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중앙일보>
영유아 자녀 1년 보육비 약 2만 달러
보육 시설·인력 부족, ‘3-K 포 올’ 축소 탓
뉴욕시가 3세 아동을 위한 무상 보육프로그램을 축소하며 학부모들의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뉴욕시 가정 80% 이상이 보육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26일 싱크탱크 ‘파이브보로(5BORO)’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뉴욕시에서 자녀를 양육하는 80% 이상의 가정이 소득의 감당할 수 없는 부분을 보육에 지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감당하기 어려운 보육비로 젊은층 부부와 흑인 가족이 뉴욕시를 떠나고 있으며, 뉴욕시 경제개발공사(EDC) 추산에 따르면 2022년 육아를 위해 직장을 그만둔 부모들로 인해 뉴욕시가 입은 경제적 손실은 230억 달러에 달한다.
2022년 뉴욕주가 뉴욕시 보육 서비스 제공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영유아 자녀의 센터 보육비 1년 평균치는 약 2만 달러였고, 고품질 센터 보육비는 연간 2만8000달러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육비가 총 가구 소득의 7% 이하를 차지하도록 권장하는 ‘연방 경제성 기준(federal standard for affordability)’을 충족시키려면 뉴욕시의 한 가정은 연간 30만 달러 이상을 벌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보육 시설 부족’을 높은 보육비의 첫 번째 원인으로 꼽았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주 전역에서 3500개 넘는 보육 프로그램이 폐지됐다. 대부분 보육 서비스 제공업체가 여성과 유색인종에 의해 적은 마진으로 운영되는 등 프로그램을 운영하기에 충분한 수익을 창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수요를 충족시킬 만큼 보육 프로그램이 충분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특히 저렴한 보육 프로그램 공급이 감소하고 있다. 빌 드블라지오 전 뉴욕시장은 3세 아동을 위한 무상 보육 프로그램 ‘3-K 포 올(for all)’을 대표 공약으로 내걸고 시행했지만, 에릭 아담스 시장은 취임 후 팬데믹 연방정부 자금이 고갈되자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예산을 삭감했다. 아담스 행정부는 일부 지역의 프로그램에 미충원된 좌석 수가 많다는 점과, 뉴욕시의 심각한 재정난을 예산 삭감의 이유로 꼽았다. 또 최근 몇 달 동안 망명신청자 지원 비용으로 인해 뉴욕시 유치원 예산이 약 1억7000만 달러 삭감되기도 했다.
보육 인력 부족도 문제다. 보고서는 팬데믹 기간 차일드케어 센터 직원 수가 20% 감소했으며, 센터에서 일하는 직원 4명 중 1명이 빈곤 문제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뉴욕시의 보육 인프라 강화 ▶취약계층 가정 대상 보육 서비스 연결 확대 ▶무료 및 저렴한 보육 프로그램에 대한 접근성 확대 ▶보육 서비스 제공업체 사업 지원 ▶보육 직원 임금 인상 등을 통한 인력 강화 등을 내놨다.
윤지혜 기자