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llo! Parents] 잘난 척하면 쉽게 포기한다, 성장 마인드셋 5단계 장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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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 이송원

세상이 이렇게 빨리 변한 적이 있었을까요? 챗GPT 같은 AI 도구가 하루가 멀다고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격변하는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변화에 휘둘리지 않고 행복하고 싶다면 끊임없이 배워야 합니다. 배움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겐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할까요? 새로운 지식을 반기고 배움을 멈추지 않는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요? 이런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hello! Parents가 4권의 책을 준비했습니다. 첫 번째 책은 배우며 성공하는 태도의 비결을 밝혀낸 『마인드셋』입니다.

이가영 디자이너 [출처:중앙일보]

이 책의 저자 캐럴 드웩은 미 스탠퍼드대 심리학과 교수입니다. 젊은 시절, 그는 실패에 대한 반응을 주제로 연구하던 중 뜻밖의 장면을 목격합니다. 어려운 퍼즐을 받은 아이들 중 일부가 “어려운 게 너무 좋아요”라며 도전을 즐겼던 겁니다. 어려운 퍼즐 맞추기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죠. 실패는 가능한 피하고 싶거나 극복하는 것이고요. 그런데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보며 그는 신선한 충격을 받습니다. ‘실패가 불 보듯 뻔한 일에 어떻게 저렇게 쉽게 도전할 수 있을까?’ 이 답을 구하기 위한 그는 연구에 몰두합니다. 그리고 40여 년간의 연구 끝에 단순하지만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죠. 실패를 대하는 사람들의 방식이 마인드셋(mindset), 그러니까 태도에서 비롯된다는 점이었죠. 이뿐이 아닙니다. 자존감을 지키고 관계를 맺는 일, 인생을 사는 방식, 그리고 성공 등도 모두 마인드셋이 좌우합니다. 마인드셋의 영향력을 파헤친 이 책은 2006년 출간 이후 전 세계 교육 현장과 기업, 스포츠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는데요. 마인드셋이 무엇이길래 이렇게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걸까요?

🔎인생을 바꾸는 마인드셋

마인드셋은 ‘한 개인의 사고방식 또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어떤 일을 관찰, 경험할 때 택하는 관점이라고 할 수 있어요. 드웩 교수는 사람들의 마인드셋을 크게 두 가지로 분류했습니다. “인간의 자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가진 고정 마인드셋, 그리고 “현재 능력은 노력과 학습을 통해 발전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진 성장 마인드셋으로 말입니다.

고정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은 스스로의 타고난 똑똑함과 재능을 증명하려 부단히 애를 씁니다. 자신이 남들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약점이 드러나는 걸 꺼립니다. 노력이란 재능 없는 사람에게나 필요한 것으로 여기죠. 실패할 것 같으면 도전을 피하고, 역경 앞에선 쉽게 포기하는 선택을 합니다. 성장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은 이와 정반대입니다.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지금보다 발전하려고 하죠. 실패도 크게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이 또한 배움의 한 과정이자 성장의 기회로 보니까요. 다른 사람의 비판을 받아도 그 안에서 배울 점과 교훈을 찾으려 하고요.

마인드셋을 연구하며 드웩 교수가 특히 주목한 건 실패에 대처하는 방식입니다. 실패란 성장 마인드셋을 가지고 있다 해도 달갑지 않은 상황입니다. 고정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은 한 번만 삐끗해도 크게 좌절합니다.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해도 말이죠. 실패가 곧 패배이자 결과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성장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은 실패가 자신을 규정하도록 놔두지 않습니다. 실패는 단지 마주해 처리할 대상이며, 과정일 뿐이죠. 그렇기 때문에 실패를 성장을 위한 발판으로 삼으며 의지를 불태울 수 있고요.

미국 미식축구 선수 짐 마셜은 성장 마인드셋을 잘 보여줍니다. 그는 경기 중 터치다운 방향을 잘못 판단해 자살골을 넣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릅니다. 그의 인생에서 가장 치욕스러운 순간이었죠. 하지만 하프타임에 마음을 다잡습니다. ‘실수를 저질렀다면 바로잡아야지. 내겐 아직 선택의 기회가 있어’라고 생각하죠. 이어진 후반전 그는 생애 최고의 플레이를 선보입니다. 자살골을 넣은 선수가 팀에 승리를 이끈 주역이 된 겁니다.

마인드셋의 차이는 학습에서도 큰 차이를 만듭니다. 모든 강의가 영어로 진행되는 홍콩대에서 실험 하나가 진행됐는데요. 영어 실력이 부족한 티가 나는 신입생들에게 “영어 실력 향상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특별 강좌를 연다면, 수강할 건가요?”라고 물었습니다. 동시에 ‘당신의 지능은 정해져 있고, 그걸 바꾸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같은 문장에 동의하는지도 물어봤죠. 실험 결과는 어땠을까요?

성장 마인드셋을 가진 학생들은 수강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혔습니다. 해당 강좌를 자신의 약점을 개선할 좋은 기회로 여긴 것이죠. 반면, 고정 마인드셋을 가진 학생들은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해당 강좌를 듣는 건 곧 자신의 부족한 영어 실력을 드러내는 행동, 자신을 패배자로 만드는 선택이라고 여겼던 겁니다. 당장 마음 편하고자 이후 대학 생활에 큰 어려움을 가져올 수 있는 결정을 한 겁니다.

이 실험은 고정 마인드셋이 배우지 않으려는 사람을 탄생시키는 과정을 잘 보여줍니다. 평생 잘 배우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어떤 마인드셋을 선택해야 할지 너무 명확하지 않나요?

“마인드셋은 다만 하나의 믿음에 지나지 않습니다. 아무리 강력한 믿음일지라도 당신의 마음속에 있을 뿐이고, 당신이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지요. 당신이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과연 어떤 마인드셋이 그 여정을 도와줄지 생각해 보길 바랍니다.”

🔎성장 마인드셋을 키우는 칭찬법

성장 마인드셋을 기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드웩 교수는 칭찬과 피드백, 배움의 과정 등이 마인드셋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하는데요. 책에 소개된 방법 중 양육자가 실천해 볼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①노력을 칭찬하라

“정말 빨리 배우는구나! 넌 참 똑똑해!”
“너 참 대단하구나, 공부도 안 했는데 100점을 맞다니!”

흔히 들을 수 있는 양육자의 칭찬입니다. 아이를 격려하고 응원하려는 취지인데요. 하지만 이런 칭찬을 듣고 자란 아이는 이런 생각을 품을 수 있습니다.

‘빠르게 배우지 못한다면, 나는 똑똑하지 않은 거구나.’
‘너무 열심히 하진 말아야겠어. 그럼 잘하더라도 나를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테니까.’

저자는 수백 명의 아이를 대상으로 7차례 실험한 끝에 ‘아이들의 재능을 칭찬하면 동기와 성과를 망친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지능, 재능을 칭찬받은 아이일수록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부딪히면 자신감을 잃고 의욕을 잃게 된다는 것이죠. 아이를 격려하려고 한 칭찬이 ‘성공=능력, 실패=무능력’이라는 이분법적 생각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이런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노력을 칭찬해야 합니다. 성공에 이르는 과정에서 아이가 보여준 노력과 인내, 전략을 구체적으로요. 성장 마인드셋을 자극하는 올바른 칭찬법은 이러합니다.

“시험 성적이 오른 건 네가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는 걸 증명해 주는 거야. 과제를 밑줄 그어 가면서 몇 번씩 읽었는데 그게 효과가 있었던 모양이구나”
“이 숙제는 양도 참 많고 복잡하구나. 그런데도 네가 집중해서 끝마쳤다는 게 참 자랑스럽다.”
“이 그림에는 아름다운 색들을 많이 썼네. 엄마에게 어떻게 그린 건지 설명해 주렴.”

②실패해도 솔직하게 피드백하라

아이가 실패했을 때, 뭐라고 하시나요? “누가 뭐래도 엄마(아빠) 생각에는 네가 최고야”라며 아이를 치켜세우기도 하고, “사실 그 일은 그렇게 (슬퍼할 만큼) 중요하지 않아”라며 다독이기도 하죠. 하지만 이런 말은 아이의 성장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아이가 자신의 부족한 점을 개선할 방법을 찾도록 돕지 못하니까요. 아이가 실패한 일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도 삼가야 합니다. 아이에게 결과가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을 심어줄 수 있어요. 그런 생각은 결과를 만드는 노력과 도전도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으로 이어지죠.

그렇다면 이럴 땐 뭐라고 해야 할까요? 아이가 체조 경기에 참여했는데, 메달을 따지 못해 절망했다고 해보죠. 성장 마인드셋을 키우려면 이렇게 말해야 합니다. 먼저 공감해 주세요. “네 기분이 어떨지 충분히 이해해. 기대가 컸고 최선을 다했는데 우승하지 못했으니 정말 실망스러울 거야.” 여기서 끝나면 안 됩니다. 건설적인 비판도 더해야죠. “하지만 너도 알다시피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어. 이 대회에는 너보다 더 오래, 더 열심히 체조를 연습해온 아이들이 많이 참가했단다. 만약 정말 체조를 좋아한다면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해.” 경쟁에서 이기고 싶다면 더 많은 노력과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솔직히 알려줘야 합니다.

많은 양육자가 아이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가능한 실패를 겪지 않게 도와주려 하는데요.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정직하고 건설적인 피드백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게 실패에서 ‘보호’하려고 할수록 ‘배움’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든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③오늘의 교훈과 실수를 공유하라

마인드셋은 한순간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상당한 시간과 교육, 헌신이 필요하죠. 일상에서 주기적으로 아이와 성장 마인드셋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게 중요한 건 그래서죠. 매일 저녁 가족이 모이면 서로에게 이렇게 불어보세요. ‘오늘 뭘 배웠지?’ ‘어떤 실수를 했고, 어떤 교훈을 얻었지?’ ‘뭘 하려고 노력했지?’ 각자의 경험을 나누면서 각각의 노력, 전략, 역경과 배움에 관해 이야기해 보는 겁니다.

양육자가 먼저 아이에게 이런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각색해 들려주면 좋습니다. 엄마, 아빠가 굉장히 좋아하지만 잘 못 했던 일을 마침내 숙달하게 된 과정, 실수가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된 이야기를 세세히 묘사하는 거죠. 그럼 아이도 매일 저녁 성장 마인드셋과 관련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고 싶어 할 겁니다. 가족 전체가 성장 마인드셋을 가지면 아이도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길 원합니다. 처음에는 말만 하던 아이가 점점 행동까지 바꾸게 되는 거죠.

🔎성장 마인드셋으로 향하는 5단계

눈치채셨겠지만, 아이가 성장 마인드셋을 가지길 원한다면 양육자부터 성장 마인드셋을 갖춰야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①고정 마인드셋을 받아들여라

우리 안에는 성장 마인드셋과 고정 마인드셋이 혼합돼 있습니다. 노력을 중시하고 성장하려는 사람도 특정 영역에선 실패가, 자신의 취약한 부분이 드러나는 걸 꺼리죠. 때에 따라 고정 마인드셋이 더 강하게 발휘되는 것인데요. 이렇듯 자기 안에 고정 마인드셋이 있다는 걸 인정하는 것이 성장 마인드셋으로 가는 첫 단계입니다.

②자극 상황을 파악하라

무엇이 고정 마인드셋을 자극하는지 알아낼 차례입니다. 새로운 도전을 앞뒀을 때, 마감 기한이 임박했을 때, 다른 사람과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때 고정 마인드셋이 발동하기 쉬운데요. 이럴 때 도전을 주저하고 포기하게 하는 내면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넌 이 일을 할 능력이 안 돼. 포기하면 편해. 결국 절망하게 될 테니 쉬운 일을 찾아’라고 누군가 머릿속에서 속삭이는 것 같죠. 어떨 때 이런 목소리가 들려오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③내 안의 목소리에 이름을 붙여라

저자는 고정 마인드셋을 자극하는 내면의 목소리를 ‘고정 마인드셋 페르소나’라고 칭하는데요. 그는 이 페르소나에 이름을 붙여 부르라고 말합니다. 책이나 영화에 나온 주인공 이름, 싫어하는 사람의 이름도 괜찮습니다. 이렇게 하면 자신에게 있는 고정 마인드셋의 면모와 영향에 대해 더 속속들이 알 수 있습니다.

④설득하라

페르소나가 언제 등장해 어떤 말을 하는지 알았다면, 교육할 차례입니다. 페르소나가 나타나 발목을 잡으려 한다면 일단 이렇게 설명해줘야 합니다. ‘나도 이게 잘 안 되리란 건 알아. 하지만 꼭 한번 해보고 싶어.’ ‘잘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다음에 뭘 해야 할지 알겠어. 그러니 그냥 한번 해보자’ 하는 식으로요.

⑤항상 배움에 집중하라

이런 노력 끝에 마침내 성장 마인드셋을 가지려면 성장을 위한 목표도 계속 세워나가야 합니다. 집 안 눈에 잘 띄는 곳에 이런 질문을 써 붙여놓고 매일 아침 되새기면 도움이 됩니다. ‘오늘 내가 배우고 성장할 기회는 무엇인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나는 이 계획들을 실천할 것인가’ 이후 고정 마인드셋 페르소나와 대화를 나누며 계획을 실천합니다. 성공한 후에는 ‘이 성공을 유지하고 계속 성장하기 위해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묻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hello! Parents 읽기 가이드 

네 살 무렵 아이는 그림을 그리다가 조금만 실수를 해도 펜을 탁 던지며 울먹이곤 했습니다. “망했다”며 아예 그림 그리기를 포기하려 했어요. 대체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고민이 많았는데요. 이 책을 읽으며 당시 경험이 떠올랐습니다. 그동안 아이에게 무심코 했던 칭찬과 위로, 대화를 되돌아보기도 했고요.

저자는 다양한 사례와 연구 결과를 들어 실패나 실수를 배움의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성장 마인드셋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합니다. 아이뿐 아니라, 양육자의 인생을 바꾸는 데도 유익한 조언이 많습니다. 자녀가 평생 배우는 사람으로 자라길 바란다면, 자녀와 함께 성장하기를 원한다면, 이 책을 꼭 읽어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박정민 객원기자 Seedyiti@gmail.com,
이송원 기자 lee.songwon@joongang.co.kr,
이가영 디자이너 lee.gay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