쟁력이 높은 과목을 받을 수 있다. 재학중인 고교에서 제공하는 과목 리스트를 입수하고 되도록 12학년 첫 학기까지는 그 중 가장 수준 높은 과목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매년 새 학기가 시작될 때 카운슬러가 맞추어준 스케줄만 따라간다면 절대로 경쟁력 있는 과목에 도전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앞서 소개된 학생처럼 대학지원서에 자신의 장점을 잘 표현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에세이는 대학지원서에 포함되지 않은 자신의 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무대다. 단,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받은 이유를 에세이에 적을 때에는 절대로 자신이 아닌 남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금물이다. 담당교사가 성적을 야박하게 주었기 때문이었다는 내용보다는 ‘교사의 새로운 학습 스타일에 어떻게 적응해야 할지 몰랐다. 나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라는 식으로 설명하는 것이 훨씬 설득력이 있다.
김소영 원장 / LA 게이트웨이 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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