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중·고·칼리지 과정 마친 장시원 군
공부·휴식 균형 중요
컴퓨터 전문가가 목표
13세 여동생도 칼리지

샌디에이고에 거주하는 16세 한인 소년이 UC 버클리 3학년에 편입하게 돼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미라코스타 커뮤니티 칼리지에 재학 중인 장시원 군으로 올 가을학기 UC버클리 편입이 결정됐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초등학교 학생이었던 장 군은 팬데믹으로 인해 학교가 잠정 폐쇄되자 본격적인 홈스쿨링을 시작했다.
이후 장 군은 부모님의 지도와 온라인 고등학교 프로그램인 ‘캘프렙(CAL Prep)’ 과정을 거치며 놀라운 학업 성취를 거듭했다. 2020년 3월부터 2022년 5월까지 2년3개월 만에 중.고교 과정을 모두 마친 장 군은 2022년 5월 고교 학력인정시험(CHSPE)을 통과하고 곧바로 미라코스타 커뮤니티 칼리지에 진학했다.
2년여의 칼리지 과정 역시 우수한 성적으로 마친 장 군은 지난해 모든 UC 계열 대학에 편입을 지원해 모두 합격했고 그중 미국 최고의 공립대학인 UC버클리를 선택해 올가을 응용수학과에 진학하기로 했다.
이런 대단한 성과를 낸 것은 장 군뿐만이 아니다. 장 군의 영향을 받아 일찌감치 홈스쿨링을 시작한 여동생 장소희 양(13세)도 지난해 미라코스타 커뮤니티 칼리지에 진학, 수강한 37학점 모두 ‘A’를 받으며 대학 1년 과정을 우수한 성적으로 마쳤다. 장 양은 수학과 컴퓨터에 관심이 높은 오빠와 달리 고전문학과 연극에 매료돼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부전공으로 연극을 공부하겠다는 뚜렷한 목표를 밝혔다.
어머니 장사라 씨는 남매의 학업 성취 비결로 미국과 한국에서 교육사업을 펼치고 있는 가족의 영향을 꼽았다. 이로 인해 남매는 어려서부터 다양한 연령의 대학생들과 공동생활을 하며 주중에는 학업에 몰두하고 주말엔 휴식과 여가를 즐기는 균형 잡힌 시간 관리 방식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외 정해진 학업 분량을 소화하면 그만큼 자유 시간을 보장하는 부모의 신뢰와 방학마다 전 세계를 여행하며 견문을 넓힌 것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장 군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미래에 컴퓨터 공학자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인공지능, 머신 러닝, 블록체인, 사이버보안, 클라우드 컴퓨팅 같은 최신 기술을 공부하며 트렌드를 파악하고 시대에 맞는 역량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동생 소희 양은 심리학자가 되겠다는 희망을 전했다. 예술적 감수성과 활발한 성격을 바탕으로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싶다는 뜻이다.
급변하는 시대에 정형화된 길을 따르기보다 자신의 속도와 방식으로 삶을 설계하고 있는 장 남매의 성장기는 지역사회에도 많은 의미를 주고 있다.
박세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