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중앙일보]
업스테이트 뉴욕에서 퀸즈까지
왕복 6시간 걸려 학원 등원하기도
“의무화로 한인 학생 유리해질 것”
#. 업스테이트 뉴욕에 거주하는 학생 A군은 여름방학 동안 주중에는 롱아일랜드 조부모님 댁에서 지내고 있다. 최근 아이비리그 대학들을 중심으로 SAT·ACT 등 대학입학표준시험 점수 제출 의무화 정책이 재도입되며, SAT 대비를 위해 퀸즈 플러싱에 있는 학원에 매일 출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주 월요일부터 목요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학원에서 공부하는 자녀를 위해 A씨의 부모님은 매주 왕복 6시간 운전까지 감행하는 상황이다.
최근 명문 사립대들이 잇따라 SAT 점수 제출 의무화 정책을 부활시키며 많은 학생들이 방학을 반납하고 퀸즈의 입시 학원에서 여름을 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퀸즈 플러싱 C학원 김 모 원장은 “여름방학 약 두 달 동안 진행되는 SAT·ACT 여름 캠프의 경우 자리가 부족해 문의 오는 학생들을 다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고, 베이사이드 M학원의 김 모 원장도 “맨해튼에서 롱아일랜드레일로드(LIRR) 열차를 타고 매일 등원하는 학생들도 있다”며 뜨거워진 교육 열기를 입증했다.
수년 동안 대학 입시를 최전선에서 지켜본 학원장들은 “SAT 점수 제출 의무화 복귀는 꼭 필요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C학원 김 원장은 “SAT·ACT 외에는 학생들의 기본기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각 고등학교마다 커리큘럼도, 내신 점수 산정 방식도 다르기 때문에 학생들의 실력을 표준화할 방법은 표준시험뿐이라는 것이다.
SAT 점수 제출이 의무화되며 한인 학생들은 명문대 입학에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M학원 김 원장은 “팬데믹 때 점수 제출이 선택 사항으로 바뀌며 한인 학생들의 아이비리그 입학 비율이 20% 정도 줄었다”며 “한인 학생들은 주로 시험에 강하고, 타민족 학생들에 비해 정보가 부족해 과외 활동이 부실한 편이다. 그래서 SAT 점수 제출이 선택 사항이 되며 입시에 불리해졌다”고 전했다. 이제 다시 표준시험 점수 제출이 의무화되며 상대적으로 SAT 점수가 높은 한인 학생들이 유리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새로워진 SAT·ACT 시험 방식에 따른 새로운 전략도 필요하다. C학원 김 원장은 “SAT 시험이 디지털 방식으로 바뀌고, 두 시험 모두 응시 시간이 줄어듦에 따라 더 빠른 문제해결능력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문제는 소셜미디어의 영향으로 요즘 학생들의 문해력, 즉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이전보다 떨어진다는 점이다. M학원 김 원장은 “책이든 기사든 많은 글을 읽고, 빠른 시간 내에 글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윤지혜 기자 yoon.jihye@koreadailyn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