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전 수준 인기 유지중
SAT작문 폐지, ACT는 존속
대입사정 기준으로 아직 유효
대학 입학 표준시험으로 굳건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던 SAT와 ACT는 팬데믹을 겪으면서 예전 만큼의 위상을 지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UC를 비롯한 대규모 재학생을 갖고 있는 대학들이 사정 과정에서 이 두 시험을 배제하기에 이르렀다. SAT와 ACT시험의 최근 현황을 알아보자.
전통적인 대학 표준시험인 ACT와 SAT의 목표는 같다. 대입 지원자들의 대학 준비 상태를 측정하는 것이다. 두 시험은 고교 재학 중에만 볼 수 있는 시험으로 여러 차례 응시가 가능하는 등 문호가 열려 있는 시험이다. 하지만 두 시험이 마치 대학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인식되고 시험 응시료는 물론, 준비과정에서 저소득층에게 불리하다는 정치적 혹은 사회적인 인식 변화로 퇴출 수순을 밟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러한 퇴출 상황은 학생을 뽑는 입장에서는 지극히 어려운 문제가 된다.
미국내 2만2000개에 달하는 고교의 졸업생의 실제 학력을 파악하고 있는 큰 대학에게는 큰 문제가 아니지만 소수만을 뽑는 작은 대학의 경우 사정 기준이 완벽하지 않은 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심지 인구 밀집 지역의 고교 지원자의 GPA 4.0과 교외지역의 GPA 4.0을 같은 잣대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현실적인 문제다. 그래서 두 시험은 한동안 존치될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UC의 경우, 현재로서는 신입생 입학 사정 과정에서 두 시험은 완전히 배제된 것으로 보기도 한다.
▶최근 응시 현황
팬데믹으로 인해서 시험장에 많은 수험생이 모이지 못하고 시험장도 폐쇄되는 등 두 시험의 정상적인 진행이 어려워졌다. 이로 인해 일선 대학에서는 사정 과정에서 두 시험을 선택으로 전환할 수 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두 시험으로 학생들의 학력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다는 대학들이 대규모로 사정에서 배제하기에 이르렀다. 대입 지원자 입장에서도 당장 고교에 들어서면 두 시험 중 어떤 시험을 치러야 할 지 고민하게 된다. 아예 두 시험을 선택하지 않는 경우가 아니라면 누구나 고민할 수 밖에 없다.
두 시험은 팬데믹으로 많은 대학이 시험성적을 선택하거나 배제하는 것으로 전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SAT를 주관하고 있는 칼리지보드 데이터에 따르면 2022년에 170만 명의 고교생이 SAT를 한 번 이상 치렀다. 또한 2022년에 거의 135만 명의 학생이 ACT를 치렀다.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훨씬 낮지만 ACT 데이터에 따르면 이는 전년 대비 5만5000명의 학생이 증가한 것이다. 얼마나 많은 학생이 두 시험을 모두 치렀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이 일반적이라고 평가한다.
▶두 시험중 택일 여부
팬데믹으로 인해 두 시험의 응시생이 크게 줄어 든 것은 사실이고 또한 격차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원래 선두였던 SAT를 ACT가 추격하는 상황이었는데 팬데믹으로 인해 SAT 우위가 유지되고 있다.
두 시험의 목적은 대학 입학생의 준비 상태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지만 내용과 채점 뿐만 아니라 구조와 시기도 다양하다. 하지만 두 시험 모두 학생의 비판적 사고와 분석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를 보여준다.
교육 전문가들은 지원하는 대학이 두 시험 성적을 선택사항으로 하고 있더라도 자신의 성적이 중위 성적 50%에 포함된다면 시험 성적을 제출하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것보다 낫다는 것이다. 중위 성적 50%라는 의미는 예를 들어 자신의 성적이 하위 25%보다 높고 상위 25%보다 낮은 중간부분 50%를 의미한다.
전문가들도 알려진 바와 달리 두 시험을 선택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조언한다. SAT보다 ACT가 쉽다는 것은 틀린 생각이다. 물론 그 반대도 잘못된 생각이다. 왜냐하면 두 시험의 접근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종종 그렇게 오해하기 쉽다.
전통적으로 SAT는 오랫동안 적성 검사, 혹은 IQ검사로까지 여겨져 왔고 ACT는 학생들의 고교 커리큘럼에 대한 이해도를 테스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최근 SAT에 대한 출제 경향 변화로 인해 이러한 구분이 줄어 들었다는 평가다. 하지만 아직도 ACT는 커리큘럼 기반 평가에 더 가깝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일부 학생은 두 가지 시험을 모두 치르지만 전문가들은 그럴 필요는 없다고 본다. 더군다나 시험간의 차이를 겨냥해 두 시험 모두를 준비하는 것도 문제라고 조언한다. 각각은 서로 다른 전략이 필요하며 두 시험 사이를 오가는 것은 시간 낭비이고 차라리 한 우물만 파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그러면 택일을 어떻게 해야 하나. 다행스러운 것은 모의시험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학생들의 선택을 돕기 위해서 두 시험은 실제 시험과 유사한 모의시험을 제공하고 있다. 칼리지보드나 ACT사는 모의시험을 보고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시험으로 선택하기를 바라고 있다. 전문가들은 두 시험의 모의시험을 모두 선택하고 어떤 것이 더 나은 점수를 받는지 알아보라고 조언한다. 두 시험은 과목도 다르고 접근 방법도 다르기 때문이다.
ACT에는 과학 섹션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과학과 수학에서 뛰어난 학생이 해당 시험을 선호한다. 그러나 과학 섹션은 독해와 데이터 해석의 조합이라서 SAT의 다른 섹션에도 유사한 질문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두 시험이 차이는 나지만 완전히 다른 시험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물론, 두 시험의 과학 부분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읽기 수준이 여전히 높아야 한다. 그래서 개인적인 차이를 파악하기 위해서 모의시험이 필요한 것이다.
▶ACT 작문 응시 여부
칼리지보드는 2021년 초 SAT의 선택 에세이를 종료했다. 하지만 현재 ACT는 응시자에게 25달러를 추가로 받고 시험과 함께 40분짜리 작문 시험을 볼 수 있다.
ACT의 선택적 작문을 치러야 하는지 여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린다. 봐야 한다는 측은 어디에서나 필요할 경우를 대비해 성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대학이 대입지원서의 일부로 에세이를 요구하지 않지만 어딘가에 에세이가 필요하다면 최소한 백업으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불필요하다는 측은 생각이 완전히 다르다. 물론 지원하려는 학교에 확인하고 선호하는 학교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대학에서 선호하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영어 성적이 자신의 작문 능력에 잘 반영돼 있다고 생각한다면 굳이 25달러와 시험 시간 45분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선택적 에세이를 선택한 ACT 응시자의 수가 줄어들고 있다. ACT사에 따르면 2022년에는 33만3000명이 조금 넘는 학생이 작문 시험을 치렀는데 이는 2020년 치른 68만명에 비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SAT 대 ACT 점수 변환
SAT와 ACT 점수를 비교하는 데 관심이 있는 학생들을 위해 칼리지보드와 ACT주관사에서는 종합 점수가 누적되는 방식을 보여주는 변환 차트를 제공한다. SAT의 경우 총점 범위는 400에서 1600이고 ACT의 경우 종합 점수는 1에서 36까지다. 이러한 범위에는 별도로 채점되는 선택적 ACT 작문 시험이 포함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준비 과정과 접근 방법의 상이점 때문에 완벽하게 변환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확하지는 않지만 근사치로 비교 평가의 기준으로서는 손색이 없다.
장병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