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M: AI와 DATA SCIENCE] 자율 주행 등 미래 설계하는 ‘핵심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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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통계, 프로그래밍 등으로 기초 쌓고
데이터 처리·시각화, 특정 분야 지식 필요
수학적·기술적 난이도 높지만 고연봉 가능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동력으로 평가 받는 인공지능(AI)과 데이터 사이언스(Data Science)는 스템(STEM) 전공 중 가장 주목 받는 분야다. 기술 발전과 산업 혁신을 이끄는 동시에, 사회 전반에 걸쳐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AI와 데이터 사이언스는 단순한 기술적 도구를 넘어, 인간의 삶을 개선하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강력한 수단으로 평가된다. AI와 데이터 사이언스의 개념, 특징, 기회와 도전에 대해 알아본다.  

2010년 쯤부터 빅데이터가 붐을 이루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쏟아져도 처리할 방법을 몰랐다. 상당량의 데이터는 그냥 쓰레기통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컴퓨터의 처리 용량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이에 알맞은 처리 수학 모델이 나타났고 데이터 사이언스라는 분야가 시작됐다. 여기에 대량 데이터를 이용한 LLM으로 대표되는 AI모델이 나타나면서 큰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대표적인 주립대학인 UC버클리의 경우, 2017년까지는 응용수학과의 한 분야로 데이터 사이언스를 다루다가 2018년부터 전공을 정하는 3학년을 시작으로 데이터 사이언스 학과를 만들었다. 당시 데이터 사이언스 전공 졸업생은 첫 해임에도100명에 달했다. 2024년에는 600명이 졸업했다. 급기야 UC버클리는 2024년 가을학기부터 데이터 사이언스와 컴퓨터 사이언스, 통계학과를 합쳐서 College of Computing, Data Science, and Society(CDSS)라는 새로운 단과대학을 만들었다.  

이렇듯 AI와 데이터 사이언스는 앞으로 자율 주행, 스마트 헬스 케어, 기후 변화 대응 등 미래를 설계하는 핵심 기술로 자리 잡았다. 단순한 직업인이 아니라, 기술과 윤리를 조화시켜 세상을 바꾸는 주역이 될 것이다.

◆AI와 데이터 사이언스

AI는 컴퓨터 시스템이 인간의 지능을 모방하는 방식으로 학습, 추론, 문제 해결, 의사 결정을 수행하도록 만드는 학문이다. 머신 러닝(ML), 딥러닝(DL), 자연어 처리(NLP), 컴퓨터 비전 등 다양한 하위 분야를 포괄하며, 자율 주행차, 음성 인식, 의료 진단 등 실생활에서 점점 더 많은 영역에 적용되고 있다.

데이터 사이언스는 대량의 데이터를 수집, 분석, 해석하여 유의미한 통찰을 도출하는 학문이다. 통계학, 컴퓨터 사이언스, 도메인 지식을 결합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측 모델을 만들거나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한다. 예를 들어, 기업은 데이터 사이언스를 활용해 소비자 행동을 예측하고, 의료 분야에서는 환자 데이터를 분석해 질병 예방 전략을 세운다.

AI와 데이터 사이언스는 상호보완적이다. AI는 데이터 사이언스에서 생성된 데이터를 학습 자원으로 활용하며, 데이터 사이언스는 AI 모델의 성능을 최적화하는 데 기여한다. 두 분야는 기술적 기반과 응용 가능성 면에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주요 교과 과정

AI와 데이터 사이언스는 스템 전공 중에서도 높은 수요와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다. 전공을 선택하는 학생들은 컴퓨터 사이언스, 수학, 통계학, 프로그래밍과 같은 핵심 역량을 학습한다. 주요 교과 과정은 다음과 같다.

▶프로그래밍: 파이썬(Python), R, SQL 등은 데이터 처리와 모델 개발에 필수적이다. 특히 파이썬은 AI와 데이터 사이언스 분야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언어로, TensorFlow, Pandas, Scikit-learn 같은 라이브러리를 제공한다.

▶수학 및 통계: 선형 대수, 확률론, 통계학은 데이터 분석과 머신 러닝 알고리즘의 기초를 이룬다. 예를 들어, 딥러닝 모델은 행렬 연산과 최적화 이론에 크게 의존한다.

▶데이터 처리 및 시각화: 대규모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시각화하는 기술은 데이터 사이언스의 핵심이다. Tableau, Power BI 같은 도구나 Matplotlib, Seaborn 같은 라이브러리가 활용된다.

▶도메인 특화 지식: 데이터 사이언스는 금융,의료,마케팅 등 특정 산업에 대한 이해를 통해 데이터를 더 효과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현장 지식이 매우 중요하다.

미국 대학에서는 AI와 데이터 과학 관련 학과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AI 전공 또는 데이터 사이언스 전공을 신설하거나 기존 컴퓨터 공학 커리큘럼을 강화하고 있다. 스탠퍼드, MIT, 카네기멜론 등 명문대가 선도적인 교육을 제공한다. 또한, Coursera, edX 같은 온라인 강의 플랫폼을 통해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관련 강의를 들을 수 있어 전공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있다.

◆졸업 후 수요와 기회

AI와 데이터 사이언스 전공자는 다양한 산업에서 높은 수요를 누린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에 따르면, 2030년까지 AI 관련 직업 수요는 연평균 20%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주요 IT 기업이 AI와 데이터 과학 인재를 적극 채용하고 있다. 주요 직무는 다음과 같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Data Scientist): 데이터를 분석해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도출하고, 예측 모델을 설계한다. 연봉은 경력에 따라 6만 달러 이상에서 시작한다. 노동통계국 자료에는 평균 연봉이 10만3500달러다.

▶머신러닝 엔지니어: AI 모델을 설계, 개발, 배포한다. 딥러닝 프레임워크에 대한 깊은 이해가 요구된다.

▶AI 연구원: 새로운 알고리즘을 개발하거나 기존 모델을 개선한다. 주로 대학원 이상의 학력을 요구한다.

▶데이터 엔지니어: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대규모 데이터를 관리한다.

AI와 데이터 사이언스는 산업 간 경계를 허물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사기 탐지와 리스크 관리에 AI를 활용하며, 의료 분야에서는 AI 기반 진단 도구가 각광 받는다. 전자상거래 기업은 추천 시스템을 통해 매출을 극대화하고, 공공 부문에서는 데이터 기반 정책 결정을 위해 전문가를 채용한다.

◆전공자가 알아야 할 도전 과제

AI와 데이터 사이언스 전공은 높은 연봉을 약속하지만, 어려움도 만만치 않다.  

첫째, 기술의 빠른 변화로 인해  지속적인 학습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트랜스포머(Transformer) 모델이 2017년 등장한 이후 NLP 분야를 완전히 뒤바꾼 것처럼, 새로운 알고리즘이나 프레임워크가 매년 등장한다. 전문가는 최신 논문, NeurIPS, ICML 컨퍼런스,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통해 트렌드를 따라가야 한다. 이를 위해 GitHub, ArXiv 같은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둘째, 수학적.기술적 난이도는 초기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다. 선형 대수, 미적분, 확률론은 머신러닝 모델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경사 하강법(Gradient Descent) 같은 최적화 기법은 딥러닝의 핵심이지만, 이를 이해하려면 다변수 미적분과 행렬 연산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초보자는 이러한 기초를 다지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셋째, 윤리적 문제는 점점 더 중요한 도전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AI 모델은 학습 데이터에 포함된 편향을 반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018년 아마존은 성별 편향이 있는 채용 AI 시스템을 폐기한 바 있다. 데이터 프라이버시도 심각한 문제다. 2023년 기준, GDPR(유럽 일반 데이터 보호 규정)과 같은 규제는 데이터 사용에 엄격한 제한을 두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막대한 벌금이 부과된다. 전문가는 기술 개발뿐 아니라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준수해야 한다.

◆전공생의 취업 준비

이 분야를 전공하려는 학생에게는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1.고교생 준비: AP Computer Science, AP Statistics, AP Calculus를 수강한다.

2.기초 학문 강화: 학부 1~2학년 때 선형 대수, 확률론, 통계학, 프로그래밍(Python, SQL)을 집중적으로 학습한다.  예를 들어, 파이썬 라이브러리 Pandas를 이용한 데이터 전처리나 NumPy를 활용한 행렬 연산은 실무에서 자주 사용한다.

3.실전 프로젝트 경험: Kaggle에서 데이터 분석 경진대회에 참여하거나, GitHub에서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기여한다. 예를 들어, Kaggle의 타이타닉 데이터셋을 활용해 생존 예측 모델을 만들어보면 실무 감각을 익힐 수 있다.

4.인턴십과 네트워킹: 여름 인턴십이나 AI 관련 학회에서 전공자들과 교류하는 것이 좋다. 구글 리서치 같은 기업의 인턴십은 실무 경험과 네트워크를 동시에 제공한다.

5.윤리 교육: AI 윤리 관련 강의, 예를 들어  Coursera의 AI Ethics이나 세미나를 통해 편향, 프라이버시, 책임 문제를 학습한다. 이는 기술적 역량만큼 중요한 역량으로 평가 받는다.

6.포트폴리오 구축: 실제 데이터를 활용한 프로젝트 즉, 추천 시스템, 이미지 분류 모델을 GitHub에 업로드하고, 결과를 시각화해 발표 자료로 정리한다. 취업 시 강력한 경쟁력이 된다.

◆미래 전망과 사회적 영향

AI와 데이터 사이언스는 앞으로도 스템 분야의 선두주자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자율 주행차는 2030년까지 글로벌 시장 규모가 1조 달러에 달할 전망이며, 스마트 헬스케어는 AI 기반 질병 예측과 개인화된 치료로 의료 혁신을 이끌고 있다. 예를 들어, DeepMind의 AlphaFold는 단백질 구조 예측 문제를 해결해 생명과학 분야에 큰 영향을 미쳤다. 스마트 시티는 교통, 에너지, 환경 데이터를 분석해 도시 효율성을 높이고 있으며, 한국의 송도 스마트 시티는 대표적인 사례다.

AI와 데이터 사이언스는 글로벌 문제 해결에도 기여한다. 기후 변화 대응에서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탄소 배출을 예측하고 최적화된 에너지 사용 전략을 제안한다. 예를 들어, 구글은 AI를 활용해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성을 40% 개선했다. 교육 분야에서는 칸아카데미의 AI 기반 학습 추천 같은 개인화된 학습 플랫폼이 학습 성과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발전에는 위협적인 요소가 있다. 첫째, AI때문에 야기되는 일자리 자동화는 중대한 도전이다. 옥스퍼드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2035년까지 전 세계 일자리의 47%가 자동화로 대체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제조업, 물류, 고객 서비스 같은 분야가 영향을 받는다. 둘째, AI 오작동 위험도 문제다. 2023년 테슬라 자율 주행차의 오작동 사례는 AI 시스템의 신뢰성 문제를 드러냈다. 셋째, 데이터 오용은 또 다른 위험이다. 2018년 페이스북의 캠브리지 애널리틱스 스캔들은 데이터 프라이버시 침해가 사회적 신뢰를 얼마나 무너뜨릴 수 있는지 보여줬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기술 개발과 함께 윤리적, 법적 프레임워크를 강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AI 개발자는 편향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데이터셋을 사용하고, 투명한 알고리즘 설계를 지향해야 한다. 

장병희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